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이 무역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측에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유럽 수출을 자발적으로 제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브뤼셀 당국은 중국이 현재 3분의 1 이상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 점유율을 약 1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동의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무역 협상을 앞두고 이뤄졌으며, 양국 간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한 광범위한 대응의 일환이다.
이번 요청은 저가 중국산 차량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해 유럽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의 경영 압박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나왔다. 폭스바겐 그룹 감독위원회는 이달 초 미래 계획 2030을 승인하며 그룹 전체에서 약 5만 개의 추가 직위를 감축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이는 올해 발표된 5만 명의 감원 계획에 이은 조치로, 2030년까지 총 10만 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된다.
아울러 이번 요구는 EU가 6월에 중국을 향해 10월까지 대 유럽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마감일을 제시한 이후 이어진 행보다. 소식통에 따르면 브뤼셀 당국은 하이브리드차 외에도 화학제품을 포함한 주요 품목의 수출 자제와 함께 유럽산 제품의 구매 확대를 함께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EU 관계자는 중국이 자발적으로 수출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직접적인 규제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유럽의 탈산업화를 막고 관리된 무역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국정연설에서 대중국 무역 적자가 하루 1억 유로(약 11억 4천만 달러)에 달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하며 두 번째 중국 충격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EU와 중국은 지난 6월 시장 접근성 문제 논의를 위한 무역 및 투자 협의 포럼을 설립한 바 있다.
유럽연합은 앞서 2024년 10월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최고 45%의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 역시 유럽산 코냑, 육류, 유제품에 대한 맞불 관세를 부과했다. 반보조금 관세 도입 이후 중국산 순수전기차의 유럽 수입은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10%의 일반 관세만 적용받는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은 2024년 10월 3,800대에서 2026년 7월 5만 대 수준으로 10배 이상 폭증하며 평균 판매 가격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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