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아시아태평양 무역적자가 2026년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이 첨단기술과 기계, 전기차의 자국 생산을 확대하면서 독일 기업의 대중국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독일의 무역 구조가 중국 시장 의존도를 조정하는 동시에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으로 교역 기반을 넓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독일 무역투자진흥기관(GTAI)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아시아태평양 주요 29개국·지역을 대상으로 한 독일의 무역적자는 약 1,460억 유로로 예상된다. 수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853억 유로, 수입은 6.4% 증가한 3,309억 유로로 전망됐다.

중국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 확대의 핵심
중국은 독일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간 상품 교역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 시장의 변화가 독일 전체 교역 지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중국을 제외하면 2026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은 2.8% 증가하고, 무역적자는 350억 유로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와 현지 업체의 경쟁력 확대가 독일의 역내 무역수지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GTAI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7월 독일의 대중국 기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도 같은 기간 30% 줄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내 판매는 한때 500만 대를 웃돌았으나 현재는 정점 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와 배터리 공급망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수출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인도와 아세안의 중요성 확대
중국 시장의 부진과 대조적으로 인도는 독일 기업의 주요 판매 시장이자 조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독일의 대인도 수출은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 증가했으며, 인도산 수입도 비슷한 폭으로 늘었다.
일본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유로와 달러 기준 구매력이 약해졌지만, 독일 기업에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으로 남아 있다.
아세안 11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독일의 2026년 수출은 항공기 인도에 힘입어 수입보다 빠른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의 역할도 의류와 신발 중심의 생산 거점에서 전자제품과 전기기기 조달 거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 기업, 아시아 공급망 재편 압박
독일의 무역적자 확대는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와 현지 생산 확대,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겹친 결과다.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서 판매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도 대응해야 한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은 독일 기업의 시장 다변화와 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중국 시장의 규모가 여전히 큰 만큼, 중국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기는 쉽지 않다.
독일의 과제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계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기술·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있다. 아시아태평양 무역수지 변화는 독일 제조업이 직면한 구조적 압박을 드러내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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