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고속도로 자율주행 개발에 쓰는 시험차. 지붕에 센서 장비를 달았다. GM은 2028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시작한다. (GM)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너럴 모터스(GM)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차량의 개발 방식부터 주행 경험까지 전면 쇄신에 나선다. AI와 가상화 기술을 융합해 통상 4~5년이 걸리던 신차 개발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단축하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에 속도를 낸다.
GM은 22일(현지시간) 개최한 ‘GM 포워드 2026(GM Forward 2026)’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차세대 전동화·컴퓨팅·AI 통합 미래 전략을 전격 공개했다.
# 가상화 기반 ‘디지털 스레드’... LMR 배터리 승인 단 한 달
GM 미래 개발 체계의 핵심 축은 엔터프라이즈 AI와 가상화 기술을 결합한 ‘통합 디지털 스레드(Unified Digital Thread)’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제조 부서가 차량 기획 첫날부터 단일 디지털 데이터 플랫폼 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협업하는 ‘동시 공학(Concurrent Engineering)’ 모델을 구축해 스케치 단계에서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운 사례는 차세대 LMR(리튬·망간 리치) 배터리다. GM은 실물 시제품 단 하나를 만들기 위해 30만 개 이상의 배터리 설계를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했다. 이를 통해 최초 LMR 배터리팩 콘셉트 기획부터 공식 프로그램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 한 달 만에 끝마쳤다.
해당 개발 시스템은 GM의 4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에 우선 적용한다. LMR 배터리를 탑재해 뛰어난 가격 대비 주행거리와 내구성을 확보하고 소형화한 모터와 전력 전자 시스템을 적용해 구동계 부품 수를 기존 대비 40% 줄여 실내 공간 확보와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두뇌 하나로 통합... 연산 능력 40배·배선 30% 감축
GM 차세대 중앙 컴퓨터(CCU) 기판. 인지, 구동, 능동안전, 섀시 제어를 한 컴퓨터가 맡는다. (GM)
차량 내부의 전기·전자(E/E) 아키텍처도 대대적으로 재편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분리하고 센서 인지, 구동계(파워트레인), 능동 안전, 섀시 제어 등 핵심 제어 기능을 고속 단일 중앙 컴퓨터(CCU, Central Compute Unit) 하나로 통합했다.
실내 AI 비서와 복잡한 고도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단일 컴퓨터에서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새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 시스템 대비 연산 능력이 무려 40배 향상됐으며 차내 배선 길이와 무게는 30% 줄였다. 셀룰러 통신 속도 역시 최대 50% 빨라져 대용량 OTA(무선 업데이트)와 스트리밍, 커넥티드 서비스를 한층 매끄럽게 처리한다.
특히 특정 구동계에 종속되지 않는 플랫폼으로 설계돼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에도 공통 적용할 수 있다.
GM은 오는 2028년 선보일 플래그십 전기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새 아키텍처를 최초 탑재한 뒤, 쉐보레 실버라도 등 최다 판매 볼륨 모델인 가솔린 풀사이즈 SUV와 픽업트럭, 3열 크로스오버, 4세대 전기차로 빠르게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 온스타 30년... 생성형 AI 비서와 통합 모바일 앱으로 진화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GM의 대표 텔레매틱스 서비스 ‘온스타(OnStar)’는 멀티모달 AI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한다. 현재 온스타는 전 세계 22개 시장에서 12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북미에서만 연간 2000만 건 이상의 긴급 및 일반 상담 전화를 처리하고 있다.
GM은 수개월 내 2027년형 캐딜락 리릭(LYRIQ)에 OTA 업데이트를 통해 ‘온스타 AI 어시스턴트’를 우선 배포한다. GM의 방대한 차량 데이터를 학습해 운전자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하고 위급 상황 시에는 기존 온스타 전문 상담원의 인간 지원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GM 4세대 전기차 플랫폼.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 팩(파란색)과 확대한 셀 구조를 보여준다. 이 플랫폼에는 LMR 배터리가 들어간다. (GM)
2027년부터는 개별 운영되던 온스타 가디언 및 뷰익·캐딜락·쉐보레·GMC 브랜드별 모바일 앱을 하나로 통합한 차세대 ‘온스타 모바일 앱’이 출시된다. 차량 원격 제어는 물론 충돌·안전 영상 녹화, 실시간 카메라 뷰, 가족 보호 기능 등을 한곳에 모으고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고객이 기능별 온·오프 권한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스스로 시나리오 학습하는 자율주행... 픽업·SUV까지 확대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완전 무인화로 나아가는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GM은 고객들이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를 이용해 쌓은 12억 마일(약 19억 3000만 km)의 누적 주행 데이터를 토대로 자율주행 신뢰도를 검증해 왔다.
오는 2028년 에스컬레이드 IQ에 최초 탑재될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은 현재 폐쇄 시험로에서 사전 양산 프로토타입 주행 검증을 시작했다. 향후 전기차를 넘어 대형 가솔린 SUV와 주력 라이트듀티 픽업트럭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학습 방식도 비약적으로 진화했다. 전국을 24시간 주행하는 수백 대의 데이터 수집 차량을 통해 매달 약 100만 마일(약 160만 km)의 멀티센서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여기에 시스템이 가상 공간에서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주행 시나리오를 스스로 ‘꿈꾸듯’ 만들어내며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학습 기술을 도입해 돌발 변수 대응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GM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 AI와 소프트웨어 중심 플랫폼, 검증된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개발 효율과 차량 완성도를 동시에 혁신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장보기와 가족 이동, 자동 주차 등 일상의 이동을 자동차가 완전히 대신해 고객에게 시간의 여유를 돌려주는 미래를 완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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