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프랑스 서킷 폴 리카드에서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 보닛과 디아헤드 방식의 버터플라이 도어가 동시에 열리며, 극단적으로 낮은 차체 비율과 용암색 바디 컬러가 고성능 콘셉트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제네시스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네시스가 향후 10년 고성능 전략의 방향성을 담은 ‘마그마 GT 콘셉트’를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서킷 폴 리카드에서 처음 공개했다. GV60 마그마와 함께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는 단순한 쇼카가 아니라 제네시스의 향후 퍼포먼스 헤리티지의 상징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그마 GT 콘셉트는 브랜드가 자신 있게 내세운 ‘럭셔리 하이 퍼포먼스(Luxury High Performance)’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제네시스는 기존의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라는 디자인 정체성을 고성능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마그마 GT 콘셉트를 통해 고급스러움과 강렬함, 정밀함과 감성적 몰입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마그마 GT 콘셉트는 단순히 높은 출력 수치나 속도를 강조하기보다 운전자가 느끼는 제어감과 안정감, 그리고 드라이빙 자체가 전달하는 감정을 핵심으로 했다. 제네시스는 파워트레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V8 엔진을 기반으로 쉐보레 콜벳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스포츠카'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개발 완성 단계에서 최대 출력 700~900마력 수준의 V8 하이브리드 시스템 또는 고성능 전동화 파워트레인 적용 가능성도 제기됐다.
후면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보트테일 구조와 수평 조명 그래픽이 결합된 리어 디자인은 공력 성능과 조형미의 균형을 보여준다. 리어 디퓨저와 중앙 분할형 배기구는 고속 주행 시 다운포스를 고려한 구성이다. (제네시스 제공)
마그마 GT 콘셉트의 전면부는 기존 제네시스의 시그니처인 투-라인 헤드램프를 유지하면서도 공력 장치 역할까지 수행하도록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헤드램프 주변에 적용된 에어 채널은 공기 흐름을 끌어들이며 고속 주행 시 다운포스를 유도하는 용도까지 고려된 설계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차체 전체가 극단적으로 낮고 넓게 깔린 ‘저전고 하이와이드’ 비율이라는 점이다. 특히 보닛은 기존 제네시스 세단보다 훨씬 더 길게 뻗어 있으며 배기 열과 공기 흐름을 배출하는 캐릭터 라인형 보닛 벤트가 포함되어 고성능 차량의 느낌을 강조한다.
측면은 샤프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후면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좁아지는 ‘보트 테일(boat-tail)’ 형태다. 이는 최근 고급 요트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열린 도어 형태가 일반적인 위로 여는 변형형이 아니라 앞쪽으로 회전하며 열리는 '디아헤드 스윙 방식(프론트 피벗)' 버터플라이 도어 스타일로 구성돼 있어 단단한 구조체 중심으로 설계됐음을 보여줬다.
이 밖에 후면부는 공력 설계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디퓨저와 3분할 스트럭처 배기구를 조합했고 트렁크 라인은 F1 레이스카 또는 하이퍼카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수평 유지 후 급격하게 낮아진다.
서킷의 피트레인에 정차한 마그마 GT 콘셉트. 굴곡이 강한 펜더 라인과 대형 에어 벤트,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 휠 구조는 제네시스가 단순한 쇼카가 아닌 실제 GT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네시스 제공)
휠 디자인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냉각 성능을 고려한 반개방형 터빈 스타일, 타이어는 콘셉트 수준임에도 실제 서킷 주행을 염두에 둔 넓은 트레드 기반의 고성능 섹션 타입을 적용했다. 문 손잡이, 사이드 미러는 완전히 생략했고 도어패널 자체가 유리처럼 매끈하게 마감한 것도 공기 역학에 최적화한 요소다.
이날 루크 동커볼케 제네시스 CCO는 “마그마는 제네시스 DNA에 아드레날린을 주입하면서도 고급스러움과 균형을 잃지 않는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준다”며 “감성과 정밀함이 완벽하게 공존하는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제네시스 CEO 역시 “우리는 단순히 고성능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혁신과 글로벌 야망이 만나 무엇이 럭셔리 퍼포먼스 브랜드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는지를 정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마그마 GT 콘셉트는 제네시스가 향후 고성능 플래그십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반 모델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제네시스는 마그마 GT 콘셉트를 장기적으로 퍼포먼스의 상징 차종, 이른바 ‘헤일로 카(Halo Car)’로 육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GT 클래스 레이싱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해 단순 스타일링 쇼카를 넘어 실제 주행 지향성과 기술적 방향성을 가진 콘셉트로 평가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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