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다. 평일 출퇴근길은 전기로 조용히 달리고, 주말 장거리 운행에는 내연기관의 든든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주요 PHEV 18종을 환경부 인증 전기 주행거리 기준으로 확인해 봤다. 11월 본격적인 판매를 앞둔 뷰익 엘렉트라 E7까지 포함해 주행거리가 짧은 모델부터 차례대로 짚어본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PHEV는 전량 수입 모델이다. 현대차나 기아 등 국산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 PHEV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크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입 PHEV 신규 등록 대수는 1,303대로 전체 수입 승용차의 3.7%를 차지했다. 모델별로는 BYD 씨라이언 6 DM-i가 311대로 가장 높은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반면 국산 브랜드는 전통적인 하이브리드(HEV)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이어 최근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까지 출시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신규 등록 대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총 42만 1,199대로, 전체 신차 중 34.1%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연료별 비중을 보였다.
다만,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등록 대수가 3.9% 줄어들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일반 HEV는 외부 충전 기능이 없고 배터리 용량도 1~2kWh 수준에 불과해 별도의 전기 주행거리 인증 대상이 아니므로 이번 비교에서는 제외했다.
● 렉서스 NX 450h+ (56km)
렉서스가 처음 선보인 PHEV 모델로, 2.5리터 4기통 엔진과 18.1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조합해 시스템 총출력 307마력을 낸다. 복합 기준 전기 주행거리는 56km이며, 2026년형 NX 450h+ 프리미엄의 출고가는 7,573만 원이다.
● 렉서스 RX 450h+ (56km)
NX와 동일한 2.5리터 엔진 및 18.1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시스템 총출력은 309마력, 전기 주행거리는 56km이며 복합연비는 14.0km/ℓ다. 2026년형 RX 450h+ 럭셔리 모델의 가격은 1억 1,113만 원이다.
● 볼보 XC90 T8 (56km)
볼보의 플래그십 대형 SUV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앞바퀴를,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내 인증 기준 전기 주행거리는 56km로, 넉넉한 7인승 공간을 갖춘 대형 SUV를 찾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다.
● 포르쉐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 (57km)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에 강력한 176마력 전기모터를 맞물렸다. 25.9kWh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인증 기준으로 전기로 57km를 달릴 수 있다. 11kW 온보드 충전기 이용 시 완충에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며, 가격은 2억 1,050만 원(쿠페 2억 1,660만 원)이다.
● BMW M5 (59km)
고성능 세단의 대명사 M5에도 PHEV 시스템이 적용됐다. 4.4리터 V8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국내 인증 전기 주행거리 59km를 확보했다. 단, 왜건형인 M5 투어링은 55km로 소폭 차이가 있다.
● 볼보 XC60 T8 (61km)
국내 볼보 인기를 이끄는 중형 SUV다. 18.8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61km를 전기로 주행할 수 있으며, 바워스앤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 등 고급 편의 사양이 기본 적용된다.
● BMW 550e xDrive (62km)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과 5세대 eDrive 전기모터가 만나 시스템 출력 489마력을 발휘한다. 순용량 19kWh 배터리로 국내 인증 62km 주행이 가능하며, 전기 모드에서도 최고 시속 140km까지 달릴 수 있다. 가격은 1억 1,490만 원이다.
● 토요타 프리우스 PHEV (64km)
5세대 프리우스의 뛰어난 효율성을 이어받은 모델이다. 2.0리터 엔진과 13.6kWh 배터리가 결합해 총 223마력을 내며, EV 모드 복합 주행거리는 64km, 하이브리드 모드 복합연비는 19.4km/ℓ에 달한다.
● 메르세데스-벤츠 GLE 400 e 4MATIC 쿠페 (67km)
4세대 PHEV 기술이 적용된 스포티한 SUV 쿠페다. 252마력 4기통 엔진과 100kW 전기모터를 결합했고, 넉넉한 31.2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67km를 전기로 달린다. 가격은 1억 3,200만 원부터 시작한다.
