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6년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브랜드 기획은 이 업체에, 디자인은 저 업체에, 개발은 또 다른 업체에 맡기다 보면 단계마다 의견을 맞추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들고, 브랜드의 통일감도 흐려지기 쉽다. 브랜딩 에이전시(브랜드를 기획하고 디자인해 주는 회사) ㈜핫한(HOT:Haan, 대표 김예지)은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촬영까지 한 곳에서 맡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 온 기업이다. 그런 핫한이 올해 마케팅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직접 개발 중인 AI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신용보증기금의 ‘리틀펭귄’에 선정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디자이너 출신 대표가 만든 브랜딩 에이전시
핫한은 디자이너 출신 김예지 대표가 설립한 브랜딩·디자인 에이전시다. 2022년 11월 법인을 세웠고, 브랜드 디자인과 웹사이트 제작, 온라인 상품 상세페이지를 한 번에 만들어 주는 패키지, 월 이용료를 내고 디자인을 계속 맡기는 구독형 서비스 등을 운영한다. 뷰티·생활용품·식음료·IT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종의 작업물을 쌓아 왔다.
핫한이 내세우는 모습은 ‘디자인 중심의 실질적인 성장 파트너’다. 눈에 보이는 시각 작업에서 끝내지 않고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콘텐츠를 기획하며 마케팅까지 이어서 돕는다. 브랜드를 처음 내놓을 때부터 디자인을 운영하는 단계까지 함께하며 고객사와 오래 거래하는 방식이다.
김예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창업 4년차를 맞은 핫한은 여전히 브랜딩과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케팅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핫한이 마케팅 영역에서 내놓은 서비스는 올해 추가한 ‘릴스+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여기에 개발 영역의 AI 서비스 ‘더 핫한 2.0’까지 더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고객의 요구 망각, 프로젝트 표류 막는 AI 서비스
핫한이 에이전시 다음 단계로 준비 중인 것은 AI 서비스 ‘더 핫한 2.0(HOT:Haan 2.0)’이다. 이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식으로 제공된다. 웹사이트나 앱을 만들 때 고객이 요청한 내용은 기획, 디자인, 개발, 테스트를 거치며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되고, 중간에 바뀐 내용이 끝까지 전달되지 않는 일이 잦다. 더 핫한 2.0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고객이 로그인 방식을 바꿔 달라고 했는데 디자인 시안에만 반영되고 개발 문서와 테스트 항목에는 빠져 있다면, 개발 막바지에 일을 다시 해야 한다.
핫한은 이 문제를 두 가지 기능으로 풀려 한다. 첫째는 ‘Requirement Object(요구사항 객체)’다. 문서나 대화 속에 제각각 흩어진 요청 사항을 정해진 형식의 데이터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면 구성안과 API(프로그램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규칙), 테스트 항목을 자동으로 만든다. 둘째는 ‘Traceability Graph(추적 그래프)’다. 요청 사항이 어떤 화면과 문서에 연결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 주고, 요청이 바뀌면 어느 부분까지 손봐야 하는지 자동으로 짚어 준다. 디자인 협업 도구 피그마(Figma)와 작업 관리 도구 등에 연결해 지금 쓰는 개발 환경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용료는 구독 방식이다. 무료(Free), 프로(Pro), 기업용(Enterprise) 요금제를 두고, 웹사이트·앱 개발을 맡기는 기업과 개발 회사, 기업 내부 개발팀을 고객으로 삼는다. 다만 핫한에 따르면 더 핫한 2.0은 아직 개발 중이며, 핵심 기능을 완성하고 초기 고객과 시험 운영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이 서비스의 출발점이 에이전시 현장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수많은 웹사이트·앱 제작을 직접 하며 겪은 불편을 제품으로 만든 것이어서, 기존 기업 고객이 첫 사용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게 핫한의 설명이다.
‘리틀펭귄’ 선정, 성장 사다리의 첫 단계에 오르다
이런 시도는 외부 평가로도 이어졌다. 핫한은 더 핫한 2.0의 기술 차별성을 높이 평가 받아 지난 7월, 신용보증기금의 ‘리틀펭귄’에 선정되어 10억원 규모의 보증을 확보했다. 보증이란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신용보증기금이 대신 책임을 져 주는 제도다. 리틀펭귄은 창업 7년 이내 초기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사업성, 투자받을 만한 가능성을 종합 평가해 보증을 지원하고, 전문가 상담(멘토링)과 투자 연결도 돕는 프로그램이다. 다음 단계로는 최대 40억원 보증의 ‘퍼스트펭귄’, 최대 70억원 보증의 ‘프리 아이콘(Pre-ICON)’이 이어지는 만큼, 성장 사다리의 첫 단계에 오른 셈이다.핫한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리틀펭귄 선정은 더 핫한 2.0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 개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에이전시와 SaaS라는 두 축이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로, 브랜딩에서 개발 인프라까지 고객의 성장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경영 역량을 보강하는 ‘스케일업 D.코리아’
핫한은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스케일업 D.코리아’ 참여기업이다. 회사 측은 이 프로그램이 경영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스타트업 중에는 높은 수준의 제품 및 서비스의 아이디어, 그리고 기술은 가지고 있는 반면, 재무와 세무, 투자 유치, 인력 운영 같은 경영 영역에서는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스케일업 D.코리아는 창업 초기를 지나 한 단계 더 크려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창업지원금과 사무 공간, 재무·세무·투자 교육,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 기업 간 교류를 묶어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핫한은 지난해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마케팅과 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활용했다. 올해 마케팅 서비스를 새로 추가하고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런 기반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처럼 개발과 투자 유치가 함께 필요한 사업은 혼자 감당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리틀펭귄 이후 퍼스트펭귄, 프리 아이콘으로 이어지는 금융 지원을 받으려면 사업 계획을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스케일업 D.코리아의 교육과 멘토링이 그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마케팅과 개발 인프라, 두 시장을 함께 보다
핫한이 움직이는 두 분야는 모두 변화가 빠르다. 브랜딩·디자인 에이전시는 경쟁이 치열해 로고와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 브랜드가 고객을 만나는 곳이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짧은 영상(숏폼)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디자인 이후의 영상 제작과 광고 운영까지 맡아 줄 곳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핫한이 올해 ‘릴스+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다섯 번째 서비스로 추가한 것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릴스 영상, 카드뉴스, 인플루언서 마케팅, 메타·네이버 광고 운영을 한 팀이 맡아 영상 제작과 광고 결과를 빠르게 주고받는다는 게 핫한의 설명이다.
개발 도구 시장도 비슷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로코드 개발 기술 시장이 2026년 약 445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코드는 복잡한 코드를 직접 짜지 않고도 앱을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이다. 앱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중간에 바뀐 내용을 놓치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해지는데, 핫한은 요청 사항이 개발 끝까지 이어지는지 따라가 주는 이 영역을 기존 문서·업무 관리 도구나 디자인 협업 도구가 채우지 못한 빈틈으로 본다.
물론 과제도 분명하다. 더 핫한 2.0은 아직 개발 중이어서, 실제 개발 현장에서 얼마나 쓰일지는 초기 고객과의 시험 운영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겪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층 발전한 AI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리틀펭귄 선정으로 첫 외부 검증을 받은 핫한이 동국대 캠퍼스타운 ‘스케일업 D.코리아’를 거치며 에이전시와 AI 서비스라는 두 축을 어떻게 키워 갈지 지켜볼 일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