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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 탄생 120주년…럭셔리 자동차의 기준 세우다

글로벌오토뉴스
2026.10.29. 1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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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모터카가 역사적인 모델 40/50 H.P., 일명 ‘실버 고스트(Silver Ghost)’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했다. 1906년 처음 공개된 실버 고스트는 뛰어난 내구성과 정숙성, 정교한 설계로 명성을 얻으며 롤스로이스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기술력과 신뢰성으로 쌓은 명성

실버 고스트는 1906년 11월 런던 올림피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부드럽게 작동하는 6기통 엔진과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당시 자동차 기술의 한계를 넓혔다. 헨리 로이스는 엔진과 기계 부품부터 정숙성, 승차감, 조작 성능에 이르기까지 차량의 세부 요소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롤스로이스의 초대 영업 총괄이사 클로드 존슨은 차량의 기술력을 직접 입증하기 위해 각종 내구성 시험과 자동차 경주에 참여시켰다. 스코틀랜드 신뢰성 시험과 런던-에든버러 주행 시험, 스페인 그랑프리, 오스트리아 알파인 트라이얼에서 거둔 성과는 실버 고스트의 내구성과 성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실버 고스트’라는 이름은 섀시 번호 60551 차량에 처음 붙었다. 은색 도장과 은도금 장식으로 마감한 이 차량이 명성을 얻으면서 다른 40/50 H.P. 차량에도 같은 명칭이 사용됐고, 이후 차종 전체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기록으로 입증한 엔지니어링

실버 고스트를 대표하는 차량 가운데 하나는 섀시 번호 1701이다. 클로드 존슨이 ‘슬러거드(The Sluggard)’라는 별명을 붙인 이 차량은 1911년 런던-에든버러 주행 시험에서 변속기를 최고 단수에 고정한 채 주행을 마쳤다. 당시 네이피어가 세운 연비와 속도 기록도 경신했으며, 같은 해 말에는 시속 100마일, 약 161km/h를 돌파한 최초의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기록됐다.

이 같은 공개 시험과 기록은 자동차의 기계적 신뢰성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던 시대에 롤스로이스의 기술력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당시 언론은 차량의 설계 수준을 높이 평가했고, 소유주들도 장거리 주행에서 확인한 내구성과 편안함을 찬사로 전했다.

프랑스에서 엔진 고장 없이 3만 마일, 약 4만8,280km를 주행한 한 소유주는 영국 잡지 ‘펀치’를 통해 차량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남겼다. 또 다른 소유주 W. H. 존슨은 ‘파이낸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완벽한 자동차를 경험했다는 취지의 찬사를 보냈다.



왕실과 문화계 인사들의 선택

실버 고스트는 재계와 정계, 문화계 인사들에게도 인기를 얻었다. 항공 선구자 토미 솝위드, 금융가 알프레드 드 로스차일드 남작, 작곡가 휴버트 패리 경, 윈스턴 처칠 경, 비행사이자 영화 제작자인 하워드 휴스 등이 대표적인 소유주로 알려졌다.

왕실의 신뢰도 이어졌다. 1911년 인도 정부는 조지 5세 국왕과 메리 왕비의 인도 방문 기념행사를 위해 의전용 란도렛 차체를 갖춘 실버 고스트 8대를 주문했다. 롤스로이스는 운전기사까지 제공하며 국가 행사에 필요한 신뢰성과 의전 역량을 뒷받침했다.

실버 고스트는 소유주들의 일상에서도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넬리 멜바 여사는 1911년 섀시 번호 1500 차량을 인도받아 영국과 프랑스, 호주 등지에서 이용했다. 호주의 찰스 H. 앵거스는 아내가 차 안에서 편안하게 잠들곤 했다며 자신의 차량에 ‘드리머(The Dreamer)’라는 이름을 붙였다.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환희의 여신상(Spirit of Ecstasy)과도 인연이 깊다. 볼리의 몬태규 경이 소유한 실버 고스트는 환희의 여신상을 장착한 최초의 자동차로 알려져 있다. 조각가 찰스 사이크스가 제작한 이 장식은 1911년 롤스로이스의 공식 마스코트로 도입됐다.



120년이 지나도 이어지는 유산

실버 고스트의 가치는 생산 종료 이후에도 인정받았다. 2013년에는 실버 고스트 47대가 1913년 알파인 트라이얼의 약 2,900km 주행 경로를 재현했다. 섀시 번호 1701과 당시 대회에 실제 참가했던 차량도 여정에 포함됐다.

2021년에는 섀시 번호 1701이 110년 전과 같이 변속기를 최고 단수에 고정한 채 런던-에든버러 구간을 완주했다. 한 세기가 지난 뒤에도 차량의 내구성과 엔지니어링 유산을 확인한 행사였다.

롤스로이스모터카 기업 관계 및 헤리티지 총괄 앤드류 볼은 실버 고스트가 정교함과 신뢰성, 탁월함에 대한 브랜드의 명성을 확립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차량을 경험한 사람들의 평가가 롤스로이스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였으며, 그 기준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버 고스트는 초기 자동차 산업에서 기술적 완성도와 내구성을 통해 고급차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러한 유산은 현재 영국 굿우드의 롤스로이스 본사에서 제작되는 차량에도 브랜드 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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