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 스노보드 바람을 몰고 온 이가 있으니, 바로 최가온 선수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부상을 딛고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만 17세의 스노보더다.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겨울이 다가오는 요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9월19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카드로나(Cardrona)에서 열린 스노리그 월드 챌린지(SNOWLEAGUE WORLD CHALLENGE)에 참가한 최가온 선수에게 뉴질랜드 원정과 여행 이야기를 들었다.
Q. 뉴질랜드까지 긴 비행 시간은 어떻게 보냈나요?
눈 떠 보니 뉴질랜드였어요(웃음). 보통 장거리 비행 일정이 있으면 전날 일부러 잠을 안 자고, 비행기에서 푹 자는 편이에요. 물론 그래도 잠이 안 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사진첩을 구경하거나 정리하고, 미리 내려받은 한국 드라마를 봐요.
Q. 카드로나가 첫 방문은 아니라고 들었어요.
카드로나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죠. 7살 때 처음 원정온 곳이 카드로나예요. 당시에는 부모님이 함께 오시지 않아 코치님과 지냈어요. 어린 나이에 가족 없이 타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힘들었던 기억이 많아요. 다행히 이듬해에는 부모님과 언니, 오빠, 동생까지 온 가족이 함께 와서 가족 여행 겸 원정을 했고, 덕분에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았어요. 처음에는 낯설었던 곳인데, 다시 오니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에요.
Q. 한국은 초가을이었지만, 카드로나의 설산에는 여전히 겨울 풍경이 펼쳐져 있었죠.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갑자기 기온 차가 큰 환경으로 이동하면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아요. 여름인 나라에 있다가 겨울인 나라로 넘어가면 꼭 감기에 걸리곤 하거든요. 그래서 도착하면 아침마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가습기를 틀어 수분 관리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Q. 세계 여러 설산을 경험했을 텐데, 카드로나의 설질과 지형은 한국 스키장과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 스키장과는 설질이 많이 달라요. 카드로나는 자연설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 보드를 타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에요. 특히 눈이 내린 직후아무도 밟지 않은 보송보송한 파우더 스노(Powder Snow, 가루처럼 가볍고 폭신한 상태의 눈)를 타는 재미가 있죠.
Q. 스노보드 해외 원정을 꿈꾸는 이들에게 뉴질랜드를 추천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기가 맑고 자연이 아름다워 여행할 곳이 많아요. 여행하면서 스노보드까지 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특히 카드로나는 스노보드 훈련을 위한 파크(Park, 일반 슬로프와 달리 점프대, 레일, 박스 등의 구조물이 설치돼 다양한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구역)가 잘 갖춰져 있어요. 북반구가 여름일 때면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훈련하러 많이 찾아오죠. 게다가 호주·뉴질랜드 지역의 유일한 정규 규격의 슈퍼파이프(Superpipe, 벽 높이가 약 6.7m인 대형 하프파이프)를 갖춘 곳이기도 해요. 수준 높은 파크와 파이프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카드로나를 추천해요.
Q. 카드로나에서 보드를 탈 때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무엇이었나요?
스키장이 산 위 높은 곳에 있어서 스키장 아래의 마을에는 비가 와도 산 정상부는 맑을 때가 있어요. 산을 오르다 보면 마치 구름을 뚫고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죠. 구름 위에서 보드를 타는 것 같아서 정말 멋있었어요.
Q. 훈련이 없는 날에는 뉴질랜드에서 시간을 어떻 보냈나요?
마운트 쿡(Mount Cook) 일대에서 하이킹을 하고 근처에서 연어를 먹기도 했어요. 유명하다는 퍼그버거(Fergburger)도 사 먹었고요. 호숫가에서 오리에게 먹이를 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Q. 뉴질랜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약 135m 높이에서 뛰는 번지점프와 스윙이요! 예전부터 번지점프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몸무게 기준에 못 미쳐서 뛰지 못했거든요. 이번 스노리그를 하면서 드디어 도전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Q.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가온 선수에게 해외 원정과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고3인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바쁘고, 저는 보드를 타느라 바쁘지만, 더 넓은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영어권 국가에 머무를 때도 많다 보니 친구들과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Q. 이번 대회 이후 계획과 앞으로 꼭 가 보고 싶은 여행지가 궁금해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휘슬러 스키장에 꼭 가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엑스게임스 리그(X Games League)의 휘슬러 팀(XC Whistler)에 합류하게 됐어요. 아마 갈 수 있을 듯해 기대하고 있어요.
글 남현솔 기자 solsol@trave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