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하다 보면 혼자 있어서 불편한 상황들이 왕왕 생긴다. 누군가 곁에 있었다면 쉽게, 좀 더 편하게 해결했을 테지만 혼자이기에 시간과 노동을 좀 더 들여야 하는 귀찮고도 난감한 상황. 이번 주 갖환장은 자취생이라면 한 번쯤 맞닥뜨려봤을 이런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일 아이템들로 준비해 봤다.
자취생의 수고로움을 덜어줄 파스 붙이기 세트, 벌레 사냥꾼이 될 수 있는 소금총, 나 대신 변기 청소를 대신해 주는 고마운 로봇 청소기, 집안을 초록초록하게 만드는 우산꽂이와 공기청정기까지. 한 자취한다는 N년차 자취생들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재미난 아이디어 상품들을 소개한다.
등에 파스 어떻게 붙이세요?
혼자서 파스 세트
외로움은 정말 별것 아닌 순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자취 첫날, 힘들게 짐을 옮기고 무거운 가구를 배치하고 나니 허리가 아플 터. 약국에서 파스를 하나 사고 욱신거리는 허리에 붙이려는 그 순간. 기이하게 몸을 꿈틀거리며 파스를 원하는 위치에 붙이려는 자신을 마주하니 그렇게 처량할 수 없다.
그러나 '혼자서 파스'를 사용하면 외로움은 한순간이다. 어깨, 등, 허리 등 손이 닿지 않는 곳도 아주 간편하게 파스를 붙일 수 있다. 파스판 효자손인 셈. 커버 안에 반쯤 뜯어낸 파스를 끼우고 다시 커버를 덮은 뒤, 남은 겉지를 완전히 제거한다. 그다음 원하는 부위에 대고 쓰윽 밀어 올려주면 파스가 깔끔하게 부착된다.
젤로 된 파스도 문제없다. 젤 파스 전용이 따로 있기 때문. 실리콘 고무 헤드에 젤을 바르고 파스가 필요한 부분에 문질러주기만 하면 된다. 파스뿐 아니라 보디로션 등을 바를 때도 사용할 수 있다. 효자손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은 편. 가격은 각각 1만 원대, 세트로 3만 원대다.
목표물을 포착했다!
버그 어 솔트
벌레를 극혐하는 사람은 벌레 퇴치에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이제 소리를 지르고 벌레를 손가락질해도 그 벌레를 대신 잡아줄 사람은 집안 어디에도 없다. 벌레를 죽일 용기가 아직 부족하다면 일단 쫓아내기부터 하자. 적어도 날아다니는 벌레를 창문 밖으로 내쫓을 순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버그 어 솔트(BUG-A-SALT)는 원거리형 벌레 퇴치 총이다. 총알은 소금. 소금을 가득 장전해 방아쇠를 당기면 스프레이 형식으로 소금이 촤르륵 뿜어져 나오면서 벌레를 약 60cm 정도 후퇴시킨다. 핀 포인트로 목표물을 맞추는 레이저 키트(별매)나 제조사에서 직접 만든 전용 소금 탄약(별매)으로 장비의 명중률과 파괴력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한 번 쏠 때마다 바닥에 떨어지는 소금 알갱이들을 본인이 직접 치워야 한다는 건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벌레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큰 가산점을 주고 싶다. 가격은 49.95달러, 한화로 약 6만 원대.
화장실 청소가 이렇게 쉬웠다니!
스핀X
집안 청소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화장실 청소. 그중에서도 또 세균이 가득한 변기 청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안쪽까지 빈틈 없이 솔질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스핀X(spinX)는 이 솔질을 대신해 주는 변기 전용 로봇청소기다.
스핀X(spinX)는 변기 청소를 90초 만에 끝낼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커버에 숨겨 둔 솔이 튀어나와 세정제를 뿌리며 변기 구석구석을 빈틈 없이 닦아준다. 이와 동시에 시트 쪽에서도 물이 분사되는데, 우리가 앉아야 하는 부분인 만큼 바람이 나오는 에어 홀로 건조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한다.
탈착형 배터리로 별도 충전이 필요하며, 완충 시 약 30회 청소가 가능하다. 세정제는 액체, 고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설치를 하려면 비데는 포기해야 한다. 가격은 350달러, 한화로 약 42만 원대.
버리지 마세요, 식물에 양보하세요
우산 꽂이 화분
비 오는 날, 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활짝 펼쳐서 자연 건조하는 게 정석이지만, 좁은 자취방에 우산 펼칠 공간 따위 없다면 우산꽂이로 깔끔하게 빗물을 받아내는 방법이 있다. 무슨 가게도 아니고 안 그래도 좁은 자취방에 여름에만 쓰는 우산꽂이를 굳이 둘 필요가 있냐고? 그럼, 생각을 바꿔 우산을 꽂아도 되는 화분을 하나 사는 걸로 하자.
우산꽂이 화분은 발판이 화분이다. 우산에서 떨어지는 빗물로 물을 주는 원리로 최소 비가 많이 오는 여름만큼은 물을 따로 신경 써서 주지 않아도 되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다만, 화분의 깊이가 깊지 않아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식물은 키울 수가 없다.
본체는 멜라민 코팅 처리된 스틸로 제작했고 화분을 받치는 트레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다. 긴 우산도 접는 우산도 모두 수납 가능. 가격은 148파운드, 한화로 약 24만 원대다. 이렇게 비싼 건 디자이너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환경을 사랑한다면
브리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 공격에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까지 늘어나면서,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 직전까지 신분 상승을 했다. 특히나 여러 가지 이유로 원활한 환기를 할 수 없는 자취방은 작은 공기청정기라도 하나 놓아두어야 한다.
브리브(Briiv)는 디자인만 봐도 알 수 있듯 굉장히 친환경을 추구한 공기청정기다. 90% 이상 재생 가능한 천연 재료를 사용했고 플라스틱 또한 코끼리 풀에서 추출한 식물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활용했다. 필터는 이끼와 코코넛, 누에고치 실크 등으로 구성돼 일반 공기청정기보다 재활용력이 뛰어나다.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능력도 출중하다. 브리브 1개로 중급 관엽 식물 3,043개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정화 범위는 1시간에 36m²다. 가격은 299 파운드, 한화로 약 48만 원대다. 이 정도 가격이면 30평대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