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전월산을 달리고, 밤의 이응다리를 걷는다. 행정도시라는 익숙한 이름 너머 세종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을 탐구했다.
세종, 어떻게 여행할까?
세종은 조금 특별한 도시다. 오랫동안 여행보다는 행정과 업무의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한국의 중앙행정기관이 모여 있고, 정부청사와 대통령기록관을 통해 도시를 기억한다. 반듯하게 정비된 도로와 건물, 계획적으로 조성된 공원은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풍경을 만든다. 그렇다 보니 세종을 여행지로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출장을 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도시, 혹은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들르는 도시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세종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도심 한가운데 거대한 호수가 있고, 금강을 따라 길게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국립세종수목원과 고복자연공원, 전월산이 있고, 오랜 시간 지역의 일상을 지켜온 세종전통시장도 있다. 밤에는 원형으로 이어진 이응다리가 불빛을 밝히며 낮과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행정도시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었을 뿐 여행의 재료는 이미 충분하다.
세종 여행의 매력은 이러한 장소들이 저마다 다른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호수공원은 가족과 함께하는 피크닉 여행지가 되고, 금강을 달리면 라이더를 위한 여행 코스가 된다. 전월산 역시 가벼운 산행부터 백패킹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국립세종도서관과 대통령기록관은 한국의 행정과 도시문화를 이해하는 관광 콘텐츠가 된다.
이러한 가능성을 여행상품으로 구체화한 것이 세종시의 협력여행사 사업이다. 2026년에는 로망스투어, 여행공방,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알앤원 등 4개 민간 여행사가 참여해 감성여행부터 자전거, 도시관광, 아웃도어까지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반나절 가볍게 둘러보는 여행도 있고, 하루를 온전히 보내거나 하룻밤 머무는 일정도 있다. 이제 세종을 어떻게 여행할지 결정할 차례다. 천천히 걷고,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달리는 등 취향에 따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익숙했던 세종을 새롭게 만나는 4가지 여행법을 소개한다.
SLOW TRAVEL
천천히 보면 다른 도시가 보인다
좋은 여행을 위해 반드시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는 없다. 보고 싶은 것을 충분히 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서 잠시 머물고, 맛있는 음식으로 하루를 채우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즐겁다. 세종에서 이런 여행을 계획한다면 고복자연공원과 세종전통시장, 국립세종수목원을 이어보자. 자연과 지역의 일상, 도시의 풍경을 하루에 만날 수 있는 조합이다.
고복자연공원은 세종의 여유로운 자연을 느끼는 장소다. 저수지 주변으로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수면 위로 펼쳐지는 풍경이 걸음의 속도를 늦춘다.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물가를 산책하며 가볍게 하루를 시작한다.
세종전통시장은 반듯한 신도심과는 다른 세종의 일상을 보여준다. 가게들이 늘어선 골목을 둘러보고 지역의 먹거리를 맛보는 시간은 여행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오래된 시장과 새롭게 만들어진 도시가 공존한다는 사실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여행의 분위기를 바꾼다. 도심에 자리한 대규모 수목원으로, 다양한 식물을 감상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사계절전시온실은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바쁘게 움직이기보다 초록빛 풍경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고복자연공원과 전통시장의 소박함에서 출발한 여행이 현대적인 도심 속 자연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해가 진 뒤에는 낮에 발견하지 못한 모습이 드러난다. 대표적인 곳이 금강 위에 놓인 이응다리다. 한글의 자음 'ㅇ'을 형상화한 원형 보행교로, 세종에서 손꼽히는 랜드마크다. 밤이 되면 조명과 주변 도시의 불빛이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만든다.
걷는 위치에 따라 강과 다리, 도시가 겹쳐지는 모습도 달라진다. 야경과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특히 매력적인 장소다. 세종에서 느린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하나의 명소에 집중하기보다 서로 다른 공간을 천천히 이어가면 된다. 그렇게 보내는 하루는 행정도시라는 세종의 익숙한 이미지에 새로운 장면을 더할 것이다.
