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 내 내연기관차 및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닛산, 토요타, 혼다 등 주요 일본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 실적 악화에 대응해 조립 생산 체계를 슬림화하고, 중국 공장을 남미·동남아·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위한 전동화차 수출 허브로 재편하는 등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니케이가 보도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신차 시장은 경기 둔화와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 축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특히 중동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급등 영향으로 신에너지차를 제외한 가솔린·하이브리드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30% 이상, 2020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이에 따라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라인업 비중이 높은 일본 주요 브랜드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토요타의 중국 내 판매는 18% 감소한 66만 3,079대를 기록해 2020년 대비 23% 줄었으며, 혼다의 4월부터 9월까지 중국 판매량은 48% 감소한 16만 1,372대였다. 닛산의 중국 내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16만 3,192대로 과거 정점 대비 80% 하락한 수치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 내 급속한 전동화 흐름에 적기 대응하지 못하며 주도권을 BYD 등 중국 현지 브랜드에 내주었다. 혼다의 경우 4월부터 9월까지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62% 감소한 2,991대에 그쳤다. 그때문에 출시 예정이던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 GT'의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닛산이 2025년 4월 선보인 전용 세단 배터리 전기차 N7 역시 초기 흥행 이후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신차 공세에 밀려 4~9월 판매가 76% 급감했다.
이 같은 완성차 부진은 현지 공급망으로도 확산되어, 자동차 헤드램프 제조사인 코이토 제작소가 중국 자회사 해산 및 청산을 발표하는 등 일본계 부품 협력사들의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빌리티 글로벌은 2030년 중국 내 일본 완성차 4사의 합산 생산량이 2025년 대비 47% 감소한 약 160만 대 수준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시장 내 입지 축소에도 불구하고 토요타 17%, 혼다 18%, 닛산 21% 등의 글로벌 전체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이에 따라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사업장을 완전 철수하기보다, 첨단 전기화·지능화 기술을 흡수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차량을 보급하는 수출 허브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토요타는 중국 국영 합작 파트너인 광저우자동차그룹(GAC) 등과의 합작법인을 재편해 지능형 전기차 공동 개발 및 생산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닛산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픽업트럭을 멕시코로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동남아시아 및 중남미 지역으로 수출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마쓰다 역시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유럽, 호주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한편, 29일 발표된 일본 8개 주요 승용차 제조업체의 글로벌 총 생산은 중국 생산 감산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1164만 3,060대를 기록하며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 국내 생산은 2% 증가한 397만 1,154대를 기록한 반면, 중국을 포함한 해외 생산은 3% 감소한 767만 2,906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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