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2025 회계연도 4분기 플레이스테이션 풀게임 소프트웨어 판매에서 디지털 다운로드 비중은 85%에 달했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패키지가 아닌 디지털로 게임을 구매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로 게임을 '산다'는 행위가 실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회수 가능한 라이선스를 이용하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 유비소프트의 '더 크루'다. 유비소프트는 2024년 3월 31일 '더 크루' 서버를 종료하면서 PC와 콘솔을 포함한 모든 플랫폼에서 게임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고 공지했다. 게임을 패키지로 구매한 이용자들마저 서버 종료로 인해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됐다. 이는 게임 소유권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 때문에 게임을 죽이지 말라는 '스톱 킬링 게임즈' 운동과 연결된 유럽시민발의 '스톱 디스트로잉 비디오게임즈'에 서명 129만 4,188건이 모였고, 올해 1월 26일 EU 집행위원회에 제출됐다. 요구의 핵심은 서비스 종료 뒤에도 게임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남겨두라는 것이다. 기업의 무기한 서버 운영이나 지식재산권 양도까지 요구하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의 요구였다.
서명은 제도 논의를 이끌었지만 아쉽게도 의무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집행위원회는 6월 16일 답변에서 현 단계에서는 상업적 제공이 끝난 게임의 실행 가능성을 유지하도록 법적 의무를 제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2026년 말까지 업계·소비자 대표와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다룰 행동규범 마련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고, 기존 소비자 권리의 적용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물론 업계 단체 비디오게임즈유럽은 오프라인 모드나 사설 서버 제공이 지나친 비용 부담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왔다. 리치 토레스 연방 하원의원은 10월 15일 '파워 투 더 플레이어스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구매자의 소유·플레이 권리를 보호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하고, 온라인 기능이 있는 게임은 서버 폐쇄 전에 오프라인 모드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의원실이 사례로 든 게임은 일반판 69.99달러, 올스타 에디션 99.99달러에 판매된 'NBA 2K25'다. 2K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된 지 겨우 2년 만인 올해 10월 30일 판매를 중단하고 12월 31일 서버 운영을 종료한다. 의원실은 소비자가 돈을 주고 구매한 게임을 회사가 임의로 정한 일정에 따라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토레스 의원은 “게임을 구매했다면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라며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한 게임을 소유하고, 플레이하고, 양도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회사가 언제든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는 게임은 구매가 아니다. 그것은 판매로 위장한 대여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소유 문제는 지난 7월 소니가 2028년 1월부터 디스크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후 더욱 극적인 상황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디스크 생산 중단에 반발한 이용자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을 PC에서 구동할 수 있는 에뮬레이터 등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PC 포팅 버전과 마켓까지 만들어 해적판 게임을 유통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소유가 불가능해진 소니의 정책과 게임을 영구 소유하고 보존하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핑계로 불법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유가 불가능한 디지털 게임의 문제는 보존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미국 비디오게임역사재단(VGHF)과 소프트웨어보존네트워크(SPN)가 2023년 7월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전 출시된 게임 가운데 87%는 정식 유통 경로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된 작품의 판매 중단에 더해, 이미 구매한 게임조차 서버 종료로 실행할 수 없게 되면서 게임 소유와 보존은 소비자 권리 문제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