여유롭게 즐기는 세종, 로망스투어
세종 × 전주 힐링 헤리티지 투어
체류형 코스: (세종) 베어트리파크→세종전통시장 및 조치원문화정원→영평사→세종호수공원 및 대통령기록관 →국립세종수목원 / (전주) 경기전 및 어진박물관→한옥마을 및 전동성당
추천 대상: 부모님 동반 여행, 가족여행
쉼·맛·멋 세종 3박자 오감투어
당일 코스: 고복자연공원→세종전통시장→대통령기록관 또는 정부청사옥상정원→국립세종수목원
추천 대상: 부모님 동반 여행, 가족여행
2026년 7~11월 목·토·일요일
세종의 밤, 명품 야경을 걷다
반일형 코스: 베어트리파크→세종전통시장→이응다리→국립세종수목원 야간관광
추천 대상: 야경·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여행자
2026년 8월 31일~10월 31일, 금·토요일
BIKE TRAVEL
세종을 가장 잘 보는 속도
자동차를 타면 빠르게 지나치는 것들이 자전거 위에서는 여행의 일부가 된다. 호수와 강, 공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세종에서는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도 즐겁다. 때로는 목적지보다 그곳으로 향하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다.
가족과 함께라면 세종호수공원부터 시작하면 된다. 넓은 호수를 따라 산책로와 휴식공간이 조성돼 있어 물가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도심의 여유를 누리기에 좋다. 4인승 자전거를 활용하면 아이들과 함께 페달을 밟는 것 자체가 특별한 추억이 된다. 호수 주변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국립세종수목원을 더하면 가볍게 시작한 자전거 여행이 하루를 채우는 가족 나들이로 확장된다.
조금 더 멀리 달리고 싶다면 금강을 따라가 보자. 세종 로컬 라이딩은 이응다리에서 출발해 금강자전거길과 한두리교를 거쳐 세종호수공원으로 이어진다. 자전거 초보자와 가족 단위 여행객을 고려한 코스로, 세종의 대표적인 수변 경관을 차례로 경험할 수 있다. 이응다리에서 출발해 강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도심의 건축물과 넓은 하늘, 강변 풍경이 번갈아 나타난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여행자라면 더 긴 여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에코레일 세종 금강 라이딩’ 투어에서는 조치원부터 미호천,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 이응다리, 금강자전거길까지 잇는다. 자전거 동호회와 중·고급 라이더에게 어울리는 코스로, 세종의 신도심과 구도심은 물론 하천과 강변까지 두 바퀴로 탐험한다.
두 바퀴로 만나는 세종, 여행공방
세종으로 떠나는 호수 피크닉
당일형·체류형 코스: 세종호수공원 다인승 자전거 및 피크닉→국립세종수목원(체류형은 베어트리파크 및 숙박 포함)
추천 대상: 아이 동반 가족, 테마여행객
에코레일 세종 금강 라이딩
당일 코스: 서울역→조치원역→미호천→국립세종수목원→세종호수공원→이응다리→금강자전거길→조치원역
추천 대상: 자전거 동호회, 중·고급 라이더
CITY TRAVEL
행정도시라서 가능한 여행
세종에는 다른 도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여행 콘텐츠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행정과 기록, 계획도시의 모습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세종청사는 도시의 중심 기능을 담당하고, 대통령기록관에는 대통령의 공적인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기록물이 모여 있다. 언뜻 관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싶은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목적지가 된다.
먼저 정부세종청사는 여러 동의 건물이 연결된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로, 옥상에는 대규모 정원이 조성돼 있다. 건축과 조경, 공공시설의 활용 방식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계획도시 세종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장소다. 특히, 조선시대에 성곽을 돌며 성 안팎을 둘러보는 '순성놀이' 개념이 반영된 옥상정원은 축구장 12개를 합친 크기인 8만8,279㎡에 달한다.
대통령기록관에서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을 살펴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의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기관으로, 다양한 전시를 통해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개한다. 역사책 속의 사건과 인물을 기록물로 만나는 경험은 여행에 깊이를 더한다. 한국의 정치와 행정, 역사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다.
