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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한국도 미국 브로드웨이처럼" 콜보드, 공연 데이터 공백 메운다

2026.10.30. 12:00:11
조회 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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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6년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한국 공연 시장은 티켓 판매 현황부터 채용 정보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데이터를 찾기가 쉽지 않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는 다르다. 작품별 하루 판매액과 객석 점유율, 평균 티켓 가격이 공개된다. 이 수치는 곧 시장의 신호로 작용해 제작사는 가격과 운영 방향을, 투자자는 투자 여부를 데이터로 판단할 수 있다.

김규린 콜보드 대표 / 출처=IT동아
김규린 콜보드 대표 / 출처=IT동아

주식회사 콜보드(Callboard)는 한국 공연 시장의 데이터 공백을 시스템으로 메우기 위해 나선다. 뉴욕에서 무대 감독과 프로듀서로 일하다 귀국한 김규린 콜보드 대표는 "한국에서 오디션 공고를 올리려면 여전히 온라인 카페에서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을 보고 'K-팝 선진국인데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한국 공연계 공개 지표 만든다

김규린 대표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10년 넘게 공연, 무대 디자인,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일했다.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후 뉴욕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연기에서 무대 감독, 무대 디자인으로 전공을 넓혔다. 현재 동국대 영상대학원에서 프로덕션 시스템 강의도 맡고 있다. 한국에는 프로덕션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드물다는 문제의식이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이어진 셈이다.

콜보드는 2025년 설립됐다. 사명은 극장 무대 뒤 게시판을 지칭하는 콜보드에서 따왔다. 공연 제작에 필요한 정보와 사람이 한곳에 모이는 중심이 되겠다는 뜻이다. 공연·영상 콘텐츠 창작자와 IP(지식재산권), 투자자를 연결하는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기획 개발 플랫폼을 표방한다.

콜보드 서비스의 중심은 공연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이다. 일별 티켓 판매액과 객석 점유율, 전주 대비 증감을 보여주는 브로드웨이 인덱스와 같은 지표를 국내 공연계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제작사의 출연료 지급 소요일, 표준계약서 적용 여부, 인증 제작사 비율, 제작사 등급(A~D)처럼 예술인이 계약 전에 확인할 정보를 더한다.

콜보드 서비스의 중심은 공연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이다 / 출처=콜보드
콜보드 서비스의 중심은 공연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이다 / 출처=콜보드

김규린 대표는 "예술인들은 숫자에 약한 경우가 많아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취업 플랫폼 사람인 수준을 구상했으나, 데이터가 쌓일수록 가치가 커진다는 판단에 구글처럼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넓혔다. 인터페이스는 금융 앱 토스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콜보드가 공연·문화예술 분야의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검색·조회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되겠다는 뜻이다.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김규린 대표는 "한국 공연 시장 구조상 데이터 공개는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직접 제작하는 공연의 데이터부터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데이터 수급은 외부 경로와 함께 공연법 개정 논의에 맞춘 문화체육관광부 연계 등도 검토하고 있다.

럭키티켓으로 상생 구조 준비

콜보드는 자사 플랫폼에 할인 티켓 서비스 '럭키티켓'도 선보일 예정이다. 뉴욕의 공식 당일 할인 티켓 부스 TKTS에서 착안했다. TKTS는 소극장 제작사들이 당일 또는 주간 잔여석을 올리면 관객은 더 저렴하게 관람하고, 제작사와 배우는 객석을 채울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콜보드 직원이 제작사마다 직접 연락해 잔여석을 확인해 럭키티켓으로 올리는 방식이라 어려움이 따른다. 김규린 대표는 "럭키티켓의 경우 수익 모델이라기보다 공연계가 함께 사는 상생의 구조를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콜보드는 한국 공연 한정으로 웹에서 먼저 플랫폼을 출시한다. 이후 이용자 피드백과 데이터를 확인한 뒤 완성도 있게 앱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결제 시스템은 구축도 마쳤다.

