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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동화 넘어 스스로 판단' 현대차·기아, AI·로봇 제조 혁신의 현장

2026.10.19. 09: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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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선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E-FOREST TECH DAY 2026)' 미디어 초청 행사가 열렸다(현대차그룹) 지난 16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선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E-FOREST TECH DAY 2026)' 미디어 초청 행사가 열렸다(현대차그룹)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자동차 공장의 자동화 기술이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는 수준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산 상황을 분석하고 로봇의 움직임까지 최적화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공개한 미래 제조 기술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했다. 기존 자동화 설비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었고, 로보틱스 기술의 활용 범위는 물류와 조립, 검사 등 생산 공정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지난 16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E-FOREST TECH DAY 2026)' 미디어 초청 행사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추진하는 미래 공장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제조솔루션본부와 협력사가 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본행사가 진행된다.

올해 전시에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추진 기반 기술과 자율화·자동화, 에너지 솔루션, 미래 모빌리티 등 4개 분야에서 200여 건의 제조 신기술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눈에 띈 변화는 개별 설비의 자동화 성능보다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공정을 연결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기술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날 미래공장 비전을 발표한 최영태 현대차·기아 E-FOREST 센터장은 "현대차그룹의 제조 기술이 지난 수십 년간 자동화와 글로벌 생산 표준화, 지능화 단계를 거쳐 발전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동일한 구조와 설비를 갖춘 표준 공장을 세계 각지에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각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학습하는 체계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또 "앞으로의 과제는 자동화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면서 진화하는 자율 운영 공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제시한 자율 운영 공장은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가운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생산 과정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제조 시스템이다(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이날 제시한 자율 운영 공장은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가운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생산 과정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제조 시스템이다(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이날 제시한 자율 운영 공장은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가운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생산 과정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제조 시스템이다. 이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가 제조 현장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다. 이날 소개된 '폴라리스(Polaris)'는 생산 현황과 품질 데이터를 분석해 작업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제조 AI 에이전트로, 현대차그룹이 울산 전기차 신공장에 적용한 기술이다.

공개된 시연 영상에서는 작업자가 생산 종합 현황을 요청하자 AI가 공장 가동률과 생산 정보를 찾아 관련 화면을 제공했다. 이어 차체 공정의 주요 품질 결함과 원인, 조치 방법을 질문하자 실제 제조 데이터를 분석해 결함 유형과 발생 건수를 제시하고 금형 이물질 관리와 정기 점검 등 개선 방안까지 안내했다.

최 센터장은 해당 시연에 사용된 정보가 울산 전기차 신공장의 실제 데이터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생산 현황을 확인하거나 품질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조회하고 담당자가 데이터를 분석해야 했다면, AI 에이전트는 필요한 정보를 검색·분석해 대응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품질 관리와 설비 보전, 생산 운영 등 다양한 제조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해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장에서 살펴본 로보틱스 기술 역시 기존 산업용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물류로봇 표준화 기술과 로봇 경로 자동 생성 기술을 비롯해 도어 가니시 및 웨더스트랩 자동 장착 기술 등 실제 자동차 조립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소개됐다.

현장에서 살펴본 로보틱스 기술 역시 기존 산업용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다(현대차그룹) 현장에서 살펴본 로보틱스 기술 역시 기존 산업용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다(현대차그룹)

특히 로봇 경로 자동 생성 기술은 생산 현장에서 로봇의 작업 경로를 설정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자동차 생산라인은 차종과 부품 형상, 작업 위치에 따라 로봇의 움직임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경로 설정 과정의 효율화는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과제다.

도어 가니시와 웨더스트랩 자동 장착 기술도 로보틱스의 발전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동차 조립 과정에는 부품의 형상과 위치가 다양하고 정밀한 장착이 필요한 작업이 많아 기존 산업용 로봇만으로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 남아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안전을 높이고 가능성을 확장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판단과 관리, 공정 개선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상을 뒷받침하는 기술로는 피지컬 AI가 제시됐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사전에 설정된 동작을 반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피지컬 AI를 활용한 로봇은 주변 환경과 작업 대상물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판단하며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부품 공급과 차량 내부 와이어링 작업, 도장 공장처럼 작업 난도가 높거나 근로 환경에 부담이 큰 영역까지 피지컬 AI 기반 로봇의 활용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향후 부품 공급과 차량 내부 와이어링 작업, 도장 공장처럼 작업 난도가 높거나 근로 환경에 부담이 큰 영역까지 피지컬 AI 기반 로봇의 활용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향후 부품 공급과 차량 내부 와이어링 작업, 도장 공장처럼 작업 난도가 높거나 근로 환경에 부담이 큰 영역까지 피지컬 AI 기반 로봇의 활용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품질 검사 분야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기술'은 차량이 터널 형태의 검사 장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외관 상태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기존에 외부 전문업체의 시스템을 활용하던 영역에서 자체 기술을 개발했으며, 향후 국내외 생산공장으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제조 현장의 자동화가 단순한 생산 속도 향상에 그치지 않고 품질 검사의 일관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차종과 생산 조건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검사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공장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역시 미래 제조 체계의 핵심 기술로 소개됐다. 실제 설비와 연동된 가상공간에서 생산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검증하거나 공정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실제 설비를 가동하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현대차·기아가 추진하는 SDF의 핵심은 신기술들을 개별 공장에 독립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 제조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가 추진하는 SDF의 핵심은 신기술들을 개별 공장에 독립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 제조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가 추진하는 SDF의 핵심은 이러한 기술들을 개별 공장에 독립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통 제조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기존에는 공장마다 유사한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하면서 비용이 중복되고 데이터 연계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통 기술 기반인 '테크 파운데이션'과 핵심 기능을 표준화하는 '코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위에 품질과 설비 보전, 생산 운영 등 제조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해 신공장뿐 아니라 기존 생산시설에도 기술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미래 제조 기술의 실증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울산 전기차 신공장 등에는 자동화·지능화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기존 해외 공장에도 표준화된 제조 시스템과 품질 관리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자율 운영 공장이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 실증과 표준화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구축되는 체계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혁신센터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신공장과 기존 공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2032년부터 미래 신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면적인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서 확인된 변화는 현대차·기아의 제조 혁신이 자동화 설비의 숫자를 늘리는 단계에서 AI를 통해 생산 데이터를 해석하고 로봇의 작업 범위를 확장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현대차그룹)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서 확인된 변화는 현대차·기아의 제조 혁신이 자동화 설비의 숫자를 늘리는 단계에서 AI를 통해 생산 데이터를 해석하고 로봇의 작업 범위를 확장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현대차그룹)

이번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서 확인된 변화는 현대차·기아의 제조 혁신이 자동화 설비의 숫자를 늘리는 단계에서 AI를 통해 생산 데이터를 해석하고 로봇의 작업 범위를 확장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조 AI 에이전트와 로봇 경로 자동 생성, 정밀 조립 자동화 기술은 공장 운영 방식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다만 AI가 공장 운영을 스스로 최적화하고 피지컬 AI 로봇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완전한 자율 운영 공장은 아직 구현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개별 기술의 실증과 공장 간 표준화, 실제 양산 환경에서의 검증을 거쳐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공장의 경쟁력이 생산설비의 규모와 자동화율을 넘어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제조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느냐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이포레스트 테크데이는 그 변화의 중심에 AI와 로보틱스가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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