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10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CES 2027의 주요 기술 흐름을 소개했다. CES 2027은 2027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며, 행사 60주년을 맞는다. 이날 간담회에는 킨제이 파브리치오 CTA 회장 겸 CEO와 멜리사 해리슨 CTA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 부사장, 마첼로 루수아르디 보쉬코리아 대표이 참석했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질의응답에서 CES 2026이 AI로 제조와 헬스케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보여 준 행사였다면, CES 2027은 기업이 AI로 실제 업무를 어떻게 바꿨는지 보여 주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분야의 12개월은 기술 발전 속도로 보면 50년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한국 직장인 AI 활용 조사
CTA는 이날 한국 소비자의 업무 중 AI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7월 한국 소비자 4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 응답자의 70%는 업무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고, 47%는 매일 AI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AI 덕분에 주당 평균 8.2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한다고 평가했다.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한국 응답자는 전원(100%)이 AI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CTA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AI를 활용하는 응답자 전원이 AI의 유용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가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해리슨 부사장은 이 결과가 AI가 시험 단계에서 일상 업무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CES 2027이 주목한 AI 기술
해리슨 부사장은 CES 2027의 기술 흐름을 기반, 전환, 탐색으로 나눠 소개했다. 기반 영역에서는 컴퓨팅과 사이버 보안, 클라우드, 데이터, 에너지를 AI가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AI는 더 많은 연산 능력과 데이터, 에너지가 필요하면서 동시에 이런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도 활용된다.
CTA가 주목하는 AI 분야는 AI 반도체와 버티컬 AI, AI 에이전트다. 해리슨 부사장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더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은 프로세서와 메모리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있는 한국에 특히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버티컬 AI는 헬스케어, 제조, 금융, 사이버 보안처럼 특정 산업에 맞춰 설계한 AI다. AI 에이전트는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사람의 지시에 따라 여러 단계의 작업을 직접 처리하는 AI다. 해리슨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CES 2027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TA는 에너지 분야도 AI와 연결해 소개한다. AI가 확산되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동시에 AI가 에너지 생산과 저장, 관리를 효율화하는 데 활용된다. CTA는 이 내용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전환 영역에서는 AI가 실제 제품에 적용되는 사례를 소개한다. AI와 증강현실을 결합한 스마트 글라스는 번역과 길 안내 기능을 제공한다. 해리슨 부사장은 로봇 분야에서 휴머노이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로봇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AI와 센서, 로봇 손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이 공장과 물류창고뿐 아니라 병원과 가정에서도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는 AI 음성 비서와 운전자 취향 학습 기능을 갖춘 기술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고,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웨어러블 기기가 건강 변화를 예측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영상과 음성, 광고, 게임 제작에서도 AI가 편집과 번역, 시각 효과 작업을 돕지만, 해리슨 부사장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의 창의성은 여전히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탐색 영역에는 양자 기술과 우주 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포함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뇌 신호를 읽어 기기를 조작하는 기술이다. 해리슨 부사장은 CES 2027 센트럴홀에서 머리에 쓰는 모자 형태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기가 전시된다고 소개했다.
AI 에이전트와 로봇 전용 전시 공간
CES 2027에서는 스타트업 전시 공간 'CES 파운드리'가 행사 기간 중 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운영되며, AI 에이전트 기업을 위한 별도 구역을 마련한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사우스홀은 첨단 제조와 로봇, 자동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된다. 해리슨 부사장은 노스홀이 지능형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을 보여 준다면, 사우스홀은 그 기계가 어떻게 제작되는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제조 AI 협의체 M.AX 얼라이언스도 사우스홀에서 휴머노이드 전시관을 다시 운영한다.
베네치안 엑스포에는 헬스테크 기업이 모이는 헬스 허브가 새로 마련된다. CES 혁신상에는 크리스티와 협력한 아트테크 부문이 추가돼 AI와 기술을 활용한 예술·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기조연설에는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CEO, 테케드라 마와카나 웨이모 공동 CEO가 나서고, 레노버는 스피어에서 자체 행사 '테크월드'를 개최한다.
해리슨 부사장은 CES 2027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으로 현대모비스와 기아, LG, 삼성, SK하이닉스, 위로보틱스 등을 소개했다. 해리슨 부사장은 참가 기업들이 AI와 게임, 헬스케어,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CTA는 전날 한국전자전(KES)에서 'CES 아시아 언베일드 서울' 행사를 열고 CES 2027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킨제이 파브리치오·마첼로 루수아르디 대담 전문
파브리치오 회장과 루수아르디 대표은 한국의 기술 생태계와 보쉬의 한국 사업, 피지컬 AI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다음은 대담 전문이다.