● BYD 씨라이언 6 DM-i (70km)
BYD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PHEV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18.3kWh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인증 전기 주행거리 70km를 확보했다. 가격은 3,750만 원으로 비교 대상 중 가장 낮아, 8월 인도 시작 이후 빠르게 판매를 늘리며 9월 수입 PHEV 등록 1위에 올랐다.
● BMW 530e (73km)
5시리즈의 핵심 PHEV 모델이다. 190마력 엔진과 184마력 전기모터가 합쳐져 총출력 299마력을 뿜어낸다. 18.7kWh 배터리로 국내 인증 기준 73km를 주행할 수 있어 구형(45km) 대비 주행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사륜구동 530e xDrive는 66km다.
● 메르세데스-벤츠 E 350 e 4MATIC (77km)
25.4kWh 배터리와 95kW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대 77km를 전기로 달린다. 벤츠 모델 최초로 티맵 오토를 적용했으며, 저공해차 2종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BMW X5 xDrive50e (77km)
직렬 6기통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화로 총출력 489마력을 발휘한다. 29.5kWh 배터리를 탑재해 공인 주행거리는 77km이지만,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EV 모드로 100km를 훌쩍 넘겼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은 1억 3,920만 원이다.
● 토요타 RAV4 PHEV (77km)
전기 모드만으로 77km를 달릴 수 있는 실속형 SUV다. 앞좌석 이중접합 유리를 적용해 일반 HEV 모델보다 정숙성을 한층 높인 점이 돋보인다. 가격은 XSE 6,160만 원, GR 스포츠 6,180만 원이다.
● 레인지로버 스포츠 P550e (80km)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과 160kW 전기모터가 결합해 무려 550마력의 강력한 시스템 출력을 낸다. 38.2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품어 전기 주행거리 80km를 인증받았으며, 50kW 급속 충전 시 약 1시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가격은 1억 8,710만 원이다.
● 레인지로버 P550e (80km)
스포츠 모델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며, 국내 인증 전기 주행거리 역시 80km로 같다. 가정용 7.2kW 완속 충전기로 완충하는 데 약 5시간이 걸리며, SWB 오토바이오그래피 기준 가격은 2억 3,470만 원이다.
● BYD 씨라이언 6 DM-i AWD (93km)
씨라이언 6 DM-i의 사륜구동 버전으로 10월에 추가된 모델이다. 앞뒤 차축에 각각 204마력 전기모터를 배치하고, 배터리 용량도 26.6kWh로 키워 국내 인증 전기 주행거리 93km를 달성했다. 가격은 4,190만 원이다.
● 뷰익 엘렉트라 E7 (126km)
한국GM이 국내에 도입하는 뷰익 브랜드의 첫 주자다. 1.5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165kW 구동 모터, 그리고 최대 31.7kWh 배터리를 결합해 복합 기준 126km라는 국내 판매 PHEV 중 가장 긴 전기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엔진까지 가동하면 총주행거리가 1,000km를 가볍게 넘어선다. 가격은 4,300만~5,400만 원대이며, 11월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이번에 살펴본 18종의 모델 중 절반인 9종이 전기 주행거리 70km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4,000만 원대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닌 BYD 씨라이언 6 시리즈와 뷰익 엘렉트라 E7의 가세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훨씬 풍성해졌다.
과거 PHEV 시장은 1억 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수입차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3,000~5,000만 원대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레인지로버 스포츠(38.2kWh)나 엘렉트라 E7(31.7kWh)처럼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효율을 극대화한 모델들도 눈에 띈다.
다만 PHEV의 진정한 경제성은 운전자의 충전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집이나 직장에서 매일 충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면 출퇴근길의 유류비를 대폭 아낄 수 있지만, 충전이 여의치 않다면 무거운 배터리를 짊어지고 다니는 셈이 되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차량 구매 전에는 국내 공식 인증 주행거리와 가격뿐만 아니라, 평소 자신의 이동 거리와 주거·근무지의 충전 인프라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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