이용자 기반은 SNS로 먼저 실험했다. 콜보드는 올해 3월부터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공연계 채용, 브로드웨이 소식, 청년 문화예술 소식을 올려 누적 조회수 약 64만을 기록했다. 팔로워도 약 3만 4000명을 확보했다. 브로드웨이 제작 방식을 다룬 콜보드의 무료 특강에는 현직 종사자를 포함해 약 40명이 모였다. 김규린 대표는 이를 두고 "문화예술 소식과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귀신 세탁소부터 라쇼몽까지···차곡차곡 쌓는 IP

이외에 콜보드는 여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로우룸(RAW ROOM)'은 가공되지 않은 아이디어와 대본, 시놉시스가 모이는 창작자의 작업실이자 네트워킹 공간이다. 초기 단계의 IP가 자랄 토양을 제공한다. '핍룸(PEEP ROOM)'은 디벨롭을 마쳤거나 쇼케이스 단계에 이른 프로젝트를 제작사와 투자자 등 관계자가 살펴볼 수 있는 B2B 큐레이션 공간이다. 여기에 콘텐츠 제작 레이블 럭키참스(Lucky Charms)가 더해진다. 럭키참스는 영상 콘텐츠 '스테이지 메이트'와 '참스 토크'를 제작하고 실제 무대 공연 기획까지 맡는다. 플랫폼을 구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감각을 유지하고 증명하는 역할이다.

콜보드는 플랫폼과 함께 자체 IP 제작도 병행한다. 데이터가 쌓이기 전에 창작자 커뮤니티와 검증된 IP를 먼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규린 대표는 "콜보드는 현재 초기 베타 테스트와 핵심 IP 확보 단계에 있다. 처음에는 로우룸과 핍룸을 비롯한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완성해 내놓으려 했다. 그러나 플랫폼의 겉모습보다 핵심 창작자 커뮤니티와 검증된 IP 풀을 먼저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개발에 자본을 몰아 넣는 대신 오프라인 기획, IP 확보 등에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출판사 천개의바람으로부터 '귀신 세탁소' 판권을 확보했다. '귀신 세탁소'는 이민자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규린 대표는 "'귀신 세탁소'는 올해 초 나온 동화의 제목을 가져오되 내용은 새로 구성했다"며 "올해 11~12월 중 3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를 먼저 공개한 뒤 1시간 3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본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콜보드는 로우룸과 핍룹 등 여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출처=콜보드
콜보드는 로우룸과 핍룹 등 여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출처=콜보드

또 '가문남'은 김규린 대표의 경험에서 출발한 AI 기반 숏폼 웹드라마로, 인형 세계관을 빌려 블랙코미디로 풀었다. 10편 안팎으로 구성하며 이모티콘과 웹툰으로 확장한다. 이 밖에 여성 야구 다큐멘터리도 내년 9월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뉴욕 현지 창작진과 '라쇼몽: 더 뮤지컬(Rashomon: The Musical)' 리딩 공연을 위한 MOU도 맺었다. 김규린 대표는 "브로드웨이에서 라쇼몽의 리드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내년 한국 초연을 목표로 한다"면서 "라쇼몽은 같은 사건을 두고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한다는 이야기다. 선택이 삶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콜보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소규모 제작 지원을 받아 오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서울 홍대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자체 제작한 공연 '메이비 투모로우(MAYBE TOMORROW)'를 올린다. 이 공연은 ▲코지 홈 ▲헬로, 스트레인저 ▲디어 마이 뉴 챕터로 이어지는 무대에서 지나온 감정과 작별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여정을 담아낸다.

스케일업 프로그램 통해 사업 구조 다듬었다

김규린 대표는 창업 후 동국대 캠퍼스타운에서 제공하는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진단, 맞춤형 멘토링, 공간 지원 등을 받았다. 특히 김규린 대표는 "멘토링을 통해 사업을 '비즈니스 언어'로 설명하는 훈련을 했다"면서 "이번 스케일업 프로그램 참여 전에는 ‘IT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 예술 프로듀서'였는데 이제는 '수익 모델과 마일스톤을 가진 콘텐츠 스타트업 CEO'로 시야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동국대 캠퍼스타운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홍보·마케팅 협업을 시작하게 됐다. 콜보드 입장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규린 콜보드 대표가 과거 미국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 출처=콜보드
김규린 콜보드 대표가 과거 미국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 출처=콜보드

인터뷰 내내 김규린 대표는 '사람 이야기'를 강조했다. 그동안 김규린 대표가 기획·제작한 모든 작업의 중심에도 사람과 사랑이 있었다. 흩어진 의미 있는 순간을 하나의 선으로 잇는 ‘커넥팅 닷(CONNECTING DOT)이 그가 내세우는 철학이다. 콜보드도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무대 뒤에서 사라지는 소중한 기록을 데이터로 바꿔 보존하고 아카이빙해 다음 세대에 전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운 경험을 나누기 위해 만든 '기록'이자 산업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김규린 대표는 "누군가의 노래에 위로받았듯 우리 콘텐츠를 보고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며 좋은 이야기가 시스템의 부재로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콜보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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