파브리치오.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문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국에 사신 지 1년 반 정도 되셨는데, 지내 보시니 어떠신가요?
루수아르디 대표. 좋아하는 것 이상입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는데, 한국은 매우 안전하고 다양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어 가족 모두에게 훌륭한 곳입니다. 딸이 이 나라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기쁨입니다.
파브리치오. 보쉬의 역사와 한국 시장에 대해 조금 소개해 주시겠어요?
루수아르디 대표. 보쉬는 올해 창립 140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깁니다. 1920년 한국에 처음 진출했는데, 당시에는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성장세를 이어 가며 제조 공장과 엔지니어링 조직을 갖췄고, 지금은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면서 고객, 협력사와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과제들은 협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고, 이 뛰어난 생태계의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쉬가 한국에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많은 것을 얻기 때문입니다.
파브리치오. 좋은 답변입니다. 협력도, 시장도, 이곳의 혁신과 기회도 모두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한국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루수아르디 대표. 한국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속도입니다. 기술의 깊은 수직 계열화도 있고, 소비자도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는 완벽함을 요구합니다. 한국에는 보쉬가 참여할 수 있는 뛰어난 혁신 생태계가 있고, 게임부터 모빌리티, 반도체, 배터리, 가전, 조선까지 폭넓은 기술 기반이 있습니다. 한국은 이 분야들을 모두 잘 해내고 있습니다. 보쉬는 모빌리티뿐 아니라 산업 기술과 소비재까지 폭넓은 사업을 하고 있어서 한국에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파브리치오. 많은 조건을 갖춘 곳이네요. 보쉬의 한국 투자와 한국 조직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루수아르디 대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2007년 아시아에서 일하던 때 1주일 휴가를 얻어서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때도 이미 한국에서 벌어지는 혁신을 볼 수 있었고, 그 놀라움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당시 제가 경험한 것은 '빨리빨리' 정신이었습니다. 서둘러 일을 끝내자는 것이죠. 20년이 지나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으로 살면서 그 차이를 봅니다. 한국은 '빨리빨리'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미리미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인들은 집중력을 갖추면서도 속도를 유지합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개발하고, 그 시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능력이 있습니다. 보쉬 한국 조직도 같은 방식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보쉬는 한국 6곳의 사업장에서 수도권부터 부산까지 활동하고 있고, 임직원들도 같은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파브리치오. 정말 좋은 답변입니다. 저도 CES와 이번 한국전자전에서 한국 기업을 볼 때마다 그 혁신 정신과 속도에 놀랍니다. 요즘 AI가 많은 것을 바꾸고 있는데, 한국에서 주목하시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루수아르디 대표. 당연히 AI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로봇입니다. 전 세계가 한국이 로봇을 일상에 어떻게 도입하는지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기술에 개방적이고 거부감이 없습니다. 이 점이 보쉬에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개발하려는 아이디어를 이곳에서 시험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피지컬 AI입니다.
파브리치오. CES 2027에서 기대하시는 것은 무엇이고, 보쉬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루수아르디 대표.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것부터 기쁩니다. 말씀하신 대로 CES는 60주년을 맞습니다. 보쉬는 이미 수십 년 동안 CES에 참가했고, 내년이면 15년 연속 참가입니다. 저와 경영진에게 CES는 고객, 협력사와 만나는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이번 CES에서 보쉬의 주제는 피지컬 AI입니다. 디지털 지능이 물리적 세계와 만나는 영역입니다. 한국에서는 보쉬를 내연기관과 모빌리티 기업으로 떠올리는 분이 많지만, 보쉬는 그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합니다. 오늘은 운이 좋았습니다. 기자 한 분이 저를 붙잡고 보쉬 전동 드릴 이야기를 하셨는데, 정말 반가웠습니다(웃음).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몇 년 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전환했고, 이제는 AI 중심 자동차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차량 움직임 통합 제어 기술과 스티어 바이 와이어, 자율주행 기능을 제어하는 차량용 중앙 컴퓨터 같은 신기술을 보실 수 있습니다.
