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 시리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인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최신작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이 지난 9월 17일 닌텐도 스위치 2용으로 정식 발매됐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다양한 동료를 육성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재미와 부대를 지휘하는 전략의 재미까지 갖춘 작품이다. 1990년 첫 작품이 등장한 이후 시리즈 팬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등장한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은 멸망해 가는 세계에서 시작한다. 구세주인 주인공(플레이어)은 멸망해 가는 세계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향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네 전사의 운명을 따라간다. 네 전사는 ‘카이’, ‘디트리히’, ‘세오도라’, ‘레다’로 각자의 목적을 품고 대검투제에 참가한다. 이용자는 이들의 여정을 이끌어 미래에 함께할 동료로 만들어 멸망해 가는 세계를 구원해야 한다.
게임의 줄기는 크게 구세주인 주인공에서 시작해 네 전사의 이야기 그리고 다시 주인공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형태다. 사실 게임을 시작하고 주인공으로 생성한 캐릭터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고 다른 네 명의 이야기만 펼쳐지다 보니 조금은 당황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방식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개발진은 네 전사의 이야기를 캐릭터나 진영 특성에 맞춰 상당히 매력적으로 준비했다.
이용자는 순서에 상관없이 네 전사들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원한다면 하나의 이야기를 쭉 끝까지 즐기고 다른 전사 이야기를 즐겨도 되고, 진영을 바꿔가면서 여정을 즐겨도 된다. 이야기 볼륨 자체도 상당하다. 보통 하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즐기고, 다음 이야기를 즐기는 것이 추천된다. 순서도 큰 상관없지만 ‘카이’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이용자는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을 즐기면서 대검투제 중심의 전투 외에도 월드맵 탐색을 진행하게 된다. 대검투제 시합과 시합 사이 생기는 틈을 활용할 수 있는 자유 행동 기간을 통해 메인 도시인 다그시온에서는 훈련과 영입, 동료와의 교류를 진행하고, 월드맵에서는 여러 장소를 방문해 의뢰를 해결하거나 던전을 탐색한다. 이동에도 시간이 들기 때문에 다음 시합까지 무엇을 우선할지 정해야 한다. 강한 부대를 만드는 일에 전투 밖의 판단도 들어가는 구조로 완성됐다.
그리고 이 탐색 과정에서 네 전사의 주요 특징이 드러난다. 카이는 동물을 포획하고 돌보며, 디트리히는 적을 찾아 싸우면서 전투 기술을 갈고닦는다. 세오도라는 각지에서 병사를 모집해 전력을 운용하고, 레다는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친다. 인물의 특징들이 반영돼 검투제라는 무대에 참여한 네 전사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으리라 본다. 카이의 성장, 디트리히가 타인과 맺는 관계, 세오도라가 짊어진 책임, 레다의 복수 등 서로 다른 정서가 몰입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탐색 과정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이야기와 다양한 캐릭터가 가진 역할이 크다. 동료와의 교류에서는 시리즈 특유의 관계 시스템이 잘 준비되어 있다. 이용자는 탐색 과정에서 자신의 진영 명성을 올리고, 캐릭터와 관계를 쌓아 올려 영입하는 재미까지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캐릭터 간 관계 레벨에 따른 대사 등도 준비돼 처음에는 능력치만 보고 접근하다가도 어느샌가 마음에 드는 동료 캐릭터가 한둘 생기기 마련이라 애정이 깃든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게임의 또 다른 핵심인 전투는 대표적인 SRPG 장르 게임답게 시스템이 탄탄하다. 게임은 크게 노멀과 하드 난도와 쓰러진 동료가 돌아오는 캐주얼과 다시 돌아오지 않는 클래식 등으로 준비됐다. 시리즈를 즐겨온 이용자라면 익숙할 것이라 본다.
전투에 돌입하기에 앞서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터들의 무기와 병과 등에 맞춰 전략적으로 적을 상대해야 한다. 자칫하다간 대미지를 주지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장갑이 두꺼운 중갑으로 무장한 적에게 마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면, 능력치만으로 적을 밀어붙일 때보다 효율적인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지형지물의 활용도 당연히 염두에 둬야 한다. 숲에서는 회피 확률이 올라가는 식이다.
전투 기술은 무기에 특별한 효과를 더하는 수단으로, 공격의 위력을 높여주는 등의 이점이 있지만 무기의 내구도를 소모하므로 눈앞의 적을 확실하게 쓰러뜨릴 것인지 이후 전투를 위해 무기를 아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 주인공급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블레이즈 아츠는 전황을 바꿀 수도 있는 큰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사용하는 무기나 훈련을 통해 숙련도를 올리면 그에 맞는 상위 병과로 진급할 수 있으며, 탐색 과정에서 쌓은 관계 등을 통해 이점도 챙길 수 있다. 더 자세하게 파악한 동료를 더 잘 활용하고 싶어지고, 그 동료가 전투에서 역할을 해내면 뿌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는 일반적인 SRPG 형태의 전투 외에도 던전 탐험 시 간략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퀵 배틀도 있다. 던전에서는 전투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편의를 살리는 방식으로 준비한 듯한 전투 방식이다. 던전 탐험 시 경험이나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놓치면 아쉬운 부분이다.
여기에 이번 작품은 게임 초반 난도가 다소 쉽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후반부에는 숙련도에 따라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신의 가호다. 이용자는 신전에서 봉사 활동을 통해 가호 레벨을 올릴 수 있고, 신의 가호를 활용해 실수한 턴을 다시 되돌리거나 일시적으로 회피나 공격력을 올리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언제든지 재강림을 통해 이점을 챙기면서 이야기도 다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게임은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제법 만족도를 줄 수 있다고 본다. 30fps로 동작하지만, 턴제 방식의 게임이다 보니 이 부분에서 오는 실망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적인 일러스트 등이 더 관심이 갈 수 있다고 본다.
게임을 전체적으로 보면 대검투제 전투와 자유 행동 기간 중 진행하는 탐색과 다양한 일들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으며, 네 명의 전사는 물론 50여 명을 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와 매력을 살펴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게임의 볼륨도 상당해 100시간은 거뜬히 즐길 수 있다.
전투만 계속해서 즐기고 싶은 이용자나 다양한 캐릭터와 일일이 대화하고 관계를 쌓아가는 것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용자만 아니라면 게임이 가진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으리라 본다. SRPG와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작품을 위해 닌텐도 스위치 2 구매를 고려할 만한 작품이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