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KG 모터스의 1인승 초소형 전기차 미봇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봇. 이하 같음)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일본에서 토종 브랜드의 소형 전기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전기차 수요는 2024년 기준 연간 약 5만 9000여 대 수준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 가운데 전체 신차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은 나라다.
한국의 현대차와 도요타는 물론 저가 모델로 진출한 BYD까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2년 히로시마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EV 스타트업 KG 모터스의 1인승 초소형 전기차 '미봇(Mibot)'은 말 그대로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인승 초소형 전기차 미봇은 2490mm의 전장과, 전폭 1090mm, 전고 약 1500mm의 제원으로 일본 도심 골목을 자유롭게 누비도록 설계된 초경량 전기차다. 기아 경차 모닝의 전장(595mm)보다 무려 1m가량 길이가 짧아 가능한 장점이다.
미봇은 일본의 AC 100V 가정용 콘셉트로 5시간이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km(약 62마일)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60km/h다. 경차보다 작고 혼자만 탈 수 있지만 도요타 하이에이스 밴의 화물칸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사이즈 덕에 활용도는 오히려 더 높다.
가격은 세금 제외 100만 엔, 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940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일본의 연간 전기차 보조금보다도 저렴하다. 이로 인해 구매자 상당수가 충동구매에 가깝게 차량을 예약하고 있으며 2025년 3월까지 올해 생산이 가능한 3300대 중 2250대 이상이 계약 완료됐다.
KG 모터스 창업자 쿠스노키 카즈나리 대표는 “지금의 자동차는 너무 크다. 일본의 좁은 골목에 맞는 작고 실용적인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예약 고객의 대부분은 기존 차량을 보유한 고령층 또는 단거리 이동 수요가 있는 사용자들이다.
자동차로 등록되지만 이륜차처럼 취급되는 구조로 자동차 검사나 주차장 확보 의무가 없고, 세금과 보험료도 현저히 낮다. 3년간 유지비가 10만 엔 초반에 불과해 세컨드카 또는 지역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KG 모터스의 미봇이 2024년 기준 일본 내 도요타 전기차 전체 판매량(약 2000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중국 BYD도 약 2200대에 그쳐 KG 모터스가 일본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G 모터스는 셀 생산 방식 (Cell Production)을 개선해 오는 2027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1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후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세대 모델도 개발 중이다. 거대 완성차 업체들이 망설이고 있는 틈새 시장을 정면으로 파고든 ‘맞춤형 모빌리티’ 전략의 성과물인 미봇은 고령화와 도심 교통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에서도 고민해 볼 틈새 모델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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