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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성능, TOPS만으론 부족하다” AMD가 제시한 피지컬 AI의 새로운 기준

2026.10.22. 09: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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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가 인공지능(AI)의 활용 영역이 클라우드에서 현실 세계로 확대됨에 따라 피지컬 AI의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AI가 정보 분석과 답변 생성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실제 물리적 행동까지 수행해야 하는 만큼 단순한 연산 처리 능력보다 응답 시간과 예측 가능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살릴 라제(Salil Raje) AMD 어댑티브 및 임베디드 컴퓨팅 그룹 수석 부사장 겸 총괄은 최근 피지컬 AI의 발전 방향과 컴퓨팅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최대 컴퓨팅 성능에 집중해 온 기존 평가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로봇의 실제 동작을 결정하는 것은 AI 모델의 처리 속도뿐 아니라 센서 입력부터 제어 명령과 물리적 동작에 이르는 시스템 전체의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AMD는 지난 20년간 산업용 로봇 팔과 자율이동로봇(AMR), 수술용 시스템, 항공우주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머신 비전과 센서 융합, 결정론적 모터 제어, 기능 안전 기술을 제공해 왔다. 회사는 이러한 기술적 기반에 AI를 결합해 차세대 로보틱스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 TOPS만으로는 성능 평가에 한계

피지컬 AI는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실제 환경에서 직접 행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높은 연산 처리량뿐 아니라 정해진 시간 내에 작업을 완료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응답 지연이 충돌이나 불안정한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시간 제어 능력이 필수적이다.

AMD는 로보틱스 제조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역시 최대 연산 성능이 아닌 고도화된 AI 모델과 결정론적 실시간 제어를 동시에 실행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결정론적 제어는 특정 작업이 정해진 시간 안에 예측 가능하게 수행되도록 하는 기술로, 로봇의 안전성과 직결된다.

기존 AI 반도체의 주요 성능 지표인 TOPS(초당 테라 연산 횟수) 역시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TOPS는 프로세서의 연산 처리 능력을 나타내지만, 로봇이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판단한 뒤 적절한 동작을 수행하기까지 걸리는 전체 시간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 로봇 시스템에서는 프로세서 외에도 메모리와 네트워크, 센서, 소프트웨어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AI 모델의 처리 속도가 빠르더라도 메모리 복사나 데이터 이동, 작업 스케줄링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면 정해진 시간 안에 제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따라 AMD는 센서 입력부터 실제 물리적 동작까지 이어지는 전체 처리 과정을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균 지연시간뿐 아니라 처리 시간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테일 레이턴시(Tail Latency), 응답 시간의 변동을 의미하는 지터(Jitter)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았다.

특히 로봇의 제어 루프에서는 단 한 번의 지연시간 급증도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 모델 자체의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 대기열 처리, 작업 스케줄링 등 시스템 전반의 지연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식·추론·제어에 서로 다른 컴퓨팅 자원 배치

AMD는 피지컬 AI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여러 워크로드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복잡한 판단을 수행하는 AI 추론 작업은 높은 처리량이 요구되므로 GPU와 NPU에 적합하다. 반면 로봇의 움직임을 직접 제어하는 작업은 정해진 시간 안에 명령을 실행해야 하므로 FPGA와 적응형 SoC가 강점을 발휘한다. CPU는 이러한 구성 요소를 조정하고 시스템 전반의 동작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모든 센서 데이터와 제어 명령을 하나의 프로세서에서 처리하는 방식은 메모리 대역폭과 전력 소비, 지연시간 측면에서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AMD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작업에 적합한 컴퓨팅 자원을 데이터가 생성되고 실제 동작이 이루어지는 위치 가까이에 배치하는 분산형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인체의 구조와 유사하다. 로봇의 두뇌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추론하며 행동을 계획하고, 척추는 시간에 민감한 통신을 전달한다. 관절은 정해진 시간에 움직임을 실행하고, 손은 정교하고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며, 신체 말단에 배치된 센서는 외부 환경의 정보를 수집한다.

각 기능을 서로 다른 컴퓨팅 장치가 담당하면서도 전체 시스템이 조율된 상태로 작동하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특정 프로세서에 작업이 집중되는 문제를 줄이고 실시간 응답성과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AMD가 제시한 설계 방향이다.

로봇 안전성,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설계

피지컬 AI에서는 장애 발생 시 시스템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중요한 과제다. AMD는 안전성을 개별 기능이 아닌 시스템 전체의 특성으로 보고, 설계 초기부터 장애 대응 방식과 실시간 제어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이중화와 점진적 성능 저하(Graceful Degradation)가 있다. 일부 구성 요소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시스템이 제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거나 안전한 상태로 전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주요 AI 컴퓨팅 장치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필수 제어 기능은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AMD는 적응형 SoC와 x86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시스템 아키텍처 구현을 지원하고 있다.

