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반의 식문화 트렌드를 조망한 최신 보고서, ‘식문화의 미래 2027(Future of Food 2027)’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업계를 대표하는 셰프와 호스피탈리티 전문가, 아태지역 인플루언서와의 인터뷰에 더해 해당 지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의 인사이트를 더해 도출됐다.
■2027년 미래 미식 주요 트렌드
1. 공간의 전환(The Spatial Shift)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레스토랑보다 더 유연하고 사교적이며 경험을 중시하는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태지역 조사 대상 호텔의 절반 가까이는 라운지와 바, 야외 공간 등 캐주얼한 다이닝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뚜렷한 정체성과 차별화된 분위기를 갖춘 40~60석 규모의 아늑한 소규모 공간도 새로운 형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조사 대상 호텔의 71%가 바와 라운지에서의 식사가 증가했다고 응답해, 보다 자유롭고 비격식적인 다이닝 방식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기술의 발전도 자리하고 있다. AI는 메뉴 개발과 마케팅부터 인력 운영, 고객 인사이트 분석까지 레스토랑 운영 전반을 지원하며, 직원들이 고객 개개인에 맞춘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모든 레스토랑과 바가 이미 AI를 운영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외식업계에서 AI의 활용이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로컬의 경쟁력(The Local Advantage)
현지 요리가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서 레스토랑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조사 대상 호텔의 95%는 지역 고유의 시그니처 요리에 대한 수요 증가를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꼽았으며, 고객들 역시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 가격 대비 가치보다 현지 요리를 우선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텔들은 여행지의 식재료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The Ritz-Carlton, Perth의 레스토랑 허스(Hearth)는 서호주 와긴(Wagin) 지역의 오리를 활용한 시그니처 요리를 선보이며, 풍부한 지역 식재료와 계절성, 로컬리티를 중시하는 서호주의 식문화를 담아내고 있다.
지난 1년간 호텔 5곳 중 4곳은 새로운 현지 식재료를 메뉴에 도입했다. 일본의 교토 채소(Kyoto vegetables), 캄보디아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에 활용한 캄폿(Kampot) 천일염, 동남아시아 각지의 토종 향신료 등이 대표적이다. 음료 메뉴에서도 로컬 식재료의 활용이 늘었다고 답한 호텔은 약 4분의 3에 달했다.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현지 시그니처 요리에 대한 수요는 각각 71%와 67%로 나타났다. 단순히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을 넘어, 여행지의 문화와 이야기를 식탁에서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3. 99분 파인 다이닝(99-Minute Fine Dining)
파인 다이닝을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10개 이상의 코스로 4시간가량 이어지던 테이스팅 메뉴 대신, 최대 5개의 인상적인 코스를 2시간 안에 경험하는 구성이 확산되고 있다. 역내 호텔의 58%는 파인 다이닝의 평균 소요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라고 답했다. 싱가포르는 역내에서도 파인 다이닝 소요 시간이 짧은 시장 중 하나로, 레스토랑의 85%가 평균 소요 시간을 1시간 30분이라고 밝혔다.
레스토랑들은 메뉴 구성을 간결하게 다듬고 단품(à la carte) 선택지를 확대하는 한편, 코스의 개수보다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한국의 코스 축소 사례와 함께, 필리핀에서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30%가 단품 메뉴를 새롭게 도입했다. 호주에서도 코스 수와 서비스 시간이 함께 줄어들면서, 파인 다이닝의 기준이 ‘얼마나 많은 코스를 제공하느냐’에서 ‘얼마나 강렬한 순간을 만들어내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보고서 주요 인사이트
건강과 장수를 담은 식탁(Eat Well, Eating Your Age)
웰니스가 식사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아시아 태평양의 풍부한 식문화 전통에 뿌리를 둔 식재료가 여행객들의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태지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호텔의 97%는 건강과 장수를 주제로 한 메뉴를 운영하고 있으며, 웰니스의 범위도 음식에 머물지 않고 건강한 미니바와 웰니스 중심의 턴다운 서비스까지 확장되고 있다.
모던 메뉴(The Modern Menu)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서 메뉴는 더욱 풍부한 표현과 다채로운 감각을 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풍미와 함께 식감이 다이닝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으며, 식물성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플랜트 포워드(plant-forward) 다이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2027년 아태지역에 플랜트 포워드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를 운영 체계 전반에 반영하는 선도적인 글로벌 호텔 그룹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알코올의 새로운 대안(Alcohol Alternatives)
저알코올·논알코올 트렌드는 이제 호스피탈리티 업계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조사에 참여한 아태지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레스토랑과 바의 42%는 논알코올 음료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프리미엄 무알코올 증류주부터 알코올 프리 페어링까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면서도 완성도 높은 경험을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글 강화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