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만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조합이 또 있을까. 이번에는 코로나로 그대로 날려버린 것 같은 2020년을 떠나보내며 쓸쓸한 마음을 달래줄 치킨과 맥주를 가져왔다. 물론, 평범한 치맥이 아니다. 군침이 절로 나오는 맛있는 냄새에 치킨을 시킨 줄 알았더니 막상 치킨은 없는 낚시(?) 장작.
이뿐만이 아니다. 게임기가 딸려오는 맥주 박스. 여기에 12가지 기능을 가진 맥가이버 펜에 과학이 이렇게 발전했구나 알 수 있는 사이보그 키트와 홀로그램 렌즈까지 준비해봤다.
참을 수 없는 치킨향의 유혹
KFC 치킨 장작
KFC에서 특별한 장작을 하나 선보였다. 잘못 읽은 게 아니다. 태우는 나무. 그 장작이 맞다. 왜 치킨집에서 장작을 출시하나 싶지만 이 장작을 태워보면 바로 KFC의 도전정신을 알 수 있다. 자고로 시각적 유혹은 참을 수 있어도 후각적 유혹은 참을 수 없는 법. KFC 장작은 흔한 나무 타는 냄새가 아닌 치킨을 시켜 먹지 않고는 못 배길 고소한 프라이드치킨 냄새를 폴폴 풍긴다.
11가지 양념을 섞은 이 치킨 장작은 실제 치킨을 튀길 때 나는 냄새보다 더 진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최대 3시간 동안 지속되며 100% 재활용 재료만 사용해 환경친화적이기까지 하다.
사실 KFC의 기행은 장작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는 담백하고 달달한 육즙의 맛이 절로 느껴지는 소고기 소스 향 캔, 그레이비를 출시한 바 있다. 캔들은 230개 한정 수량으로 선착순 응모를 통해 판매되었지만 이번 장작은 다행히 월마트 웹 스토어에서 아직 판매 중이다. 가격은 15.88달러 한 화로 약 1만 원대.
시원한 맥주를 품은 게임기
버드라이트 BL6
치킨이 나왔으니 당연히 맥주를 준비하는 게 인지상정. 그냥 평범한 맥주면 재미가 없으니 게임을 할 수 있는 거로 골라왔다. 술 게임이나 보드게임을 떠올렸다면 땡. 진짜 게임이다. 그것도 콘솔 게임. 세계적인 주류 기업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에서 버드라이트 맥주 콘솔 게임기를 선보였다.
콘솔 게임기를 6칸짜리 맥주 홀더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이 중 두 군데는 실제 맥주를 넣을 수 있으며 무려 쿨링 기능이 있어 맥주를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16GB의 메모리가 탑재됐고 철권7, 소울 칼리버 VI, R.B.I 베이스볼 20, 브로포스와 전용 게임인 플래시라이트 프리즈 태그, 식스 퍽. 총 6가지의 비디오 게임이 들어있다. 컨트롤러는 2개. 빌트인 프로젝터로 어디서든 게임이 가능하다.
게임기로서의 성능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에 비교도 안 될 수준이지만 맥주 한잔하며 가볍게 즐기기에는 딱 맞아 보인다. 다만, 아쉽게도 정식으로 출시하는 게임기는 아니라 ‘Shop Beer Gear’라는 사이트에서 온라인 경매로만 판매한다고.
없는 게 없는 맥가이버 만능 펜
12 in 1 툴 펜
펜은 몰라도 맥가이버 칼을 가지고 다니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맥가이버 칼이 있다면 여러 곤란한 상황을 타파할 수 있겠지만 맥가이버가 나타나야 하는 상황이 매일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황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 참 애매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맥가이버 ‘칼’이 아닌 ‘펜’을.
이제 누군가가 칼이 있냐고 물을 땐 이 펜을 건네주면 된다. 왜 펜을 주냐며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면 아직도 이걸 모르냐는 표정으로 한 번 쳐다봐준 뒤 펜을 열어 칼날을 꺼내 홀더에 고정시킨 뒤 다시 건네주자.
이 펜 안에 칼만 있었다면 맥가이버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칼도 긴 칼, 짧은 칼 두 가지나 들어있으며 십자드라이버, 일자 드라이버, 송곳, 톱, 핀셋, 파일, 포크, 스크래퍼, 전선 피복 벗기는 스트리퍼까지 야무지게 챙겨 넣었다. 그때그때 필요한 공구를 꺼내 홀더에 끼우고 홀더링으로 고정한 뒤 사용하면 된다.
워낙 내용물이 많아 잉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펜으로서의 성능은 그렇게 좋지 않은 셈. 그래도 검정색 펜 심을 10개나 동봉해 단점 커버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했다. 가격은 9,800원.
바퀴벌레를 내 맘대로 움직인다?
로보로치 번들
과학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상상만 하던 세계가 하나둘 현실화되고 있다. 사이보그도 예외는 아니다. 단, 영화 속에서 흔히 보던 기계 인간이 아닌 기계 벌레, 아니 기계 바퀴벌레라서 아주 많이 ‘극혐’일 수 있다.
로보로치 키트는 살아있는 바퀴벌레에 부착해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실험도구다. 바퀴벌레를 일단 얼음물에 담가 마취시킨 다음 기계 장치를 접착제를 이용해 블루투스 송신기를 등에 붙인다. 끔찍하게도 조종을 해야 하므로 더듬이와 흉부에 전극까지 연결해야 한다.
그런데 이 키트에는 가장 중요한 바퀴벌레가 없다. 제작사인 'backyardbrains'에서 바퀴벌레를 따로 구매해야 하거나, 주변에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를 직접 잡아야(으악..!) 한다.
그 많고 많은 벌레 중에 하필 바퀴벌레인가에 대해 제작사 측은 바퀴벌레가 구하기 쉽고 등판이 커 송신기를 부착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한다. 아무리 신경 연구와 관련된 시험 도구라지만 바퀴벌레를 이용한다는 것이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하지만 사실 바퀴벌레는 생명력이 강해 사람이 가기 힘든 오염 지대, 재난 현장을 거리낌 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 믿을 순 없지만, 세계 각국에서 바퀴벌레 사이보그를 열심히 연구 중이라고 한다. 가격은 159.99달러. 약 17만 5천 원.
영화 속 미래 사회가 현실로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2002년 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범죄를 예측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이 가동 중인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 있다. 바로 주인공 톰 크루즈가 공중에 영상을 띄워 마치 지휘자처럼 이리저리 손을 움직이며 치안 시스템을 조작하는 장면. 2054년, 과학의 발전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을 상상해 만든 영화지만 2020년 현재, 우리도 안경 하나로 잠시나마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톰 크루즈가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는 현실과 가상현실을 혼합시켜주는 고글이다. 가상현실을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VR과는 다르다. 실제 주변 공간을 스캔해 양쪽 눈을 기준으로 각각 2천 픽셀의 화면을 띄워주는데 신기하게도 공중에 나타난 그래픽들을 손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손에 이상한 장치를 들거나 끼울 필요도 없다.
이런 신기한 기술이 가능한 이유는 온갖 비싼 부품들을 그냥 다 갖다 넣었기 때문. 안 봐도 뻔하지만, 가격은 500만 원대으로 꽤나 비싸다. 그래도 시중에서 누구나 살 수 있도록 정식 출시된 제품이니 최첨단 기술이 궁금한 사람은 가슴으로 품지 말고 지갑을 열어보자.
기획, 편집 / 조은혜 joeun@danawa.com
글 / 양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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