루수아르디 대표. 제가 특히 기대하는 분야는 로봇입니다. 보쉬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 분야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작은 센서들은 로봇에 꼭 필요한 부품이고, 보쉬는 이미 주요 로봇 제조사에 센서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춤을 추고 균형을 잡고, 자기 위치를 파악하며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이 센서 덕분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과제는 덱스터리티, 즉 손을 정교하게 쓰는 능력입니다. 한국에서도 모두가 이야기하는 주제입니다. 보쉬는 이 분야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사람처럼 촉감을 느끼려면 압력 센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하루에도 여러 번 병을 집지만, 로봇은 병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모릅니다. 병을 너무 세게 쥘지, 놓칠지 판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가 필요하고, 보쉬가 그 센서를 공급합니다. CES 보쉬 부스에 꼭 와 주세요. 손 조작 능력을 포함한 라이브 시연 2건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파브리치오. 감사합니다. 곧 마무리해야 하지만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인가요?
루수아르디 대표. 처음 먹었던 한국 음식입니다. 재료의 단순함이 이탈리아 음식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저는 한국 생활에 쉽게 적응했습니다. 특히 음식은 두 나라를 가깝게 하는 공통점입니다.
파브리치오. 11살 딸이 있으시니 케이팝도 즐기시겠네요?
루수아르디 대표. 물론입니다.
파브리치오. 한국에서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의응답
Q. 올해 삼성전자가 전시 공간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호텔로 옮겼고, 파나소닉은 CES 2027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파나소닉이 사용하던 공간에는 어떤 기업이 들어오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우주 기술 기업도 CES 2027에서 볼 수 있나.
파브리치오. 기업들이 때로는 CES에서 다른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있고, 우리는 그 결정을 지지합니다. 우리는 CES가 모든 기업을 위한 행사가 되도록 노력합니다. 파나소닉은 전시장에 참가하지 않지만, 그 자리에는 보쉬 바로 옆에 흥미로운 기업들이 들어옵니다. 스냅은 해리슨 부사장이 발표에서 언급한 스마트 글라스 신제품 '스펙스'를 그 공간에서 선보입니다. CES에 처음 참가하는 기업도 많습니다. 우리는 오래 함께한 전시 기업도, 새로운 전시 기업도 모두 환영하며 모두를 위한 공간과 기회를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해리슨.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은 센트럴홀에 전시하며, 겨울 모자 모양의 기기로 생각을 읽는 기술을 선보입니다. 기기 자체는 아직 보지 못했고 전시 구성의 일부는 공개할 수 없지만, 매우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이 기기는 생각을 읽어 사용자 본인에게만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 생각을 알게 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주 기술 분야에서는 지구에서 하는 일을 우주에서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흥미롭습니다. 지구의 데이터센터와 우주에서 가능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이야기하는 대화가 CES에서 많이 이뤄질 것입니다. CES에서는 지금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과 수십 년 뒤에나 실현될 수 있는 기술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Q. CTA에서 오래 일하며 많은 고객사를 살펴봤을 텐데, AI라는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성과를 내는 기업의 특징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보쉬코리아 대표에게도 묻고 싶다.
파브리치오. 좋은 질문입니다. CES 2027에서 확실히 달라질 부분이기도 합니다. CES 2026에서는 AI와 관련 솔루션이 제조나 헬스케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많이 봤습니다. 일부 실제 솔루션도 있었지만 가능성을 보여 주는 단계가 많았습니다. CES 2027에서는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기업들은 생산성이든, 첨단 치료법 개발이든, 더 정교한 모니터링과 소통이든 AI로 업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 줄 것입니다. 그래서 CES 2027이 무척 기대됩니다. AI 분야의 12개월은 기술 발전으로 보면 50년과 같습니다.
루수아르디 대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쉬 제품에는 이미 AI가 적용돼 있습니다. AI는 지금 유행하는 흐름에 그치지 않습니다. 보쉬는 수십 년 전부터 제조 공정에 AI를 도입해 왔습니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에서 AI를 보게 될지 묻는다면, 이미 제품 안에 있다고 답하겠습니다. 임직원 측면에서는 AI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발표에서 소개된 조사 결과처럼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파브리치오 회장 말씀처럼 5개월, 10개월 뒤에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것이고 우리는 그 기술을 활용할 것입니다. AI를 사용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입니다.
Q. 작년과 올해 CES에서 중국 기업들이 부스를 많이 차렸다고 들었다. 중국의 기술력이 상당한데도 CES가 여전히 한국 기술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와, 한국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나.
