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최신 코팅 기술을 적용한 보온 텀블러라 한들 1년만 지나면 기능이 형편없게 떨어진다. 이 스마트한 세상에 음료 뜨끈하게 보전하는 게 이리 힘든 일이란 말인가. 오늘 갖환장(갖고 싶어 환장하는 장바구니)에서 소개할 첫 제품은 스마트 컵 받침이다. 이 녀석 위에 커피든, 두유든, 컵볶이든 올려놓기만 하면 따뜻함이 내내 유지된다. 게다가 가격도 스타벅스 텀블러보다 싸다!
이외에도 오늘 장바구니엔 하나의 통에 욕실용품을 다 옮겨 담을 수 있는 올인원 디스펜서, 어린이의 상상력을 수직 상승시킬 장난감 라인 러너,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 스톤아일랜드의 역작(?)인 열 변색 니트, 트레드밀과 자전거를 합친 로피핏이 있다. 당신의 무릎을 탁! 치게 될 흥미로운 아이템 5종, 자세히 확인해볼까?
커피는 따뜻해야 제맛이지
스마트 컵 받침
아무리 따뜻한 커피라도 20분 정도면 식기 마련. 이게 싫어서 따뜻한 원두커피 온도를 유지해 주는 커피 메이커를 사버렸다. 배송된 날, 기쁜 맘으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이후 6개월간 구석에 처박아 두었더니 먼지가 두둑하게 쌓였다. 매번 커피 가루를 넣어 끓이려니 귀찮더라고. 커피뿐 아니라 다른 음료도 즐겨 마시는 나 자신을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였는데, 왜… 그렇게 당근마켓에 팔아 버렸다는 슬픈 전설. 그리고 이날 커피 메이커보다 저렴하지만, 내 고민을 해결해 줄 똘똘한 아이를 발견했다. 이름하여 스마트 컵 받침!
코스터에 보온 기능을 추가한 이 스마트 컵 받침은 곁가지는 다 떼버린, 가볍고 귀여운 제품이다. 전원을 연결하면 10초 만에 컵 받침에서 열이 나고, 올려둔 음료를 일정한 온도로 가열해 준다. 덕분에 어떤 음료든 따뜻하게 마실 수 있다. 55도, 65도, 75도로 3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며, 디스플레이로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틱 컵, 도자기 컵, 유리, 아기 젖병 등 평평한 바닥 면만 있다면 어떤 컵이든 사용 가능하다. 또한 최대 8시간의 자동 전원 차단 기능으로, 실수로 켜놓고 자버려도 안심. 사무실에서 몰래 어묵 국물이나 컵 떡볶이 먹으면 눈물 나게 맛있겠네(냄새는 못 숨기겠지만). 파스텔톤 컬러가 돋보이는 스마트 컵 받침의 가격은 약 1만 5,000원.
샴푸, 린스, 바디워시, 로션을 한 통에
여행용 올인원 디스펜서
코로나 시국인 탓에 뷰티 업계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다. 흥미롭게도 니치 향수 쪽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단다. 마스크 때문에 화장품도 옷도 못 사는데 향으로 자기표현 욕구를 높인다나. 나 또한 평소 쓰던 것보다 5배는 비싼 니치한 향의 보디워시, 샴푸 등 스파 제품을 사 모았는데, 이들의 베이스 노트 향은 ‘자본주의’... 요것들을 쓰고 있자니 돈이 참 좋은 거구나, 이 맛이라면 내 하루에 12번도 더 씻을 수 있겠다 싶었다. 더 이상 3성급 호텔의 싸구려 어메니티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린 것은 안타깝지만.
조금 귀찮은 일은 헬스장이나 사우나 등 ‘집 밖 샤워'를 할 때 생긴다. 한두 번 짜면 끝일 놈들을 굳이 굳이 제품 통째로 짊어지고 가야 했다. 완벽한 샤워 한 번을 위해! 아무리 생각해도 매우 가성비 떨어지는 일이다. 지퍼백에 싸갈까? 공병에 찾아 넣을까? 그러다 이 제품을 발견했다. 새로운 대안, 여행용 올인원 디스펜서다. 가분수 텀블러처럼 보이는 이 제품은 내부에 40ml 투명한 용기 4개가 들어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4개의 통에 원하는 액체류를 넣고, 이들을 텀블러 안에 쏙 넣는다. 사용할 때는 원하는 방향으로 입구를 돌려 짜면 된다.
