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좋은 기술, 좋은 제품만 있으면 알아서 알려지는 것 아닌가요?"
스타트업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다. 보도자료 하나 내면 기사가 게재되고, 기사가 게재되면 투자자와 소비자가 저절로 찾아올 거라 막연히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무엇을,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홍보할지 고민하지 않은 메시지는 쏟아지는 정보 속에 금세 묻히고 이내 사라진다. 신간<인생에 한 번은 홍보를 해라/북랩>는 바로 이 '알리는 일'에 대해 수십 년간 공공기관 현장에서 부딪히며 얻은 경험을 풀어낸 책이다.
저자인 이주연은 SBA(서울경제진흥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사내에 몇 안되는 여성 중역이다. 기업 지원, 창업 교육, 콘텐츠산업 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거쳤고, 교육지원팀장으로 예비·초기 창업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사내에 홍보팀을 직접 꾸려 홍보팀장을 맡았고, 현재는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직에서도 홍보의 외연을 넓히는 일을 하고 있다. SBA는 지원사업에 참여한 우수 기업들의 성과 홍보와 협업 기회를 늘리기 위해, ‘SBA 커뮤니케이션 클럽(컴:클)’을 결성했고,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서 첫 네트워킹 행사를 열며 기업 간 협업의 장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기관을 알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관이 지원하는 기업들까지 함께 알리는 역할로 홍보의 범위를 넓히려 한다.
기업을 지원하고 창업자를 보육하던 실무자가 '알리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조직 안에 홍보 기능을 하나씩 만들어 갔다. 이 책의 공감력은 이 지점에서 나온다.
이 책은 여느 홍보 이론서나 정보서처럼 체계나 과정 등을 앞세우지 않는다. 저자가 그동안 재직하며 직접 겪었던 이슈, 사건, 에피소드에 따라, 마치 에세이나 회고록처럼 담담하게, 솔직하게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힌다. 책 내 등장인물도 어느 회사/조직이든 만날 수 있는 동료 혹은 선후배다. 한 챕터씩 끊어 읽어도 무리가 없고, 중간중간 들어간 동료와의 대화체 구성은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현직 또는 예비 홍보 담당자/실무자가 참고할 만한 노하우와 정보가 대화 안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홍보 업무뿐 아니라 공기관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과정, 조직 내 새 기능을 구축하며 겪은 고민과 성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공기관 홍보는 일반 기업과 결이 다르다. 예산과 절차의 제약이 크고, 성과를 매출로 증명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시민과 기업에 정책과 사업을 제대로 알려야 하는 책임은 무겁다. 이런 조건 속에서 홍보 조직을 처음부터 세우고 키워낸 저자의 경험담은 공기관·공기업 홍보 관련 담당자에게 특히 실질적인 참고가 될 만하다.
물론 그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홍보할 메시지를 정리하고, 홍보할 대상을 정하고, 언론과 관계를 맺는 원리는 일반 기업이나 스타트업에도 그대로 통한다. 특히 별도 홍보 조직, 인력 없이 대표가 직접 회사를 알려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저자가 정부 지원사업 현장에서 만난 창업 기업들의 사례에서 얻을 것이 많을 듯하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책 제목 '인생에 한번은 홍보를 해라'가 말하듯, 자신의 일과 성과를 알리는 ‘PR’ 능력은 이제 직무와 상관없이 필요한 역량이 됐다.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 알아줄 거라는 기대보다, 스스로를 어떻게 설명하고 드러낼지 고민하는 편이 커리어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홍보 담당자가 아닌 일반 독자에게도 적용된다.
그래도 이 책이 가장 반가울 독자는 이제 막 홍보 업무를 맡았거나, 조직 안에 홍보 기능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이들이다. 홍보 업무의 출발선에 서 있다면, 그 길을 걸어온 선배의 기록은 무엇보다 든든한 안내서가 된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