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 본사. (BMW)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BMW가 관리직 조직 20% 축소와 전사적 인공지능(AI) 도입을 골자로 한 고강도 구조조정 전략을 전격 발표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과 수익성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BMW는 30일(현지시간) 개최한 '캐피털 마켓 데이 2026'에서 민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장기 수익성과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을 회복하기 위한 미래 전략 청사진을 공개했다. 최근 잇따른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직면한 가운데, 조직 슬림화와 차세대 기술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무 건전성 개선 위해 관리직 20% 감축
이번 쇄신안의 핵심은 조직 다이어트와 의사결정 간소화다. BMW는 내년 중반까지 본부 부서와 이에 배속된 관리직(Management) 직책의 20%를 감축하고 산하 조직 전반에도 이에 상응하는 슬림화를 단행한다.
지난 7월 노사협의회(Betriebsrat)와 합의한 인력 구조 조정 프로그램에 따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는 한편, 복잡한 사내 절차를 대대적으로 통폐합한다.
조직 쇄신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재무 건전성도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BMW는 2028년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EBIT 마진) 3~5%를 중간 목표로 달성한 뒤 2030년대 초까지 장기 목표치인 8~10% 수준으로 복귀시킬 계획이다. 해당 부문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최소 70억 유로(약 1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익성 없는 모델 단종…美 'X7 윗급'·유럽 '소형 EV' 투입
제품 포트폴리오도 수익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전면 재정렬된다. 시장성이 떨어지는 라인업은 과감히 정리된다.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등은 후속 모델 없이 단종 수순을 밟게 되며 전 차종의 복잡한 파생 트림 역시 단순화된다. 대신 최고급 럭셔리 라인업을 강화해 BMW와 롤스로이스 사이를 메울 'BMW 알피나(ALPINA)' 첫 모델을 내년에 출시한다.
주요 전략 시장별 맞춤형 공세도 가속한다. 수요가 급증하며 생산 한계에 다다른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 상황을 감안해 플래그십 SUV 'X7'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신규 SAV 모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유럽 시장에는 오는 2028년 대중적인 엔트리 세그먼트에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 기반의 순수전기차를 투입해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한다.
중국의 경우 현지 개발 비중을 늘려 2030년까지 현지 맞춤형 모델 비중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현지 생산 차량의 동남아 수출도 타진한다.
'SDV에서 AIDV로'…AI 전면 배치로 개발 기간 단축
개발과 생산 체계는 'AI 중심'으로 재편된다. 개발, 조달, 생산, 세일즈, 사후관리(AS) 등 전 가치사슬에 걸쳐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도입해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차량 충돌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Mistral AI)'과 협력해 전용 산업 특화 거대 모델(LIM)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넘어 상황에 맞춰 차량 전체가 상호작용하는 'AI 중심 자동차(AI-Defined Vehicle)'로의 도약도 선언했다. 자체 개발한 '공생 주행(BMW Symbiotic Drive)' 기술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중국(모멘타 협업)과 유럽·미국(퀄컴 협업)에서 차세대 레벨 2++ 자율주행 기능을 순차 배포할 예정이다.
밀란 네델리코비치(Milan Nedeljković) BMW AG 회장은 "BMW 그룹은 프리미엄 자동차 산업의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더욱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속에서 강력한 추진력과 기업가 정신, 쇄신을 통해 조직과 비용 구조를 훨씬 더 민첩하고 경쟁력 있게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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