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실제 도로 주행 영상을 3차원(3D) 가상환경으로 재구성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나섰다(리비안)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실제 도로 주행 영상을 3차원(3D) 가상환경으로 재구성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나섰다. 고객 차량에서 하루 40만 건 이상 수집되는 주행 데이터를 자율주행 학습과 검증에 활용하기 위해 영국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으로 2028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앞두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리비안은 영국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서드 디멘션(Third Dimension)'을 인수했다. 202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실제 이미지와 데이터를 활용해 게임 엔진에서 구동할 수 있는 3D 가상환경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서드 디멘션은 설립 초기부터 생성형 AI를 활용한 3D 환경 구축 기술을 사업화했다. 2024년 10월 벤처캐피털 펠리시스가 주도한 투자에서 700만 달러(약 92억 원)를 유치했으며, 게임과 영화 제작사를 비롯해 미국 군사 분야와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 등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창업진의 경력도 이번 인수의 배경을 보여준다. 최고경영자 톨가 카트는 테슬라에서 2년 이상 오토파일럿 시뮬레이션 개발에 참여했으며, 앞서 액티비전에서 인기 게임 '콜 오브 듀티' 개발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합성 데이터 전문기업 패러렐 도메인에서도 엔지니어링 조직을 이끌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리비안은 영국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서드 디멘션(Third Dimension)'을 인수했다(리비안)
공동창업자 피오트르 소콜스키는 영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웨이브(Wayve)에서 약 4년 동안 실제 도로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하는 신경망 기반 시뮬레이터 개발에 참여했다. 테슬라와 웨이브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경험을 갖춘 인력이 리비안에 합류하게 된 셈이다.
인수 이후 서드 디멘션의 직원 15명은 리비안 자율주행·AI 조직에 편입된다. 해당 조직은 제임스 필빈이 이끌고 있으며, 인수 인력 대부분이 영국에 근무하고 있어 리비안의 런던 지역 기술 개발 조직도 확대될 전망이다.
필빈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시뮬레이션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학습하고 검증하는 과정의 핵심이다. 서드 디멘션은 실제 데이터를 정교한 3D 환경으로 전환하는 인상적인 기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리비안은 현재 'R1S'와 'R1T', 'R2', 상용 전기밴 등에서 카메라 데이터 공유에 동의한 고객의 주행 영상을 수집하고 있다. 필빈에 따르면 이들 차량에서 매일 전송되는 주행 영상은 40만 건을 웃돈다.
리비안은 현재 'R1S'와 'R1T', 'R2', 상용 전기밴 등에서 카메라 데이터 공유에 동의한 고객의 주행 영상을 수집하고 있다(리비안)
문제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 가운데 자율주행 시스템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차선 유지나 교차로 통과 장면은 쉽게 확보할 수 있지만, 도로에 떨어진 대형 장애물이나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관,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뛰어나오는 보행자 등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한다.
실제 도로에서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수집하려면 많은 시간과 차량 운행이 필요하다. 반면 수집된 주행 영상을 3D 가상환경으로 재구성하면 도로 구조와 주변 차량, 보행자의 움직임 등을 변경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제 도로에서 촬영한 교차로 영상을 기반으로 가상의 보행자를 추가하거나 신호 체계, 차량 속도, 장애물 위치 등을 바꿔 자율주행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검증하는 방식이다. 드물게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실제 도로에서 반복하지 않고도 학습과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러한 가상환경 기반 자율주행 개발은 이미 주요 기술기업들이 경쟁하는 분야다. 웨이모는 지난 2월 구글 딥마인드의 생성형 세계 모델 '지니 3(Genie 3)'를 활용한 '웨이모 월드 모델(Waymo World Model)'을 공개했다. 실제 차량이 경험하지 못한 도로 상황까지 생성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검증하는 기술이다.
리비안은 하루 40만 건 이상의 실제 주행 영상에 생성형 AI 기반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리비안)
테슬라 역시 신경망 기반 가상 주행환경을 생성하는 월드 시뮬레이터를 공개한 바 있다.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도로 환경을 재현하고, 이를 통해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는 접근 방식이다.
리비안이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우버와 추진하는 로보택시 사업도 있다. 우버는 지난 3월 리비안에 최대 12억 5000만 달러(1조 6500억 원)를 투자하고, 리비안의 중형 전기 SUV R2를 기반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
한편 우버가 약속한 전체 투자금 가운데 초기 집행 규모는 3억 달러이며, 나머지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상용화 단계별 목표 달성에 따라 지급된다. 양사는 2028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마이애미에서 우버 플랫폼을 통해 무인 R2 로보택시 1만 대를 운영하는 것을 초기 목표로 설정했다.
이번 인수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중심이 실제 도로에서 얼마나 많은 거리를 주행했느냐를 넘어, 확보한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학습과 검증에 활용하느냐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비안은 하루 40만 건 이상의 실제 주행 영상에 생성형 AI 기반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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