적응형 SoC에는 록스텝(Lock-step) 방식의 실시간 프로세싱과 프로그래머블 로직을 적용해 결정론적 모니터링 및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IEC 61508, ISO 26262, ISO 13849 등 기능 안전 표준에 따른 인증을 획득한 반도체와 인증된 설계 워크플로우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동적 안정성을 갖춘 산업용 로봇의 시스템 안전성을 다루는 ISO/CD 25785-1 등 새로운 표준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경량 하이퍼바이저인 젠(Xen)을 활용한다. 젠은 서로 다른 안전 요구사항을 가진 워크로드를 분리하고 메모리와 장치, 공유 컴퓨팅 자원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중요도가 서로 다른 작업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운영하는 혼합 중요도(Mixed-criticality) 아키텍처를 지원할 수 있다.

AMD는 젠 커뮤니티와 협력해 AMD x86 및 Arm 플랫폼에서 젠의 안전 인증을 위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인증에 필요한 요구사항 정의와 테스트, 장애 주입(Fault Injection), 검증 증거 확보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안전 개념 승인(Safety Concept Approval)을 완료하고 최종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AMD 크리아 AI 솔루션으로 로보틱스 시장 공략

AMD는 이러한 시스템 중심의 설계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AMD 크리아 AI 솔루션(AMD Kria AI Solution)'을 개발했다.

크리아 AI 솔루션은 확장 가능한 SOM(System-on-Module)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하며, AMD 라이젠 AI 임베디드 X100 시리즈(Ryzen AI Embedded X100 Series) 프로세서를 활용한 크리아 AI SOM과 로보틱스 캐리어 카드 등을 포함한다.

또한 CPU와 GPU, NPU, FPGA 컴퓨팅을 통합한 개방형 개발 환경인 'AMD 크리아 AI 로보틱스 개발자 플랫폼'을 제공한다. 여기에 AMD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위트와 로보틱스 파트너 네트워크를 결합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개발 환경을 지원한다.

AMD가 제시한 로봇 아키텍처에서는 두뇌에 크리아 AI, 척추에 버설 어댑티브 SoC(Versal Adaptive SoC), 관절과 손에 징크 SoC(Zynq SoC), 센서에 스파르탄 FPGA(Spartan FPGA)를 배치한다.

각 구성 요소가 담당하는 작업의 특성에 맞춰 컴퓨팅 자원을 분산함으로써 인식과 추론, 실시간 제어를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다.

현재 파운데이션 로보틱스(Foundation Robotics)와 제너레이티브 바이오닉스(Generative Bionics)가 이러한 AMD 기술을 활용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AMD는 크리아 AI SOM의 성능과 관련해 초당 8,000회의 제어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처리하면서 100밀리초 미만의 AI 추론 시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AMD가 제시한 제3자 테스트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로보틱스 워크로드에서 AMD 라이젠 AI 임베디드 기반 구성은 엔비디아 젯슨 T5000(NVIDIA Jetson T5000) 대비 정해진 시간 안에 제어 작업을 완료하는 실시간 신뢰성이 최대 3.4배 높았다. 여유 컴퓨팅 용량도 최대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로 진행된 미믹(mimic)의 분석에서는 동시 실행 가능한 에이전트 수가 최대 2.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 테스트 환경과 워크로드에서 도출된 비교 결과다.

개방형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개발 유연성 확보

AMD는 피지컬 AI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성능과 함께 개방형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MD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위트는 ROCm 플랫폼과 ROS 2 로보틱스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파이토치(PyTorch), ONNX, MoveIt 등 주요 AI 및 로보틱스 개발 도구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기존 AI 모델과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서 다양한 하드웨어 구성을 선택할 수 있다.

크리아 개발자 플랫폼의 하드웨어 사양도 공개돼 있다. 고객사는 특정 공급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ODM 파트너와 협력하거나 제품에 필요한 폼팩터에 맞춰 AMD 반도체 기반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AMD는 피지컬 AI 기술이 시연 단계에서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제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성능뿐 아니라 응답의 예측 가능성, 전력 효율성, 시스템 안전성 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릴 라제 수석 부사장은 최대 컴퓨팅 성능이 인상적인 기술 시연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을 구현하려면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 워크로드에 적합한 컴퓨팅 자원을 배치하고 센싱부터 제어, 장애 대응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과제라는 것이다.


김종혁 기자/news@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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