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가 서로 다른 장르와 시장을 겨냥한 신작들을 동시에 개발하며 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소녀 캐릭터와의 일상을 담은 ‘파레이돌리아’부터 조선 판타지를 내세운 ‘우치 더 웨이페어러’, 익숙한 IP를 방치형 RPG로 풀어낸 ‘던파 키우기’까지. 각기 다른 이용자층을 겨냥한 작품들을 준비하며, 기존 게임의 서비스와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함께 이어가는 다작 체제를 운영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개발 방향은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6’(이하 NDC)의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 대담에서 “의도적으로 추진했다기보단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장르,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임을 출시한 뒤에도 업데이트와 서비스에 개발 인력이 계속 필요하고, 같은 인력을 곧바로 다음 작품에 투입하기는 어려운 현 상황에서 기존 게임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면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존 게임의 성장세가 꺾인 뒤에야 후속작 준비에 나선다면 공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에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개발하여 이 공백을 줄이고, 한 작품의 성과에 따라 회사 전체의 매출이 좌우되는 부담을 나누려는 목적도 존재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개발 기간 단축과 콘텐츠 세분화를 위해 개별 게임의 세부 개발은 PD와 디렉터에게 맡기고,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마케팅과 플랫폼, 퍼블리셔 관련 문제를 풀어주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도 넥슨게임즈의 전략 중 하나다.
현재 개발 중인 ‘파레이돌리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파레이돌리아’는 넥슨게임즈가 ‘블루 아카이브’를 통해 경험을 쌓은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다.
특히, 팬층이 그 어느 장르보다 깊고 세밀한 서브컬처를 다루는 작품인 만큼, IO본부 산하의 RX스튜디오가 개발을 전담한 것은 물론, ‘블루 아카이브’의 한국 및 글로벌 서비스를 총괄했던 차민서 PD와 국내 서브컬처 팬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김용하 PD가 개발에 참여해 서브컬처 팬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중이다.
이러한 ‘파레이돌리아’의 개발 방향은 ‘도쿄게임쇼 2026’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음성 인식을 활용해 캐릭터의 이름을 부르거나 대화 선택지의 키워드를 직접 말하는 등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인 캐릭터 상호작용과 ‘라이브 턴 배틀’을 담은 시연 버전을 처음 공개하여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게임 속 주요 생활 공간인 ‘타소가레관’을 그대로 재현한 부스에는 시연 대기 시간이 150분까지 늘어나는 등 서브컬처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이용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서브컬처라는 특정 장르를 위한 스튜디오 설립과 성공적인 팬덤을 구축한 ‘블루 아카이브’의 주요 개발진을 투입하는 등 장르 세분화에 집중한 결과다.
‘우치 더 웨이페어러’는 PC·콘솔의 싱글 플레이 시장으로 개발 영역을 넓히는 작품이다. 로어볼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게임은 트리플A급 액션 어드벤처 장르로, 한국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바탕으로 도술을 부리는 주인공과 요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넥슨게임즈가 처음 시도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넥슨게임즈가 직접 문화재와 자연환경을 답사하는 한편,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와 협약을 맺고 국내 자연과 문화유산을 담은 사진·영상 자료를 개발에 활용하기로 했다. 조선이라는 배경을 게임의 볼거리와 액션으로 구현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방향이다.
‘던파 키우기’는 보다 가볍게 게임을 즐기려는 모바일 이용자층을 겨냥한다.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하면서, 캐릭터 수집과 모험단 육성을 중심으로 방치형 RPG의 성장 구조를 결합한 작품이다. 익숙한 IP를 다른 플레이 방식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신규 세계관을 구축하는 두 작품과도 차이가 있다.
여기에 넥슨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닌 네오플이 아닌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하는 ‘던파’라는 점에서 기존 팬에게는 익숙한 캐릭터를 새롭게 즐길 기회를, 던파 IP에 익숙하지 않거나 짧은 시간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에게는 부담을 낮춘 성장 경험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듯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작품들은 캐릭터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서브컬처’, 이야기와 액션에 몰입하는 ‘싱글 액션 어드벤처’, 짧은 접속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방치형 게임’ 등 장르와 타깃층이 모두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개발 계획을 실제 출시와 지속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일이다. ‘파레이돌리아’는 첫 시연을 통해 게임의 방향을 공개했고, ‘던파 키우기’는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치 더 웨이페어러’는 빠른 시간에 알파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과연 장르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넥슨게임즈의 전략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들 작품이 특정 작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넥슨게임즈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