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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첫 고유모델 세단과 SUV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2026.10.06. 13:53:58
조회 수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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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석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전기동력 차량 브랜드 시어(Ceer)에서 개발한 고유 모델 럭셔리 세단과 SUV를 지난 9월 21일에 공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유모델 차량을 개발했다는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는 사실 약간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몇 군데 웹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석유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구조를 2030년까지 제조업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사우디비전 2030’ 계획의 일부로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국영 완성차 브랜드로 설립된 민간 기업-국가가 설립한 민간 기업이라는 건 이상하긴 합니다-이 시어(Ceer) 브랜드라고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Kingdom of Saudi Arabia)는 국가명에도 나타나 있듯이 사우드(Saud) 가문이 주도하는 아라비아의 왕정 국가이며, 풍부한 석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국부를 키워왔습니다.



시어 브랜드 차량 개발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의 왕세자 겸 총리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Mohammed bin Salman bin Abdulaziz Al Saud)’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이름에도 나타나 있듯이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 사우드 가문 출신이며, 2022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 시티(Neom City)’ 라고 알려진 첨단 기술로 운영될 사막 속의 신도시 건설부터 시작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석유 고갈을 대비해 미래의 신기술과 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시어(CEER) 브랜드 역시 그 프로젝트의 하나이며 아마도 그 도시에서 쓰일 전기동력 차량을 개발하는 역할도 계획돼 있을 것입니다. 시어 브랜드에서 발표된 차종은 ‘엑소봇(EXOBOT)’이라는, 마치 로봇을 연상시키는 이름의 럭셔리 세단과 SUV등 두 차종입니다.



엑소봇의 차체 디자인 모티브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 유적 나바티아(Nabatea)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며, 이 유적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지역인 헤그라(Hegra)의 바위산을 깎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엑소봇의 차체는 그 바위산 형태를 반영해 앞 유리의 경사 각도가 매우 급격하고 유리의 전후방향 길이도 무려 2.4m로서 차량의 앞 유리창으로서는 가장 길다고 합니다.



측면 출입문은 걸 윙 도어 형태인데, 사우디아라비아를 상징하는 맹금류 샤힌 매(Shahin Falcon)의 날개에서 착안해서 샤힌 윙 도어(Shahin Wing Doors)로 명명했다고 합니다.



이들 두 차종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은 과거에 맥라렌에서 디자인 개발을 담당했던 로브 맬빌(Rob Melville)이 이끌었다고 하며, 차체 설계 기술은 BMW의 라이선스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량의 전기 장치는 크로아티아의 전기동력 차량 기업 리막(Rimac)과 협업했다고 합니다.



이들 두 차종의 전기 구동 시스템은 3개의 모터로 구성된 3,200mm 휠베이스의 플랫폼이며,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 현대트랜시스가 독자 개발한 플랫폼으로 현대자동차 그룹에 이어 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 첫 사례로, 앞으로 10년간 공급하기로 계약돼 있다고 합니다.



또한 요크(yoke) 형태의 장방형 스티어링 휠은 물리적 컬럼 샤프트(column shaft), 즉 핸들 축이 없이 완전한 전기적 방식의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 by wire)로 불규칙한 지형과 노면으로 이루어진 사막 지형 주행 시에 발생하는 바퀴의 진동을 운전자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방식은 진동이 핸들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예를 들어 전자제어 회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전류 발생에 의한 오작동 가능성 등의 문제로 인해 미국 등에서는 반드시 물리적인 핸들 축 설치를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이들 두 차종의 차체 크기는 세단이 전장ⅹ전폭ⅹ전고 5,260ⅹ2,102ⅹ1,428(mm) 이고, SUV는 5,016ⅹ2,101ⅹ1,693(mm)에 휠베이스는 모두 3,200mm로 같습니다. 차체 치수로만 본다면, 엑소봇 세단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G90의 5,275ⅹ1,930ⅹ1,490(mm)에 휠베이스 3,180mm보다 단지 15mm 짧고, SUV는 제네시스의 최신 플래그십 SUV 모델 GV90의 5,285ⅹ2,030ⅹ1,825(mm)에 휠베이스 3,245mm보다는 170mm가량 짧고 190mm 정도 낮습니다.

여기에 사막의 뜨거운 열기 차단을 위해 2.4미터 길이의 거대한 앞 유리창에는 은(silver) 성분이 함유된 필름 처리가 돼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실내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종합적인 온도 조절 장치도 탑재됐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차체 전후면의 일직선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후미등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건국된 1932년을 의미하는 32개의 라이트 바가 일직선으로 보이도록 배열돼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단조 방식으로 제작된 삼각형 모티브의 휠 디자인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 건축양식에서 볼 수 있는 삼각형 출입구 알 라후즈(Al-Rahuj) 형태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엑소봇 세단과 SUV는 2027년에 출시될 것이라고 하지만 가격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고급 모델이라는 콘셉트, 그리고 BMW기술과 다양한 호화 사양이 탑재된 데다가 석유경제부국 사우디아라비아 기업의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에서 대중적인 가격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생각해야 할 것은 자동차 제조기업으로서 시어(CEER) 브랜드의 지속성과 고유성 확보일 것입니다. 엑소봇의 차체 디자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이 바탕이 돼 있긴 하지만, 차량의 플랫폼은 외국 기업-현대트랜시스-이며, 내/외장 설계의 기반 기술은 BMW의 것임에 의해 BMW에 납품하는 여러 국가-우리나라의 티어(Tier)1 부품 업체도 포함됩니다-의 높은 품질 기준이 적용된 고품질 부품에 의해 비교적 손쉽게(?) 최고급의, 그리고 고가로 판매할 수 있는 럭셔리 차량이 개발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원가에 대한 압박이 적은 고가의 럭셔리 모델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서 사우디아라비아 내수 시장만을 위한 차량을 생산하는 게 양산 자동차 기업으로서 규모의 경제와 기업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독자적인 원천 기술 없이 거의 모든 기술 개발과 부품 제작을 도입과 외주로 충당하면서 향후의 10년을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가능한지 등에 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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