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전염병이 종식되길 바랐지만, 우리는 결국 공존을 택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택이긴 하나, 어쨌든 무너진 일상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체감할 수 있는 당장의 변화는 일터의 변화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극심할 때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집에서 업무를 봤다. 지금까지 재택근무를 이어왔다면 이제 원하든 원치 않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갈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 갖환장은 오피스 특집이다. 집에서보다 더 오랜 시간을 일하는 데 보내는 모든 직장인들을 위한 아이템들로 준비했다. 키보드에 커피 쏟은 게 한두 번이 아니라면, 누군가 간혹 내 모니터를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메모할 게 넘쳐나는 신입사원이라면 모두 이 제품들에 집중해 보자.
봐야 할 건 많고, 모니터는 작다
TRIO
스마트폰 화면 작은 건 참아도 모니터 화면 작은 건 못 참는다. 사무실에서 쓰는 PC는 이미 듀얼 모니터인데, 여기에 노트북까지 같이 쓴 지 오래. 아예 가로로 긴 커브드 모니터를 가져다 놓은 사람도 봤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들고 다니기 편하라고 노트북 화면까지 확장하고 나섰다. 노트북과 같은 브랜드의 태블릿을 세컨드 모니터로 활용하는 게 요즘 기본 셋업이다.
이렇게 노트북 화면을 넓게 쓰고 싶지만 태블릿까진 필요 없는 유저들에게는 TRIO를 추천하고 싶다. 랩톱 하나에 보조 모니터를 최대 2개를 더 연결해 트리플 모니터 환경을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노트북 상판에 TRIO를 장착하고 스크린을 양쪽으로 펼치기만 하면 된다. 화면 크기가 순식간에 3배가 되니, 업무 효율도 크게 늘릴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각각의 모니터가 랩톱에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점. 애초에 TRIO가 노트북 상판에 물리적으로만 장착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별도의 전원 공급이 필요하다. 노트북 양쪽에 USB 포트가 없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으니 참고하자.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화면 크기에 따라, 보조 모니터 개수가 1개냐 2개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가격은 13~14인치 노트북, 보조 모니터 2개를 기준으로 539.99달러다.
오늘도 커피를 쏟으셨다고요?
MIGHTY MUG SOLO
오늘따라 지하철이 딱딱 시간 맞춰 오더니 평소보다 15분이나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여유롭게 모닝커피 한잔 내리고 일과를 시작하려는데, 일이 터졌다. 자리에 앉으면서 텀블러 한 귀퉁이를 살짝 친 것이다. 책상과 바닥을 한껏 적신,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커피와 바닥에 나뒹구는 산 지 얼마 안 된 텀블러, 그리고 키스킨도 안 씌운 비싼 키보드까지.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오늘 하루를 망쳤다 싶다.
이런 일은 아무리 조심해도 예방하기 어렵다. 피해 정도를 일부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기분 망치는 건 똑같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MIGHTY MUG SOLO를 하나 장만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생긴 건 평범한 텀블러인데 바닥에 놓기만 하면 손으로 밀어도, 공으로 쳐도 좀처럼 넘어지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무게가 엄청 무거운 것도 아니고 바닥에 접착되는 것도 아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MIGHTY MUG SOLO는 진가를 발휘한다.
남다른 기술력으로 비슷한 콘셉트의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된 MIGHTY MUG 시리즈. 색상이나 소재, 크기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다. 오늘 소개한 MIGHTY MUG SOLO의 가격은 355ml 기준 20달러. 넘어지지 않는 것도 기발한데,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가방에 넣고 다녀도 새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만 볼 수 있는 메모들
Slope
지금은 눈 감고도 하는 업무가 처음 접할 때는 뭐가 그리 복잡한지, 꼭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해야 할 일을 잊는다거나 일부 과정을 누락한다거나 하물며 액세스 로그인 정보를 기록해두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업무 실수도 일삼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은 내가 내 머리를 너무 믿어서 생긴 실수들인데, 그때는 메모장 하나도 제대로 없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Slope는 세상 모든 직장인들 자리에 하나씩 놔줘야 된다고 본다. 나 같은 신입사원뿐 아니라, 일이 너무 많아 까먹는 게 일상인 우리 선배님들에게도 필수품이다. Slopes는 ‘개인용 화이트보드’ 정도로 정의 내릴 수 있는데, 디자인이 꽤 깔끔하고 모니터 받침대에 가볍게 넣어두기 좋다.
아이디어를 가볍게 메모하고 지울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기에도 유용해 보인다. 전용 마카와 지우개는 본체에 마그네틱으로 가볍게 붙였다 뗄 수 있어 간편하다. 색상은 기본 화이트부터 블루 스틸, 슬레이트, 허니콤 총 4가지로 제공되며, 가격은 화이트 59달러, 나머지 색상은 69달러다.
내 모니터 좀 훔쳐보지 마!
MAXI VIEW COMPUTER PRIVACY MIRROR
하루 종일 업무를 보다 보면, 가끔 업무를 가장한 개인적 용무를 할 때가 있다. 대놓고 게임을 한다거나 유튜브를 보는 건 아니다. 다만 뉴스를 검색한다거나 업무 외의 용건으로 메신저를 한다거나 하는 등의 소박한(?) 일탈은 어느 회사에서든 용인되는 법이다. 그래도 이런 일탈을 상사 앞에서 대놓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컴퓨터에도 백미러가 필요하다.
MAXI VIEW COMPUTER PRIVACY MIRROR는 모니터에 붙이는 백미러다. 모니터 뒷면에 장착해 누군가 내 모니터를 보지 않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꿀템이다. 탁상용 거울은 놓는 각도에 따라 뒤에 누가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는데, MAXI VIEW COMPUTER PRIVACY MIRROR는 모니터 바로 옆에 위치해서 나름의 프라이버시를 지켜낼 수 있다.
모니터에 완벽히 붙이더라도 유연하게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 비록 거울에 불과하지만 1년의 보증 기간까지 제공되며, 가격은 15.99달러다. 모니터 위쪽이 아니라 양쪽에 붙여주면 사이드미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창피함은 잠깐, 개운함은 하루 종일~
OSTRICH Original Napping Pillow
점심시간에 가볍게 식사하고 자리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거나 함께 식사하기 싫은 누군가가 있다면 이토록 좋은 핑계도 없다. 하지만 회사에서 잠 좀 자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앉아 있을 때는 참 편한데, 자려고 하면 내 자리만큼 불편한 곳이 없다는 것. 맘 편히 의자를 쫙 젖히고 잠들자니 내 얼굴이 적나라하게 노출돼 부끄럽고, 엎드려서 잠들자니 불편하고 메이크업이 지워질 것 같다.
OSTRICH Original Napping Pillow는 말 그대로 낮잠 잘 때 쓰기 좋은 필로우다. 얼굴에 뒤집어쓰고 고개가 젖혀지는 방향에 내 몸을 맡기면 끝이다. 코와 입이 노출돼 있어 숨 쉬는 데 전혀 지장이 없고, 잘 때 내 얼굴이 웬만큼 가려지니 민망함도 적다. 양쪽에 나 있는 또 다른 구멍에 양손을 집어넣으면 엎드려서 자기에도 제격.
비행기에서도 이제 목베개가 아닌 OSTRICH Original Napping Pillow만 있으면 된다. 노메이크업이라도 자신 있게 다닐 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어디서나 쓰고 다니기엔 조금 민망할 수 있는 비주얼이라, 정말 낮잠 잘 때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은 99달러.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김겨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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