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극단적인 통상 갈등을 완화하고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즉각 공식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급증하는 중국산 친환경차 공습에 직면한 유럽 현지 완성차 업계의 긴장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 등 양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3개월간의 집중 협상 끝에 마련됐다. 핵심은 유럽 시장으로 향하는 중국산 친환경차 물량 조절이다. 중국 측은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유럽 수출 물량을 자발적으로 조절·제한하기로 합의했다.
EU 통상 당국은 이번 조치로 향후 유럽으로 유입될 중국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물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해 수백만 대 규모의 수출 급증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했다.
자동차 수출 제한과 함께 공급망 및 통상 현안도 연계 조율됐다.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의 수출 허가 절차를 원활화하는 방안과 일부 유럽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 등이 포함됐으며 양측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상호 이익이 되는 16개 안팎의 패키지 항목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잠정 합의는 최종 효력을 얻기 위해 EU 27개 회원국 지도부의 공식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측은 내년 1월 화상 회의와 3월 대면 협상을 통해 세부 이행 방안을 지속해서 조율할 계획이다.
ACEA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시장은 오랜 기간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 PHEV와 HEV 수입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내 불안을 키워왔다.
실제로 유럽 시장 내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불과 2년 만에 수직 상승했다. HEV는 2024년 2%에서 2026년 상반기 14%로 급증했고 PHEV 역시 2024년 2%에서 2026년 상반기 25%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급격한 유입과 저가 공세는 유럽 경제 전반에 심각한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시그리드 드 브리스(Sigrid de Vries) ACEA 사무총장은 "유럽 시장에서 중국의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질서정연하게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모든 당사자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승용차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향후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입 충격과 시장 교란 요인 역시 적절한 시기에 다뤄져야 할 과제로 남았다. 양측의 이번 합의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역학 구도와 유럽 친환경차 시장의 판도에 어떠한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