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SBA 공동기획] SBA 미래혁신본부는 CES, 비바텍(VivaTech) 등 글로벌 전시 플랫폼과 연계해 서울 유망 스타트업의 우수한 전시성과 창출과 후속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IT동아는 SBA와 함께 세계 무대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은 유망 스타트업들을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탑테이블(TOP TABLE)은 3D 푸드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푸드테크,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한다. 3D 푸드 프린팅은 식품 소재를 프린터로 한 층씩 쌓아 올려 원하는 모양과 성분의 음식을 만드는 기술이다. 탑테이블은 3D 프린팅 하드웨어와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출력에 쓰는 식품 소재를 하나로 결합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식품과 영양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솔루션은 개인 맞춤 디저트를 출력하는 3D 푸드 프린팅 시스템 ‘푸디안(Foodian)’과 개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알갱이 형태로 출력하는 맞춤 영양 프린팅 솔루션 ‘잉크(IINK)’다. 푸디안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 혁신상을, 잉크는 CES 2024 최고 혁신상을 각각 받았다. 탑테이블은 현재 대학, 카페, 외식 공간 등에 푸디안을 공급하고 있다. 잉크는 서울시와 전북 지역 요양병원에서 기술검증(PoC)을 마쳤으며, 경상북도와 함께 지역 실버 복지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탑테이블은 CES 2027에서 입안에서 녹여 섭취하는 구강용해필름(ODF)을 선보이고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장비와 식품을 함께 생산하는 공장 모델 하이브리드팹도 구상하며 스케일업을 준비하고 있다.
유현주 탑테이블 대표를 만나 탑테이블과 푸디안, 잉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현주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제사무학을 전공했고, 이후 비정부기구(NGO)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고용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사회적기업 성격의 외식 기업을 10여 년간 경영했으며, 2019년 12월 탑테이블을 창업했다.
외식 경영 중 디저트 머신 구상, 3D 푸드 프린팅 기업으로 창업
탑테이블을 설립한 계기는?
외식 기업을 경영할 당시 타르트를 만들면서 디저트를 만드는 기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계기로 3D 푸드 프린팅에 관심을 갖게 됐고, 농림축산식품부의 연구개발(R&D) 사업에 지원해 우리 농산물로 타르트를 만드는 3D 푸드 프린팅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탑테이블을 창업했다.
탑테이블에 대해 소개한다면?
탑테이블은 3D 푸드 프린팅 기반의 푸드테크,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3D 푸드 프린팅은 같은 하드웨어라도 어떤 소재를 쓰느냐에 따라 화장품, 반려동물,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탑테이블은 3D 프린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소재를 결합한 플랫폼을 원천 기술로 확보하고, 이를 푸드테크와 헬스케어 두 영역에 응용하고 있다. 사명인 탑테이블은 잔치나 파티에서 주빈이 앉는 자리를 뜻한다. 가장 귀한 분에게 가장 좋은 것을 드리고자 하는 기업 정신을 담은 이름이다.
탑테이블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개인 맞춤이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어 하나의 제품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3D 프린팅은 개인별 특성에 맞춘 제품을 만드는 데 유용한 기술이다. 탑테이블은 3D 프린팅을 개인의 특성에 맞는 식품과 영양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소재 결합한 3D 푸드 프린팅 기술
3D 푸드 프린팅 기술이란?
3D 푸드 프린팅은 식재료를 정밀하게 쌓아 원하는 형태와 영양을 구현하는 기술로,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인 식사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하기도 했다. 우주처럼 조리가 어려운 특수 공간에서 프린팅으로 음식을 만들려는 시도였다. 초기에는 주로 모양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기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개인에게 맞춘 영양을 작고 스마트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더 정교하게 다듬으면 정밀 영양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3D 푸드 프린팅 기술은 어떻게 확보했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소재를 함께 개발하며 기술을 확보했다. 소비자가 3D 푸드 프린팅을 편하게 쓰려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소재 세 가지가 모두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외식 경영 경험이 이런 기술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우선 당시 전 세계적으로 관련 논문이 쏟아지고 있어 주목받는 논문을 두루 살폈다. 이후 하드웨어부터 개발을 시작하고,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었다. 소재를 계속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하드웨어 개발에는 걸림돌이 많았다. 식품용 장비는 식품 전용 스테인리스 등 부품 소재부터 다르다. 카페나 베이커리에서 쓰려면 직원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동 흐름도 업종에 맞게 새로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카메라로 대상을 인식하는 비전 인공지능(AI) 등 일반 산업용 프린터에는 없는 푸드 영역에만 필요한 기능을 도입했다.
소재 개발은 전례가 없어 더 어려웠다. 여러 소재를 배합해 출력이 잘 되는 성질, 즉 인쇄적성(Printability)을 갖춘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출력한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돼야 하면서도 먹는 음식인 만큼 너무 딱딱해서는 안 된다. 또한 맛과 식감 같은 관능적 요소와 기능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런 요소를 고려해 하드웨어 개발과 동시에 소재 테스트를 병행했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고객이 쉽게 쓸 수 있도록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여기에 AI를 적용해 신기술 인증까지 받았다.
현재 국내외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고 신기술 인증, KC 인증,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 식품 품목제조보고 등 필요한 인증과 절차를 모두 마쳐 상용화를 완료했다.
AI로 출력 성공률 예측하는 푸디안, 맞춤 영양 전달하는 잉크
탑테이블의 주요 솔루션을 소개한다면?
주요 솔루션은 3D 푸드 프린팅 시스템 푸디안과 맞춤 영양 프린팅 솔루션 잉크다.
