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나 화려한 그래픽의 티셔츠가 봇물을 이루는 요즘이지만, 담백한 한글로 승부를 보는 곳이 있다. 바로 디자인 스튜디오 <덕화맨숀>이다. 지난해 ‘한글 티셔츠 프로젝트’를 시작해 MZ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낸 <덕화맨숀>의 최근 신규 제품을 출시해 이목을 끈다.
‘한글 티셔츠 프로젝트’란 말 그대로 한글로 장식된 티셔츠를 개발, 선보이는 작업이다. 다만 여느 한글 티셔츠와는 다르게 아카이빙의 성격이 짙다. 이유인즉 사라질 예정이거나 이미 사라진 을지로의 간판 속 한글을 티셔츠에 옮겨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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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최동준 대표는 어느 날 재개발을 이유로 3개월 내에 작업실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을지로 일대의 간판을 다시 보게 된다. 스스로 ‘촌스러운, 재미있는, 멋있는, 돈 안 되는,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는 최 대표가 이를 지나칠 리 없었고 결국 ‘을지로 시티커피’ ‘페인트 칠’ ‘을지 드라이크리닝’ 세 곳과 협업해 한글 티셔츠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최 대표는 “늘 한글 티셔츠는 왜 예쁘지 않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에 한글이 들어가도 촌스럽거나 뻔하지 않은 디자인을 고민했다”며 “앞으로 여러 디자인을 통해 누구나 한글 제품을 예쁘고 재미있게 느끼도록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의 바람 대로 <덕화맨숀>의 한글 티셔츠는 요즘 MZ사이에서 힙하고 멋스러운 인싸템으로 회자된다. 화이트, 블랙, 브라운의 심플한 티셔츠에 ‘쌀’ ‘칠’ ‘시티커피’ 등의 글자가 크고 작게 프린트 돼 있는 형태로, 한글이 하나의 디자인처럼 녹아 들어 감각적인 룩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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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수동 LCDC SEOUL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를 통해 선보인 신제품은 기존 한글티셔츠와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을 뽐낸다. 천안, 안성소방서, 현풍 분기점 등이 적힌 표지판 사진을 티셔츠에 적용한 ‘표표지판’을 비롯해 서울의 다양한 효과음을 그래픽으로 표현한 ‘이펙트 오브 써울’ 시리즈는 시선을 강탈할 만큼 강렬하고도 감각적이다. 일상적으로 지나쳤던 간판이나 한글이 얼마나 심미적이고 세련된 요소인지 새삼 깨닫게 될 것. 기존 한글티셔츠와 이번 신제품은 아이디어스와 덕화맨숀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오는 7월 말에는 무신사 입점을 앞두고 있다.
한편 디자인 스튜디오 <덕화맨숀>은 한글의 조형성을 탐구해 이를 일상 제품에 아름답게 적용시키는 작업을 계속해 왔으며 백미당 아이스크림 패키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포스터, 티웨이항공 달력 디자인 등 다양한 형태로 그 가치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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