파브리치오. 한국이 CTA에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와의 협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에는 LG와 삼성, 현대차, 기아처럼 훌륭한 브랜드가 있고, 반도체와 메모리, 첨단 제조 분야에서도 큰 발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이 AI에 집중하고 있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흥미로운 솔루션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또 하나는 한국의 스타트업 문화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커뮤니티와 투자가 활발하고, 이 스타트업들이 CES 2026에서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세계 시장과 기회를 접했습니다. 투자자와 새로운 협력사를 만나고 사업을 키우는 출발점이 됩니다. 우리는 한국 시장에서 큰 가능성을 봅니다.
Q. CES는 몇 년 전부터 양자 기술 전시를 시작했고 올해는 우주 분야도 강조했다. 새로운 분야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기획하고 미래를 제시하나.
파브리치오. 우리는 CES에서 새로 등장하는 흐름을 살펴봅니다. 양자 기술이 그런 예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였지만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살펴보다가 해당 분야가 성장할 수 있도록 CES 안에 별도 공간을 마련합니다. 각국이 전략적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도 살펴봅니다. 양자 기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CES에서 양자 기술을 선보일 공간을 마련하는 식입니다. 또 우리에게는 훌륭한 시장 조사팀과 데이터가 있습니다. 참관객과 미디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미래가 어디로 향하는지 살펴보고, 현재와 미래의 기회를 모두 담으려고 합니다. 미래를 보여 주는 수정 구슬이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이런 방법으로 전략을 세웁니다.
Q. CTA는 과거 상하이에서 CES 아시아를 개최했다가 중단했다. 올해 다시 CES 아시아 브랜드를 꺼낸 이유는 무엇이며, 지역 사전 행사의 확대인지 새로운 아시아 전략인지 궁금하다. 'CES 아시아 언베일드' 개최지로 서울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파브리치오. 무엇보다 제가 서울을 좋아해서 다시 오고 싶었습니다. 진지한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국에 흥미로운 혁신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와 좋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한국전자전에 참가하면서 CES 2027에 참가할 기업들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서울과 아시아 시장을 내세운 별도 브랜드로 이 기업들을 조명하면, 이곳 혁신 기업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보여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한국전자전에서 세계를 한국으로 불러들이고, CES에서는 한국을 세계로 알리고 있습니다. '아시아'라는 이름은 홍콩전자전에서도 협력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두 지역을 아우르기 위해 사용했고, 도시 이름으로 구분했습니다. 두 시장 모두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CES는 세계적인 행사이고,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전략입니다. 우리는 파리와 암스테르담, 칠레 산티아고도 방문했고, 서울 다음에는 밀라노를 찾습니다. 각 시장의 혁신 기업을 소개하고 현지 미디어와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Q. 올해 CES에서는 현대차가 아틀라스를 공개했고 노스홀에서 중국 기업들이 로봇 기술을 많이 선보였다. 내년에는 삼성이 로봇을 공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1년 사이 덱스터리티 등 로봇 기술에서 어떤 변화나 진전이 있었나.
파브리치오. 저는 모든 로봇을 좋아합니다. 일하는 엄마로서 빨래를 직접 개고 싶지 않고, 로봇이 대신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루수아르디 대표이 앞서 말한 로봇의 손 조작 능력과 그 발전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보쉬가 CES에서 선보일 시연이 기대됩니다. CES 전시장에서는 처음에는 산업용 로봇에 집중하던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을 돕는 로봇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집에서 더 오래 생활하도록 돕거나, 빨래를 개고 저녁을 준비하는 로봇 같은 사례입니다. 우리는 모든 휴머노이드와 로봇을 환영합니다.
Q. CES 2027에서 로봇 전시가 확대되는 것으로 안다. 올해와 비교해 휴머노이드 분야 참가 기업 규모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알려 달라.
파브리치오. 더 많아진 것은 확실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지금 알 수 없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늘 그렇듯 수치와 감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분야별 전시 기업 수와 참관객, 지역을 살펴봅니다. CES는 독립 감사를 받는 몇 안 되는 전시회입니다. 몇 명이 참석했는지, 몇 개 기업이 참가했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임원급 참석자가 얼마나 되는지까지 자세히 분석합니다. 행사가 끝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하겠습니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참가 기업 수가 CES 2026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CES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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