푸디안은 개인 맞춤 영양을 반영한 디저트를 출력하는 시스템으로, CES 2023 혁신상을 받았다. 가장 큰 특징은 AI를 통해 출력 성공률을 미리 알려준다는 점이다. 3D 푸드 프린팅은 소재 종류가 많고 소재 배합, 노즐 크기, 출력 속도 같은 설정값(파라미터)에 따라 결과가 그때그때 달라진다. 부드러운 소재를 쌓아 올리는 작업이라 출력에 실패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탑테이블은 소재 배합과 설정값이 인쇄 성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도록 원천 데이터를 충실히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디자인과 소재, 설정값을 입력하면 출력 전에 성공률을 알려주고, 성공률이 낮으면 추천 설정값을 제시한다.
푸디안에는 비전 AI도 적용했다. 식품 소재는 물컹해서 바닥에 출력하면 옮길 수 없기 때문에 케이크나 쿠키 위에 출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려면 프린터가 케이크나 쿠키의 상태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원형 케이크의 경우 프린터가 중심점을 인식할 수 없고, 직원이 매번 중심을 정확히 맞춰 놓기도 어렵다. 푸디안은 케이크를 대략 올려 두기만 하면 비전 AI가 윤곽을 인식해 중심점을 찾고 높이와 표면 굴곡도 측정한다. 덕분에 노즐이 허공에 뜬 채로 출력하거나 케이크를 파고드는 일 없이 그 위에 글씨나 장식을 정확하게 출력한다. 매장 직원이 최대한 신경을 덜 쓰면서 운영하도록 돕기 위한 기능이다.
잉크는 맞춤 영양에 집중한 AI 근거 기반 정밀 웰니스 플랫폼이다. 개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담은 작은 알갱이(비즈)를 액상 안에 출력하는 방식으로, CES 2024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잉크의 핵심은 맞춤 용량과 표적 전달(Target Delivery)이다. 먼저 분석 솔루션이 개인의 영양 상태를 분석해 어떤 영양소가 얼마나 필요한지 파악한다. 이 분석값을 식품 소재 정보와 연결된 디지털 데이터로 바꾸면 하드웨어가 이를 받아 원료별로 출력량을 다르게 제어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는 1번 카트리지에서 비즈 3개, 2번 카트리지에서 5개를 출력하는 식이다. 그 결과 사람마다 서로 다른 구성의 비즈가 담긴다.
표적 전달은 영양소가 가장 효율적으로 흡수되는 위치와 시점에 맞춰 전달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액상과 비즈가 만나면 영양소를 감싸는 캡슐화가 일어나는데, 이를 통해 위, 장 등 흡수 부위와 흡수 시점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 및 연구하고 있다.
교육·외식 시장 공략, CES 2027서 ODF 공개
지금까지의 사업 진행 상황은?
푸디안은 대학, 소상공인 카페, 외식 공간 등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오설록 R&D팀과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설록 매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푸디안이 가장 주력하는 곳은 교육 시장이다. 식품 분야는 아직 디지털 리터러시, 즉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충분히 훈련돼 있지 않다. 데이터를 어떤 관점으로 보고 무엇을 해결할지 해석하는 인재가 현장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대학을 중심으로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이어 카페, 베이커리, 호텔 같은 외식 공간, 그리고 체험과 선물이 어우러지는 K-푸드, K-컬처 관련 공간을 주요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잉크는 상품화 전에 데이터와 신뢰도를 쌓는 단계다. 그래서 지역 연계형 웰니스 모델로 접근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대학, 연구기관과 함께 사용자 영양 상태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일상 속 건강 관리 차원에서 개인 맞춤 용량의 영양을 제공하는 지역 연계 모델이다.
잉크는 서울시와 전북 지역 요양병원에서 PoC를 진행했다. 소규모 대상군을 선정해 어르신들에게 3개월 이상 제품을 제공하며 먹기 편한지, 실제 변화가 있는지 등 타당성을 검증했다. 최근에는 경상북도, 충남대학교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특히 경상북도에서는 이전 PoC보다 규모와 대상군을 넓혀 지역 복지 모델로 발전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고자 한다. 지자체의 실버 복지 모델로 키우는 한편, 피트니스 센터와 연계한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을 받고 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
기업 성장 전반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CES에 참가할 때 큰 도움이 됐다. 해외 전시회는 국내 전시회와 다른 점이 많은데, SBA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언론 홍보 기회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창업허브 마곡, DMC첨단산업센터 등 업무 공간도 지원받았다.
향후 계획과 목표는?
CES 2027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ODF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ODF는 매우 작은 필름에 성분 밀도를 높여 담은 제품이다. 2차원 이미지를 이루는 최소 단위가 픽셀이라면 3차원에서는 복셀(Voxel)이라는 단위가 있는데, 이 복셀 단위로 개인에게 필요한 성분을 아주 정교하게 넣는다. 덕분에 입으로 삼키기 어려운 사람도 입안에 붙여 녹이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미래 식품은 점점 작고 스마트하면서도 밀도를 높인 개인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탑테이블이 지향하는 방향도 여기에 있다.
북미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CES 2027 기간에 맞춰 현지 카페, 호텔, 베이커리, 헬스케어, 식품 기업과의 미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 PoC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케일업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장비 생산과 식품 생산을 짝지어 운영하는 공장 모델인 하이브리드팹을 기획하고 있다. 기계와 식품을 유연하게 함께 생산하고, 파일럿 단위로 모듈화해 새로운 제품군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구조다.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개인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는 대량 맞춤화(Mass Customization)를 작지만 빠르고 강력하게 구현하는 공장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