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자를 얼리어답터로 보는 시선이 크게 줄어든 반면,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비싼 가격에 대한 저항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일상 주행에 필요한 거리보다 훨씬 긴 전기차 주행거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출퇴근 등 하루 주행에는 120km 남짓이면 충분하다고 여기면서도 정작 구매를 고려할 때는 480km 이상의 긴 거리를 원하며 심리적 불안감을 드러냈다.
BMW 그룹 미국법인이 발표한 ‘2026 소비자 전기차 인식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8%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구매자를 ‘얼리어답터’로 바라보는 시선은 지난해 62%에서 56%로 감소해 전기차가 초기 시장을 지나 대중화 단계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구매 고려 이유로는 낮은 유지·운영비(27%)가 가장 높았고 뛰어난 주행 성능(19%)과 첨단 기술(19%) 그리고 친환경성(19%)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실제 필요로 하는 주행거리와 심리적으로 요구하는 주행거리 사이에는 뚜렷한 괴리가 존재했다. 응답자의 73%는 하루 일상 주행에 75마일(약 120km) 이하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반면 실제 차량 구매를 결정할 때는 응답자의 42%가 최소 300마일(약 482km) 이상의 주행거리를 원한다고 응답했고 400마일(약 643km) 이상을 요구한 응답자도 18%에 달했다.
주행거리 불안감을 해소할 핵심 열쇠로는 '충전 속도'와 '신기술'이 지목됐다. 응답자의 53%는 10분 급속 충전으로 150마일(약 241km)가량을 달릴 수 있다면 전기차 구매를 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향은 젊은 층에서 특히 두드러져 Z세대는 70%, 밀레니얼 세대는 65%가 고속 충전 성능을 구매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정전 시 가정에 비상 전력을 공급하는 'V2H(Vehicle-to-Home)' 기능이 제공될 경우 구매 의향이 높아진다고 답한 비율도 57%에 달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은 여전히 '비용'이었다.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장벽으로 비싼 신차 가격(51%)이 꼽혔고 배터리 수명 및 교체 비용(31%)과 충전 시간(2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신차 대비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인증 중고차(CPO)나 중고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겠다는 응답도 55%를 기록했다.
알렉산더 슐라이허(Alexander Schleicher) 북미 BMW 그룹 E-모빌리티 총괄은 "주행거리와 충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이제 과거의 막연한 불안감이 아닌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기준인 성능과 편의사양 그리고 가치로 전기차를 평가하고 있다"라며 "전기차는 이미 주류 시장에 진입했고 실질적인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 그리고 기대에 부합하는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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