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인간에겐 여러모로 다양한 편리함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이 음성 인식 기술. 이제 우리는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집 안의 조명을 켜고 끄거나, 운전 중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변경하고, 에어컨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서는 이 기술의 적용 범위가 아주 넓어진 점에 주목할 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갖환장은 음성 인식 특집, 아니 별게 다 음성 인식 특집으로 구성해 봤다. 이른바 ‘별다음’ 아이템이다. 그동안의 음성 인식 기술이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만한 공간과 디바이스에서 사용돼 왔다면, 오늘은 조금 독특한 곳에 음성 인식이 적용된 아이템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제 음성으로 타이핑하는 시대
스마트 스피치 마우스
PC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PC를 구동하는 본체 외에도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가 하나의 세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불변의 구성 요소를 위협할 만한 제품이 등장했다. 스마트 스피치 마우스라는 이름의 음성 인식 기술이 적용된 마우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름이 알려주듯 이 마우스의 특징은 내 스피치를 인식해 타이핑을 돕는다.
타이핑 속도는 당연히 빠른 게 좋다. 내가 일상에서 말하는 속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타이핑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음성 인식 좀 활용해 봤다 하는 사람들 대부분 느릿느릿, 또박또박이 습관화돼있다. 이 정도 인식률이라면 차라리 키보드가 낫다. 그러나 스마트 스피치 마우스의 음성 인식 정확도는 98%, 분당 음성 타자 수는 약 400자라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긴 문장을 타이핑하는 능력이 탁월해서 빠른 타이핑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추가로 스마트 스피치 마우스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타자 모드, 번역 모드 등을 선택해 음성 인식을 활용할 수 있고, 이미지에서 텍스트 추출할 수도 있다. 아쉬운 점은 마우스를 사용하면서 음성 인식을 활용하려면 마이크를 손바닥으로 가리게 되고, 디자인이 조금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점.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를 지원하며, 가격은 68,000원이다.
학원 안 가도 피아노 배울 수 있어요
Roland GO:PIANO
어릴 때는 피아노 학원을 가는 게 그렇게 싫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도 학원을 다니는 것부터가 어렵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피아노도 독학이 가능하게끔 다양한 워크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피아노 자체적으로 독학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Roland GO:PIANO 얘기다.
Roland GO:PIANO는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면 앱 내에서 여러 난이도의 피아노 레슨을 제공한다. 제품에 내장된 스피커로 음원을 송출해 레슨을 받을 수 있으며, 연습이 필요한 특정 트랙을 반복 재생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디지털 피아노이기 때문에 당연히 헤드폰도 지원한다. 늦은 밤 연습도 가능하다는 말씀!
레슨 진행부터 트랙 재생, 여러 사운드 옵션 설정 등 피아노 내 모든 컨트롤은 음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앱으로 작동하는 추가 설정 역시 음성 인식을 지원, 피아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61키 기준 가격은 349.99달러(약 419,000원)이며, 88키 기준 가격은 399.99달러(약 479,000원)다.
같이 읽는 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네이버 클로바 램프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모르는 단어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 옆에 친구라도 있으면 바로 물어보기라도 할 텐데, 매번 사전을 찾는 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다. 특히 영어 공부를 할 때면 책 한 페이지 넘기기도 쉽지가 않다. 이러니 영어를 잘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런 변명도 안 통할 것 같다. 네이버 클로바 램프는 외형만 보면 디자인 조명 같은데, 그 아래로 책을 펼치면 책도 읽어주고 질문에 대답도 해준다. 발음이 어려운 영어 단어는 손으로 가리켜 질문해도 된다. 발음도 알려주고 뜻도 알려주니 사전 찾는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고마운 친구라 할 수 있다. 아예 영어로 된 원서를 읽고 발음하는 연습을 도와주기까지 한다.
조명 온도 역시 원하는 정도로 조절 가능하며 주변 밝기에 맞춰 스스로 빛을 제어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읽고 있는 책이 음원을 제공한다면 책을 펼치기만 해도 자동으로 음원을 재생해 주기 때문에 학습용으로 탁월하다. 가격은 239,000원.
동선을 줄여주는 스마트 쓰레기통
Simplehuman Sensor Can
우리네 살림살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화한다. 쓰레기통 하나만 봐도 그렇다. 두 손 가득 쓰레기를 들고 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페달이 달린 쓰레기통을 만들었고, 매번 쓰레기봉투를 끼웠다 빼는 것이 귀찮아 리필형 쓰레기통을 만들었다. 이제는 이 두 유형의 쓰레기통에 발까지 쓰기 싫어 음성으로 명령하는 쓰레기통까지 나타났다.
Simplehuman Sensor Can이 빛을 발하는 때는 생각보다 흔히 있다. 냄새를 이유로 치운 지 오래인 오픈형 쓰레기통의 장점을 생각해 보자. 쓰레기통과 멀리 있을 때 쓰레기를 던질 수도 있고 손발을 사용하지 않고도 간편히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Simplehuman Sensor Can은 바로 오픈형 쓰레기통의 장점과 개폐형 쓰레기통의 장점을 모두 취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Simplehuman Sensor Can은 리필형 쓰레기통이기도 하다. 제품 후면부에 리필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쓰레기가 꽉 차면 리필형 봉투를 끊어 묶어주기만 하면 쓰레기를 손에 묻히지 않고 깔끔한 처리가 가능하다. 가격은 58L 기준 225달러(약 269,000원)다.
휴대폰에 붙이는 음성 인식 비서
TalkGo
자칭 얼리어답터의 집에 가보면 어설프게나마 스마트홈이 구축돼 있는 경우가 많다. 조명이나 블라인드를 컨트롤하고 인공지능이 탑재된 가전제품들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 정도면 꽤 높은 편리함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집을 나서면 이 모든 편리함을 그대로 누릴 수 없다. 일부 아이템은 원격으로도 제어가 가능하지만, 앱을 통하거나 추가 설정을 거쳐야 한다.
TalkGo는 집 밖에서도 스마트홈을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음성 인식 비서다. 전원 연결을 필요로 하지 않고, 무겁게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그저 휴대폰 뒷면에 그립톡으로 붙여두기만 하면 집에 있는 음성 인식 비서와 똑같이 작동한다. 학교나 직장에서 거실 조명이나 공기청정기를 끄는 것도 가능하고, 건조기가 언제 끝나는 지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TalkGo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립톡 형태로 제작돼 휴대의 부담이 없다는 것. 그리고 휴대폰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음성 인식 비서와는 달리 스마트홈과 연동돼 보다 다양한 음성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휴대폰이 아니라 고리 형태로 가방에 걸어두는 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은 129달러(약 154,000원)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김겨울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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