텀블러 겉면은 내부 용기가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내용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제품에는 각 통에 붙일 수 있는 네임 라벨이 동봉되어 있다. 샴푸, 린스, 보디워시, 트리트먼트, 토너, 보디로션, 보디 미스트, 필링 젤… 넣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닌 탓에 두 통 사버렸다. 다 들고 가려면 두 손 가득 부담스러운데 이젠 통 두 개면 끝이라니, 야호! 기내 수화물 규정에 맞게 제작되어 기내 반입도 되는 친절한 제품이다. 그 언젠가 비행기 타는 때를 위해 미리 구매해보자. 가격은 3,300원.
줄만 그으면 유럽 횡단도 가능
라인 러너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 각종 희한한 지식을 한데 모아 소개하던 프로그램 <스펀지>가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그때 인상 깊던 내용 중 하나는 ‘애집개미(불개미)는 볼펜의 선을 따라간다’였다. 페로몬으로 길을 인지하는 애집개미가 볼펜 잉크의 휘발 성분을 페로몬으로 인식해 그 선만을 따라간다는 원리였다. 개미를 중심으로 동그란 선을 그리는 추가 실험을 했는데, 개미 주변에 결계를 친 듯 선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라인 러너는 그 장면을 기가 막히게 옮긴 장난감이다. 불개미 대신 앙증맞은 캐릭터라서 다행이다. 동봉된 마카로 선을 쭉 그려 놓으면 장난감이 내장된 센서를 통해 그 선을 인지하고 따라간다. S자 곡선도, 끝없는 서킷도 쉬지 않고 달린다. 이때 장난감의 눈에서는 불빛이 나오고 등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소리도 난다(...)
다만 살아 움직이는 개미와는 달리 충전을 해야 하는데, USB 케이블로 충전하거나 AA 건전지를 넣어야 한다. 소리도 나고 불빛도 나는 장난감의 기능은 아이의 감각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라인을 스스로 그리며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돼지뿐 아니라 공룡, 로봇, 탱크, 드릴링 머신, 굴착기 등 다양한 옵션이 있는 라인 러너의 가격은 1만 7,000원.
염색에 진심인 스톤 아일랜드의 역작
열 변색 니트
무게 잡는 형님들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브랜드 스톤 아일랜드. '여기 옷은 팔의 로고 패치, 흰색, 검은색 티가 전부 아니었나?'라고 생각하면 오산. 여태 무려 6만여 가지의 염색 공법을 개발했을 정도로 고퀄리티 염색 기술을 보유한 브랜드로, 그들이 도전한 실험적인 염색들만 봐도 염색에 매우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카멜레온처럼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열 변색 니트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색이 휙휙 바뀌는 열 변색 니트는 어떤 원리일까. 제품의 내부는 순모이지만 외부의 소재는 특허받은 열 변색성 염료와 일반 염료를 섞어 만든 감열실을 사용했다. 이 원사는 열에 따라 투명해지는데, 이때 일반적인 염료의 색이 드러난다. 감열실을 사용해 옐로-오렌지, 에메랄드 그린-카키, 아이보리-그레이 등 총 세 종류를 냈다.
열 변색 니트는 외부 활동 시 기온 변화를 체크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마치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에 체온이 감지되듯 말이다. 자체 검사 키트 못지않네? 니트는 S에서 XXXL까지 여러 사이즈 옵션이 있다. 가격은 32만 8,000원.
야외에서 타는 트레드밀...?
로피핏
헬스장 워밍업으로 훌륭한 트레드밀을 꺼리게 되는 이유는 ‘지겨움’이다. 지겹다는 말도 아주 얌전하게 포장한 거다. 애초에 트레드밀의 시초는 19세기 영국 죄수들의 형벌 도구였으니. 물론 지금은 인권 침해의 이유로 없어졌다. 단순 반복의 고통을 고문으로 사용한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고통스러운 트레드밀이지만 바깥 풍경이 움직인다면 즐겁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작자 '브루인 버지미스터'가 트레드밀을 자전거에 갖다 붙인 제품을 내놨다. 페달마저 뗀 자전거 로피핏이 바로 그것. 페달이 아닌 바퀴 사이의 검은 띠를 밟아 걸으면 전동기가 작동해 앞으로 나간다. 3단 기어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25km로 이는 일반 자전거와 비슷한 빠르기다.
제동 방식은 일반 자전거와 같다. 손잡이 부분의 핸들 브레이크를 당기면 전동기 작동이 멈추면서 자전거 또한 급제동하게 된다. 물론 발판 위에서 내려와도 자전거를 멈출 수 있다. 전동기는 4시간 완충으로 최고 55km를 이동할 수 있다. 빠른 속도도 장점이지만, 주위에서 보내는 관심이 아주 달달할지도. 가격은 씁쓸하게도 한화로 약 322만 원.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박상예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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