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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왜 아틀라스의 새끼손가락을 뺐을까?

글로벌오토뉴스
2026.10.02. 14:12:16
조회 수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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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식 영상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새로운 손을 공개했을 때 많은 관심이 쏠린 부분은 정교한 동작만이 아니었다. 드릴 비트를 장착하고 세밀하게 공구를 조작하는 모습보다 오히려 눈에 들어온 것은 손가락의 개수였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로봇 기업과 중국의 후발 주자들이 사람의 손과 유사한 다섯 손가락 구조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가운데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네 손가락을 선택했다. 이족보행과 역동적인 동작 구현으로 휴머노이드 기술을 상징해온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왜 새끼손가락을 덜어냈는지는 앞으로 로봇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질문이다.

휴머노이드의 경쟁이 더 이상 걷고 뛰는 능력에 머물지 않고 실제 작업 현장에서 무엇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틀라스 손의 핵심은 네 손가락과 13개의 자유도(Degree of Freedom)다. 자유도는 로봇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축 또는 관절의 수를 의미한다. 기존 아틀라스의 손이 7자유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움직임의 정밀도가 크게 높아졌다.

중요한 것은 자유도의 증가 자체보다 그 쓰임새다. 손 안에서 공구의 위치를 바꾸고, 작업 과정에 맞춰 힘과 자세를 조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손의 역할이 확대됐다. 휴머노이드가 사람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기계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도구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손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설명에는 분명한 실용주의가 담겨 있다. 사람의 손가락이 모두 같은 수준으로 작업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 공구를 사용하는 정밀 작업에서는 새끼손가락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손가락 하나를 추가하면 구동 모터와 센서, 배선, 제어 로직까지 함께 늘어난다.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무게와 비용, 고장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결국 새끼손가락 하나를 줄이는 선택은 손 전체의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면서 필요한 작업 능력은 유지하겠다는 설계상의 선택이다.

구동 방식에서도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1X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팔뚝 쪽에 구동부를 배치하고 와이어를 이용해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식을 활용한다. 사람의 손과 비슷한 구조를 만들면서 손 자체를 가볍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와이어의 마찰과 장력, 마모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는 과제가 따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모터를 손가락 관절 안에 직접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구조적으로는 손이 더 무겁고 두꺼워질 수 있지만, 관절의 움직임을 직접 제어할 수 있고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에서도 유리하다. 실제 작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로봇이라면 손의 경량화만큼 구조적 단순성과 내구성도 중요한 요소다.

사람의 손을 최대한 닮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로봇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추려내고 그에 맞는 구조를 선택한 것이다.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은 한동안 얼마나 잘 걷고, 뛰고, 점프할 수 있는가에 집중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가 보여준 공중제비와 역동적인 자세 제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로봇이 연구실을 벗어나 실제 산업 현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사람처럼 움직이는 능력보다 사람을 대신해 실제 작업을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

자동차 공장을 생각하면 이유는 분명하다. 공장에는 이미 수많은 산업용 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휴머노이드를 투입하려는 이유는 사람이 사용하는 작업대와 공구, 부품 공급 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고 기존 생산 환경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손이다.

로봇이 아무리 자연스럽게 걸어도 드릴을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부품을 안정적으로 집어 들지 못한다면 생산 현장에서의 가치는 제한적이다. 결국 휴머노이드의 상업적 경쟁력은 이동 능력과 함께 손끝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손을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데 있다.

사람 손 크기의 좁은 공간에 여러 개의 모터와 감속기, 센서, 배선을 밀집시켜야 하고 작업 중 발생하는 충격도 지속적으로 견뎌야 한다. 물체를 잡는 순간 손가락이 카메라의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시각 정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접촉 압력과 미끄러짐 등을 감지하는 촉각 센서가 필요하고, 여기서 축적되는 데이터는 향후 로봇의 학습 성능과도 연결된다.

이 때문에 로봇 손은 휴머노이드의 작은 부품이 아니라 핵심 기술 집약체에 가깝다.



테슬라와 1X 등은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사람 손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손의 기능을 최대한 확장해 다양한 작업에 대응하려는 접근이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과 생산성을 앞세워 연구용 및 산업용 로봇 손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고사양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제조 규모를 키워 단가를 낮추는 방향이다.

국내에서는 원익로보틱스와 테솔로 등을 중심으로 고자유도 로봇 손과 촉각 센서 같은 핵심 부품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기업들도 제조 현장과 연결된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어느 방식이 산업의 표준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인간의 손을 얼마나 정교하게 재현할 것인지, 아니면 실제 작업에 필요한 기능만 남겨 보다 단순한 구조로 갈 것인지가 향후 시장의 중요한 경쟁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새로운 로봇손은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에서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2028년부터 부품 운반 등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자동차 조립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계획에서 중요한 것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아니다. 실제 공장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면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한 번 멋지게 동작하는 로봇이 아니라 매일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서도 성능이 흔들리지 않는 로봇이다. 드릴을 잡고 작업하고, 부품을 옮기고, 반복해서 힘을 가하는 과정에서 고장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유지보수가 쉽고 고장 발생 시 신속하게 부품을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손 설계는 현대차그룹의 제조 환경과도 연결된다. 부품 종류를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할수록 생산과 정비가 쉬워진다. 동일한 구동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면 원가를 낮추는 데도 유리하다.

물론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번 공개에서는 손의 정확한 무게와 가격 경쟁력, 촉각 센서의 구체적인 성능, 장시간 작업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 지표 등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연구 단계의 시연과 실제 공장에서 수천, 수만 시간 동안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네 손가락 구조가 다양한 작업에서 어느 정도까지 대응할 수 있는지도 앞으로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휴머노이드가 사람의 작업 환경을 그대로 활용하려면 인간과 다른 손 구조가 작업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 자동차는 말을 그대로 재현할 필요가 없었다. 이동이라는 목적에 맞춰 바퀴와 엔진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선택했고, 그 결과 자동차는 말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 수단으로 발전했다.

휴머노이드의 손도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는 사람의 손에 가까운 높은 자유도와 다양한 동작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생산 규모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과 내구성, 생산 효율을 중심으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느 방향이 최종적인 표준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이 이제 ‘얼마나 사람처럼 보이는가’에서 ‘얼마나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가’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2027~2028년은 중요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때부터 실제 공장에 투입된 휴머노이드가 어떤 작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는 것은 가장 복잡한 손도, 가장 사람과 닮은 손도 아닐 수 있다. 반복되는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고장이 적으며, 쉽게 정비할 수 있고, 충분히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손이 산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새끼손가락 하나를 덜어낸 결정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휴머노이드가 인간을 얼마나 닮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한 걸음 물러나, 로봇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묻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봇의 미래는 사람을 닮는 데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던 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신할 수 있는지에서 결정될 것이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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