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와 머크가 개발한 암 백신은 mRNA를 다르게 사용했다. 외부 병원체의 항원을 기억시키는 예방 백신과 달리, 이 치료제는 환자의 몸에서 발생한 암세포에서 출발한다. 먼저 각 환자의 종양 조직을 분석해 암세포의 돌연변이에서 비롯된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찾아낸다. 이를 ‘신생항원’이라고 한다. mRNA 암 백신은 면역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신생항원을 결정해 이를 만드는 설계도를 mRNA에 담아낸 것이다. 백신을 투여하면 세포가 mRNA의 정보를 읽어 신생항원을 만든다. 면역세포인 T세포는 이 항원을 인식해 같은 항원을 가진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활성화된다. 이러한 학습 효과로 우리 몸이 자체적으로 암세포에 대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같은 설계도로 제작한 백신을 불특정 다수에게 접종하는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모더나와 머크의 암 백신은 환자마다 최대 34개 신생항원을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되었다. 환자마다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성공 소식에 모더나의 주가는 하루 만에 177% 폭등했고, 머크의 주가도 사상 최고가를 썼다. 다만 이번 결과는 중간 분석 단계로, 구체적인 위험 감소율과 세부 안전성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상용화를 위해 백신 생산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문제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두 회사는 이번 임상의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2027년)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폐암, 방광암 등 다른 암에 대한 임상도 확대 중이다. 감염병 예방에 활용된 mRNA 기술이 암 치료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까? 환자마다 다른 암세포의 특징에 기반한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널리 쓰이기까지는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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