여행과 커피는 뗄 수 없는 관계다. 홋카이도 삿포로에서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도심 카페부터 나카지마공원의 자연을 품은 작은 스탠드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커피 한 잔을 완성한다. 직접 고른 원두를 천천히 내려주는 드립커피와 삿포로만의 공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4곳의 카페를 찾았다.
책과 예술, 커피가 만나는 곳
모리히코. 예술극장점
삿포로를 대표하는 로컬 커피 브랜드 모리히코(MORIHICO)를 도심에서 편리하게 만나는 방법이다. 모리히코. 예술극장점(MORIHICO 藝術劇場)은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열리는 삿포로 문화예술극장을 품은 삿포로 시민교류플라자 1층에 자리한다. 오도리역 31번 출구와 바로 연결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편하게 찾아갈 수 있다.
이곳의 특별함은 카페와 삿포로 도서·정보관이 하나의 공간처럼 이어진다는 데 있다. 도서관의 책을 카페로 가져와 읽을 수 있고, 반대로 커피를 들고 일부 도서 공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 현대적인 샹들리에와 앤티크 가구, 말린 꽃과 오래된 문을 재활용한 테이블이 극장 특유의 예술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모리히코에서 직접 볶은 원두를 한 잔씩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며, 브랜드의 과자 공방에서 만든 디저트와 가벼운 식사도 곁들일 수 있다. 추천 메뉴는 시즌 원두, 큐브 모양의 후르츠산도(과일 샌드위치)이며, 여행 중 커피에 집중하고 싶은 오후에 잘 어울린다.
삿포로에서만 만나는 원두
사루타히코 커피 D-LIFEPLACE 삿포로점
도쿄 에비스에서 시작한 사루타히코 커피(猿田彦珈琲)의 홋카이도 1호점이다. D-LIFEPLACE 삿포로 지하 1층에 자리하며 JR 삿포로역에서 걸어서 약 4분, 지하철 삿포로역과 삿포로역 앞 지하보행공간 ‘치카호’를 통해 바로 이어진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방문할 수 있고, 평일에는 오전 7시부터 문을 열어 여행을 시작하는 모닝커피 장소로도 제격이다. 매장에서는 시즌 원두를 비롯해 미디엄 다크 로스트, 다크 로스트 원두 등을 활용해 밀크(라테 종류), 블랙(푸어오버, 오늘의 커피) 두 카테고리에서 커피 음료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기타(커피 플로트, 티 라테 등) 메뉴와 커피와 함께할 수 있는 모닝 세트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매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커피는 삿포로점 한정 ‘삿포로 블렌드’다. 홋카이도의 넓은 자연과 천천히 변하는 계절을 표현한 원두로,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부드럽고 농밀한 단맛과 라벤더 같은 향이 특징이다.
온도가 내려가면서 드라이프루트와 비슷한 풍미가 나타나므로 급하게 마시기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즐겨보자. 매장에서 드립백을 판매해 삿포로 여행 선물로 챙기기 좋다. 참고로 삿포로에서 비교적 긴 영업시간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활용도가 높다.
나카지마공원과 캘리포니아 감성이 교차하는 지점
스무치 커피 스탠드
나카지마공원과 그 인근을 산책한다면 스무치 커피 스탠드(Smooch Coffee Stand)를 기억하자. 이곳은 1970년대 히피 스타일의 캘리포니아 테마 커피숍으로, 주인장이 미국 서부 해안에서 살았던 시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랑스럽게 키스하고 껴안다’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지향하며, 나카지마공원 인근에 카페를 두고,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공원 안에서 커피 트레일러도 운영한다. 매장 안에는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이 놓여 있고, 큰 창 너머로 공원의 계절이 펼쳐진다.
삿포로 조잔케이에 있는 제네럴 커피(Zeneral Coffee Store)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원두를 사용한 핸드드립 커피와 카페라테, 큼직한 아메리칸 쿠키가 대표 메뉴다. 빈티지한 공간에서 향긋한 커피로 아침을 여는 것도 여행의 묘미이고, 힙한 차림의 바리스타가 느긋하게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본 특유의 진한 강배전 커피를 홀짝이며 창밖으로 공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삿포로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기분. 3~4일 정도 삿포로에 머문다면, 하루는 이곳에서 아침을 시작해보길 권한다.
나에게 맞는 원두를 찾아서
레인 커피 스탠드 모유크점
다누키코지와 오도리, 스스키노를 오가는 길에 만난 카페, 레인 커피 스탠드(Rain coffee stand). 복합쇼핑몰 모유크 삿포로(moyuk SAPPORO) 1층에 자리한 작은 커피 스탠드로, 원두가 어느 지역과 농장에서 왔는지 추적할 수 있는 트레이서빌리티를 중요하게 여긴다. 엄선한 스페셜티 원두를 다시 선별한 뒤 로스터가 원두의 향을 살려 세심하게 볶는다.
커피 취향을 정확히 몰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직원이 평소 좋아하는 향과 산미, 쓴맛의 정도를 묻고 그에 맞는 원두를 추천하는 무료 ‘커피 카운슬링’을 제공한다. 모유크점 한정 프리미엄 블렌드는 핸드드립으로 천천히 추출하며, 원두의 특징이 담긴 커피 카드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홋카이도산 재료로 만든 스콘과 파운드케이크 등 촉촉한 구움과자를 곁들이면 한층 풍성하다. 좌석보다는 테이크아웃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므로 쇼핑이나 다누키코지 산책 중 잠시 들르기에 좋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