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넓은 것을 참 좋아한다. 돈을 많이 벌면 자연히 집 크기가 커지고,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면 작은 책상이었던 내 자리가 소파까지 구비한 방으로 바뀐다. 침대도 클수록 편하고, 천장도 높은 게 무조건 좋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걸 다 크고 넓게 쓸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이번 주 갖환장은 공간 활용 특집이다. 그냥 책장인 줄 알았는데 테이블에 의자까지 나오고, 요즘 같은 코시국에 우리 집을 완벽한 사무실로 탈바꿈해 줄 히든 공간에, 소파가 2층 침대가 되는 마법까지. 공간 활용의 기막힌 솔루션들을 다채롭게 살펴볼 기회다.
우리집 거실이 게스트하우스가 된다
DOC sofa bunk bed
자취 좀 해봤다 싶으면 한 번쯤 구매욕 뿜뿜하는 투인원 가구, 바로 소파베드다. 평소에는 소파로 활용하다 폴딩 돼있는 시트를 펼쳐 침대로도 쓰는 대표적인 1인 가구를 위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이나 소재도 다양하고, 소파 크기가 커질수록 침대도 꽤 넓게 사용할 수 있어서 손님이 자주 오는 좁은 집에서는 사실상 필수템이다.
DOC sofa bunk bed도 평소에는 소파, 필요할 때는 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침대로 되는 과정이 조금 특이하다. 평소에 앉는 소파 시트는 그대로 두고, 시트를 받쳐주는 패브릭 프레임이 위로 올라가면서 매트리스가 된다. 그리고 매트리스 한편에 고이 접혀 있던 프레임을 펼치면 사다리가 내려온다. 흔한 소파가 놀랍게도 뚝딱 2층 침대로 변신한 셈이다. 사진으로 보면 게스트하우스 못지않은 훌륭한 잠자리다.
DOC sofa bunk bed는 단순히 제품의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소재나 무늬, 프레임의 종류까지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때문에 무조건 주문 제작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소재나 구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나만의 홈카페를 실현한다
CARAMELLA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면 출근하느라 하지 못했던 티타임을 종종 가지곤 한다. 선물 받은 커피 머신으로 갓 뽑은 커피와 따뜻하게 구운 빵 한 조각이면, 남부럽지 않은 한 끼 완성이다. 하지만 식탁에서 먹기엔 왠지 멋없고, 소파에 앉기엔 다과를 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 이럴 때 멋스러운 테이블과 의자만 있으면 카페 부럽지 않을 텐데, 아쉽게도 이를 놓기에도 공간이 영 빠듯하다.
CARAMELLA는 홈카페를 위한 테이블과 의자를 제공하면서,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소파를 겸하고 있다. 물론 요즘에는 이렇게 소파와 테이블을 붙여 가구를 배치함으로써 공간을 보다 넓게 활용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하지만 CARAMELLA는 소파와 테이블이 같은 프레임을 공유하고 있어 깔끔함이 배가 된다. 테이블 아래에는 책이나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고, 한쪽 측면은 협탁처럼 장식품을 올려둘 수도 있으니 활용도도 높다.
소파의 크기는 사용 인원과 패턴에 따라 좁은 2인용부터 넓은 4인용까지 제공된다. 소파의 소재, 패브릭 및 프레임 색상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종류도 다양하다. 가격은 32만 6,000엔부터 시작. 참고로 부가세는 별도다.
프리랜서, 재택근무자를 위한 공간
Pocket Office
개인적으로 집에서 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과 사생활이 완벽히 분리되지 않아 퇴근 후에도 퇴근한 것 같지 않은 느낌 때문이다. 하지만 Pocket Office만 있으면 이런 걱정은 1도 없겠다. 평소처럼 생활하다 업무 시간이 되면 장식장 뒤, 벽 사이에 나만의 사무실이 숨겨져 있어서다. 원한다면 언제든 사무실을 열고 닫을 수 있다.
뭐, 이미 이렇게 장식장 사이를 사무실로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Pocket Offices는 버튼 한 번으로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가구 이동이 자유롭다는 게 핵심이다. 테이블이나 의자를 보관할 공간도 있고, 컨트롤도 쉬우니 이토록 완벽한 ‘포켓’ 사무실이 또 있을까.
Pocket Office는 어설픈 공간 활용이 아니라 꺌끔하고 번거로움 없이 공간을 100%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대신 설치 가능한 공간의 넓이가 있으니 미리 살펴볼 것. 가격은 장식장과 사무실을 구성하는 벽까지 전체적인 시공을 원한다면 3,450달러, 기존 벽을 두고 장식장을 추가로 시공하는 방식을 원한다면 2,640달러다.
트랜스포머도 울고 갈 책장
ORLA REYNOLDS BOOKCASE
ORLA REYNOLDS BOOKCASE를 처음 보면 그저 평범한 책장에 불과하다.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면 책장 프레임이 알록달록해서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선호할만한 디자인이라는 점? 그런데 반전이 어마어마하다. 프레임을 자세히 보면 흰색 프레임이 색깔이 있는 프레임을 감싸고 있는 형상인데, 이 색깔 프레임을 살짝 빼내면 놀랍게도 테이블과 의자가 나온다. 솔직히 내 기준 공간 활용 탑 오브 탑이다.
왼쪽에 큰 보라색 프레임 2개는 테이블, 그 주변에 작은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프레임은 의자다. 책장 프레임으로 착각할 만큼 아주 얇은 테이블과 의자인데, 빼놓고 보니 세상 튼튼해 보이는 게 두 번째 반전이다. 모듈형 책장이라서 배치도 자유롭다. 따로 둘 수도, 한 번에 둘 수도, 낮고 길게 둘 수도 있는 것이다.
서재는 물론 주방에서도 활용 가능하고, 어디에나 두어도 괜찮아 보인다. 꼭 책장이 아니더라도 멀티 수납장으로도 손색없을 베이직한 크기도 굿이다. 가격은 2,451달러. 책장을 이렇게 비싸게 주고 사야 하나 싶지만, 공간을 보다 넓게 사용하고자 한다면 확실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낮에는 키즈카페, 밤에는 침실
Tuckin~loft bed
흔히 그런 말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인테리어는 포기해야 한다고. 슬픈 얘기지만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고수하던 사람도 자녀가 생기면 별 수 없다며 잠시 휴업(?) 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맞는 말도 아니다!
Tuckin~loft bed는 혼자 잘 수 있는 어린이부터 사용 가능한 로프트 침대다. 평소에는 잘 짜인 붙박이장처럼 책도 놓고, 장난감도 놓고, 책상도 둘 수 있지만 밤에는 문 하나만 열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멋진 침대로 변신한다. 떨어지지 않도록 침대 가드도 꽤 높게 설치돼 있어 안심이다.
침대 아래 공간은 마치 벙커처럼 연출할 수 있어 친구들이 와도 인기 만점이다. 평소에는 문을 닫아 뒀다가 한창 놀고 있을 때 문득 침대 문을 열어주면 자녀도 나도 인싸 등극이다. 가격은 5,600달러부터 시작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김겨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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