세종의 도시여행은 행정시설만 살펴보는 일정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에는 물꽃섬과 습지섬, 물놀이섬, 무대섬, 축제섬 총 5가지 테마의 섬이 조성돼 있다. 호수를 따라 산책하며 저마다 다른 특색을 지닌 섬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또 세종시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45에서 잠시 쉬어가거나 금강 위의 이응다리를 거닐면, 업무 공간이라는 세종의 이미지가 조금씩 희미해진다.
이러한 특징을 활용한 여행상품이 '세종의 재발견'과 '세종 톺아보기'다. 서울에 체류하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환승·단기체류 여행자, 충청권 외국인 유학생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한국의 행정과 스마트시티에 관심이 있거나 공무 및 비즈니스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세종이라는 도시를 관광지로만 바라보기보다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으로 바라보는 여행이다.
대한민국의 행정도시를 여행하다,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세종의 재발견
당일 코스: 정부청사옥상정원→대통령기록관→세종호수공원→카페45→이응다리
추천 대상: 외국인 개별관광객, 비즈니스 방문객
세종 톺아보기
반일형 코스: 정부청사옥상정원→대통령기록관
추천 대상: 외국인 유학생, 한국 행정·스마트시티에 관심 있는 여행자
ACTIVE TRAVEL
걷는 대신 달린다, 액티브 세종
세종을 조금 더 역동적으로 경험하고 싶다면 운동화를 단단히 묶어보자. 도심의 호수와 반듯한 건축물에서 시선을 돌리면 산과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정해진 명소를 찾아가 사진을 남기는 대신 직접 몸을 움직이며 도시를 경험하는 여행이다. 트레킹부터 트레일러닝, 백패킹까지 선택지도 다양하다.
전월산은 세종에서 아웃도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금강과 세종의 신도심 인근에 자리한 해발 260m의 산으로, 도시와 자연이 공생한다. 녹음이 짙은 숲길을 따라 자연을 만끽하고, 국민여가캠핑장에서 느긋하게 쉬어갈 수도 있다. 전월산 정상이나 상여바위에 서면 도심과 금강을 품게 되는데, 반듯한 건축물과 강, 숲이 어우러진 경치가 제법 인상적이다.
낯선 도시를 달리는 재미를 아는 여행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여행 상품도 있다. 금벽정과 전월산을 거쳐 이응다리까지 이어지는 ‘나의 첫 트레일러닝! 전월산 트레일러닝 투어’다. 도심과 숲길을 함께 달리는 일정으로 트레일러닝 입문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백패킹도 훌륭한 선택이다. ‘세종 4色이음 트레킹 & 백패킹 투어’는 금벽정을 거쳐 전월산을 트레킹하고, 백패킹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튿날에는 웰니스 프로그램과 구도심 여행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산을 오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자연 속에서의 체류와 지역관광이 결합된 셈이다.
조금 더 도전적인 산행을 원한다면 인근 계룡산까지 여행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계룡산 최단코스 트레일 × 세종 시티투어’는 계룡산을 트레킹한 뒤 세종으로 이동해 식사를 하고 이응다리를 둘러보도록 구성됐다. 자연 속에서 충분히 몸을 움직이고 도심으로 돌아와 휴식을 즐기는 조합이다.
몸으로 경험하는 세종, 알앤원
세종 4色이음 트레킹 & 백패킹 투어
체류형 코스: 금벽정→전월산 트레킹→백패킹→이응다리→웰니스 프로그램→구도심 관광
추천 대상: 백패킹과 아웃도어를 즐기는 여행자
나의 첫 트레일러닝! 전월산 트레일러닝 투어
당일 코스: 금벽정→전월산 트레킹→이응다리
추천 대상: 러닝크루, 트레일러닝 입문자
계룡산 최단코스 트레일 × 세종 시티투어
당일 코스: 계룡산 트레킹→이응다리
추천 대상: 등산·트레일러닝을 즐기는 여행자
<취향에 따라 골라가는 세종 여행>
누군가에게 세종은 여유롭게 걷기 좋은 도시이고, 누군가에게는 두 바퀴로 달리거나 산길을 뛰는 여행지다. 같은 도시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세종 여행의 매력이다. 이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선택할 차례다.
글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사진 세종시관광문화재단광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