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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스템 "특별한 유리 한 장으로 여는 안전한 자율주행 시대"

2026.09.18. 18:00:10
조회 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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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시스템 COO 이강용 이사 / 출처=IT동아
마이크로시스템 COO 이강용 이사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영우 기자] 자율주행차의 카메라는 비가 오면 시야를 잃는다. 바다를 항해하는 무인수상정(USV) 역시 마찬가지다. 파도와 해수, 염분이 인지센서에 들러붙는 순간 인식 오류가 발생하고, 이는 운항 신뢰성 저하와 임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문제를 와이퍼나 공기 분사 장치 없이, 유리 자체의 개선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마이크로시스템(대표 정상국)'은 반도체 공정으로 투명 전극과 절연막을 입힌 특수 유리에 전압을 가해, 표면에 맺힌 물방울을 스스로 감지하고 진동시켜 제거하는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 기술을 개발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다. 2017년 창립 멤버로 합류해 현재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강용 이사를 만나, 기술의 원리와 상용화 여정, 그리고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유리 개발 회사'라는 소개부터 생소하다. 마이크로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고, 이강용 이사는 어떤 계기로 이 회사에 합류하게 됐나

: 말 그대로 우리는 유리를 개발하는 회사다. 겉보기엔 일반 유리와 다를 게 없지만, 반도체 공정으로 투명한 전극과 절연막을 입힌다는 점이 다르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구조라고 보면 된다. 이 투명 전극에 전압을 가하면 전기장이 발생하고, 유리 표면에 맺힌 물방울의 표면장력이 제어되면서 형상이 바뀐다. 적절한 전기 신호를 가하면 이 물방울을 진동시켜 표면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게 만들 수 있다. 별도의 장치 없이, 전기 신호만으로 오염물을 제거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 원리다.

적용 분야는 자율주행차 카메라부터 선박까지, 모빌리티 전반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용 센서 특수 유리 개발과 제조에 특화된 소부장 기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자가세정 유리는 대학원 시절 개발한 기술이다. 당시엔 사업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 새로운 물리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연구였는데, 이 논문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국제 저널에 실리면서 국내외 대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함께 연구하던 이들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기술의 미래 산업적 가치가 크다는 걸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2017년 11월 설립된 마이크로시스템의 창립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마이크로시스템 자가세정 유리의 작동 원리 / 출처=마이크로시스템
마이크로시스템 자가세정 유리의 작동 원리 / 출처=마이크로시스템

- 물방울을 진동시켜 스스로 씻어낸다는 원리는 앞서 들었다. 이는 기존 세정 장치와 비교했을 때 어떤 강점을 갖고 있나

: 겉보기엔 투명한 유리지만, 와이퍼나 공기를 쏘는 장치 같은 별도 세정 장치 없이 유리 자체만으로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개발 초기엔 '드롭프리 글라스(Drop Free Glass)'라는 이름을 썼는데, 해외 진출 과정에서 '떨어짐으로부터 자유로운(파손되지 않는) 유리'로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어 최근엔 '셀프-클리닝 글라스(Self-Cleaning Glass)'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최근 피지컬 AI 부문에서 각종 카메라와 센서가 널리 쓰이는데, 이 센서들은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다. 와이퍼 같은 기존 세정 장치는 오히려 센서보다 커서, 소형 센서용 유리 세척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이 바로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다.

우리처럼 유리 자체적으로 오염물을 제거하는 제품은 세계 최초일 것이다. 2023년 CES 최고혁신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시스템이 받은 CES 2023 최고혁신상 상패 / 출처=IT동아
마이크로시스템이 받은 CES 2023 최고혁신상 상패 / 출처=IT동아

- 자율주행차 센서용 유리로 시작했다고 들었다. 이 기술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나

: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차량 자율주행용 센서다. 선박 역시 자율운항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무인수상정(USV)에 다양한 센서가 탑재된다. 특히 무인수상정은 파도에 상시 노출되기 때문에 오염물 제거 솔루션의 필요성이 더욱 높다.

그 외에도 로봇을 비롯한 피지컬 AI 전반에서 이런 센서가 널리 쓰이는 만큼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건물 유리나 CCTV 등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크로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 자사 기술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 출처=마이크로시스템
마이크로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 자사 기술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 출처=마이크로시스템

- 좋은 기술이라도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통하기는 쉽지 않다.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는 지금까지 어떤 상용화 성과를 냈나

: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실 기업마다 비슷하다. 우리는 2023년, 이 유리를 AI CCTV에 먼저 적용해 제품을 출시했다. 자가세정 기능의 독창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신제품(NEP) 인증을 받았고, 제품의 신뢰성과 내구성, 품질도 함께 입증했다. 이후 전국 400여 개 기관에 납품하며 현장 신뢰성을 확보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고산지대에 위치한 한 기관의 안전관리용으로 CCTV가 설치된 사례다. 영하 40도의 혹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했다. 실험실에서 태어난 기술이 시장에서 진가를 인정받은 것이 뿌듯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올해부터 선박 분야의 한 유력 해외 방산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PoC(개념검증)를 거쳐 현재는 현장 적용 단계에 들어갔다.

- 기술력은 있어도 이를 시장에 알리고 파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상용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 우리는 연구소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보니 영업이나 마케팅 부문의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사업을 빠르게 키우거나 고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결국 회사와 기술에 애착을 지닌 구성원들이 직접 발로 뛰는 것이 해결책이었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영업 경험과 노하우를 쌓게 됐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프로그램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측의 지원 프로그램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기업의 필요와 편의에 맞춰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 점이 특히 좋았다. 보통 지원 프로그램은 과제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재료비·연구활동비·개발비 등 지원 항목을 다양하게 마련해 기업의 활동 특성에 맞게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해줬다. 이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런 지원사업을 뒷받침해주는 IBK기업은행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선정 과정이 쉽지 않았던 만큼, 선정된 것만으로도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이강용 이사 / 출처=IT동아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이강용 이사 / 출처=IT동아

- 학생 시절 논문에서 출발한 기술이 이제 해외 방산기업에도 납품될 만큼 성장했다. 마이크로시스템은 앞으로 이 기술을 어디까지 확장해나갈 계획인가

: 향후 계획은 선박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선박 분야는 제품 작동에 있어 가장 가혹한 환경이다. 이런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레퍼런스와 실적을 쌓으면,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차량과 피지컬 AI 전반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무엇보다 학생 시절 실험실에서 개발한 나의 자식 같은 기술이 이렇게 상용화되고 해외 진출까지 하게 된 것이 감개무량하다. 앞으로 더 큰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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