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에 등장했던 7세대 벤츠 S-클래스의 부분 변경 모델이 우리나라에 공식 출시됐습니다. 벤츠 S-클래스 거의 8~9년마다 새로운 세대의 모델을 내놓으므로, 앞으로 3~4년 뒤에는 8세대 S-클래스가 나올 걸로 예상할 수 있고, 이번에 나온 모델은 부분 변경이긴 하지만, 8세대의 모델이 어떤 느낌일지를 보여주는 성격일 수도 있습니다.
대개의 차량 개발이 길게는 4~5년, 짧게는 3년 내외가 걸린다고 할 때, 2030년도 전후로 나올 8세대 S-클래스의 내∙외장 디자인작업은 현재로서는 이미 모두 결정돼 있을 시점이기에, 현재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에는 차세대 모델의 디자인 감각이 어느 정도 녹아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부분 변경 모델로 등장한 신형 S-클래스는 우선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가 기존 모델에 비해 20% 커지면서 형태가 아래쪽으로 더욱 확대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변경 전의 앞 모습에서는 전면 번호판이 라디에이터 그릴의 아래쪽에 있었지만,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외부 프레임 아래쪽과 번호판이 겹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릴 리브의 형태가 이전의 수평 크롬 리브와 그 안쪽에 검은색의 사각형 격자 형태로 구성돼 있던 것에서 새로운 그릴의 리브는 가로 크롬 리브가 한 개 더 늘어나면서 그 사이에는 크롬 재질의 벤츠 삼각별 형태의 가니시가 무수히 붙어 있는 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그야말로 벤츠의 아이덴티티를 세부 형태에도 나타낸 모습입니다.
게다가 라디에이터 그릴 전체의 테두리 프레임의 두께도 조금 더 두터워지면서 그 윤곽 형태로 띠 모양의 조명이 적용됐습니다. 벤츠의 상징인 삼각별 후드 마스코트에도 조명이 적용됐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에는 등화장치 규제로 인해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삼각별 형태는 LED 헤드램프의 점등 형태에도 적용돼 있습니다. 그래서 변경 전의 헤드램프에는 긴 사선형 주간주행등과 세 개의 작은 사각형 램프로 인상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변경 모델에서는 사선형 막대의 LED 주간주행등과 두 개의 삼각별 형태로 켜지면서 램프만 보아도 벤츠임을 알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차체 색과 상관없이 별도의 검은 색 가니시로서 하나로 묶은 디자인 처리로 마무리한 것이 눈에 띕니다. 이것은 작년에 등장한 10세대 E-클래스에서 선보였던 디자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테일 램프에도 삼각별 형태의 그래픽이 한 쪽에 세 개씩 모두 여섯 개가 적용돼 있습니다. 테일 램프의 삼각별 그래픽 역시 작년에 등장한 10세대 E-클래스 테일 램프에 적용된 위쪽이 잘린 이미지의 삼각별 그래픽으로, S-클래스에서는 세 개씩 적용한 것입니다.
전후면의 변화에 비해서 측면 뷰에서의 변화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만, 앞 펜더에 자율주행 기능을 위한 측면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변경된 S-클래스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운전석 클러스터는 변경 전과 같이 둥근 직사각형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별도로 설치된 형식이지만, 센터 패시아 디스플레이 패널과 조수석 크러시 패드의 디스플레이 패널까지 각각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모두 한 장의 구조물 속에 각각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합해 설치했습니다. 이 구성 역시 앞서 출시된 10 세대 E-클래스의 구성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인트루먼트 패널은 마치 전체가 유광 트림 패널의 이미지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경과 함께 알루미늄 재질의 수직의 슬럿 형태이던 좌우의 환기구는 조명 기능이 들어간 원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측면의 수직 슬럿 환기구와 앰비언트조명이 옆 유리창에 잔상이 비치면서 좌우 리어 뷰 미러 시야를 방해하기도 했는데, 새로운 둥근 형태 환기구는 이 현상을 개선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변경 전의 중앙에 위치한 4개의 장방형 환기구 역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변경 모델에서는 크러시 패드의 돌출된 처마 아래쪽을 따라 좌우로 넓게 설정했습니다. 변경 전의 4개의 환기구 역시 앞 유리에 반사돼 잔상을 만들던 현상을 없앤 걸로 보입니다.
뒷좌석 공간의 비중은 S-클래스 답게 절대적입니다. S580의 장축 모델에도 마이바흐 모델에 적용된 항공기의 1등석 좌석 수준의 다리 받침 기능이 적용됐습니다. 신형 모델의 등장과 함께 마이바흐 모델의 내/외장 디자인 역시 크게 바뀌었습니다.
오일 쇼크 시대 이후의 벤츠 디자인은 1980년대의 수석 디자이너 브루노 사코(Bruno Sacco)에 의한 W124와 같은 기하학적이고 기능적 조형의 걸작 탄생에 이어, 얼마 전까지 오랫동안 근무한 수석 디자이너 고든 바그너(Gordon Wagner)에 의한 곡선적 성향의 유체역학적 디자인으로 바뀌어 오늘의 S-클래스까지의 한 시대를 이어 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로 승진한 바스티안 바우디(Bastian Baudy)에 의한 또 다른 조형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부분 변경으로 등장한 새로운 S-클래스의 바탕은 기존의 7세대 모델이지만, 서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앞으로 3년 후에 나오게 될 8세대 S-클래스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변경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몇몇 부분은 그러한 변화의 암시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1886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의 제작 이후 140년간 이어진 벤츠의 변화에는 기술의 진화와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의 변화가 다른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 경향에까지 영향을 주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전동화와 모빌리티 기술은 지금까지의 전통적 자동차 기술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합니다. 그런 속에서 오늘 살펴본 부분 변경의 7세대 S-클래스의 디자인은 벤츠의 다음 방향을 암시해주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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