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나이팅게일 오픈톱 상태의 전측면 모습. 전기차 구조로 구현된 매끈한 전면과 상징적인 판테온 그릴이 조형미를 강조한다. (롤스로이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롤스로이스가 “지금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야심찬 자동차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한 모델 ‘프로젝트 나이팅게일(Project Nightingale)’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은 브랜드 역사상 처음 선보이는 코치빌드 컬렉션으로 전동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럭셔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완전 전기 파워트레인과 오픈톱 구조, 그리고 극단적인 디자인 자유도가 결합된 이 차는 단 100대만 생산되며 초청받은 고객에게만 제공된다.
‘나이팅게일’이라는 이름은 브랜드 공동 창립자 헨리 로이스의 프랑스 리비에라 별장 ‘르 로시뇰(Le Rossignol)’에서 유래했다. 밤을 노래하는 새의 이름처럼 이 모델은 감각과 경험을 중심에 둔 존재로 기획됐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다. 1920~30년대 롤스로이스가 보여줬던 자신감과 실험정신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완전히 전동화된 2인승 오픈카라는 새로운 형식은 과거의 유산 위에서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절제된 화려함, 장식을 지우고 형태만 남기다
위에서 내려다본 차체와 실내. 2인승 캐빈이 차체 깊숙이 배치된 독특한 구조와 유려한 바디라인이 한눈에 드러난다. (롤스로이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의 디자인은 ‘형태 자체’에 집중한다. 아르데코 말기의 스트림라인 모던에서 영향을 받아 불필요한 장식을 과감히 덜어내고 하나의 덩어리처럼 이어지는 실루엣을 완성했다.
여기에 1928년 등장한 롤스로이스 실험차 ‘EX’ 시리즈의 철학이 더해졌다. 특히 16EX와 17EX에서 이어진 세 가지 원칙 '수직에서 유선으로 흐르는 비례, 차체를 관통하는 단일 선, 그리고 날개처럼 긴장감을 형성하는 볼륨'이 프로젝트 나이팅게일 디자인의 핵심 골격이 됐다.
전면부는 전기차 구조 덕분에 더욱 극적으로 변화했다. 냉각을 위한 공기 흡입구가 사라지면서 넓고 매끈한 표면이 강조됐고 판테온 그릴은 기능을 넘어 상징적인 존재로 재해석됐다. 스테인리스 블록을 깎아낸 듯한 구조와 24개의 깊은 베인은 하나의 조형물에 가깝다.
양 끝의 수직형 헤드램프는 미래적인 인상을 강조하고 있으며 단순한 복고 디자인이 아님을 분명히 드러낸다.
긴 보닛과 낮은 루프라인,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실루엣이 특징인 측면 디자인. 요트에서 영감을 받은 비례가 돋보인다. (롤스로이스)
측면에서는 긴 보닛과 낮은 윈드스크린, 깊게 들어간 2인승 캐빈이 어우러져 자동차를 넘어 하나의 구조물 같은 비례를 완성한다. 차체를 따라 끊김 없이 이어지는 단일 라인은 요트의 선체에서 영감을 받았고 뒤로 갈수록 부드럽게 솟아오르는 형태는 탑승자를 감싸는 듯한 안정감을 제공한다.
후면은 절제된 표현 속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볼륨감 있는 휠 아치와 수평으로 펼쳐진 데크, 정밀하게 떨어지는 슬림 테일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기술적 완성도를 드러낸다. 특히 측면으로 열리는 ‘피아노 부트’는 트렁크 개폐를 하나의 의식적인 경험으로 확장한다.
1만 500개의 광섬유, 소리를 빛으로 바꾼 공간
오픈 상태에서 바라본 실내 전경. 낮게 설계된 윈드스크린과 감싸는 듯한 구조가 탑승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롤스로이스)
실내는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의 감성적 정점을 보여준다. 디자이너들은 실제 나이팅게일의 울음소리를 분석하고 그 파형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렇게 탄생한 ‘스타라이트 브리즈(Starlight Breeze)’는 1만 500개의 광섬유 조명으로 구성되며 빛의 흐름이 탑승자를 감싸듯 이어진다. 이 조명은 ‘호스슈(Horseshoe)’ 구조와 결합해 좌석 뒤에서부터 실내 전체를 감싸며 하나의 독립된 공간감을 형성한다.
화이트 톤을 중심으로 구성된 실내. 절제된 버튼 구성과 고급 소재, 정교한 금속 디테일이 롤스로이스 특유의 감성을 완성한다. (롤스로이스)
여기에 보석처럼 가공된 메탈 컨트롤러와 자동으로 이동하는 암레스트, 정교하게 숨겨진 수납 공간까지 더해지며 촉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최소한의 물리 버튼만 남긴 절제된 구성은 시각적 노이즈를 줄이면서도 조작의 만족감을 극대화한다.
단순한 실내가 아니라, 빛과 소리, 소재가 결합된 하나의 ‘개인적인 우주’로 완성된다.
브랜드의 정체성, 전동화가 완성한 새로운 럭셔리
측면으로 열리는 ‘피아노 부트’. 단순한 트렁크를 넘어 차량의 사용 경험 자체를 의식처럼 연출한 상징적인 요소다. (롤스로이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의 핵심은 전기 파워트레인이 만들어내는 경험이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정숙성과 부드러운 가속은 기존 롤스로이스가 추구해온 주행 감각을 한층 더 극대화한다.
특수 소재로 제작된 소프트톱과 결합되면서 외부 소음은 최소화되고 대신 바람과 자연의 소리만이 남는다. 롤스로이스는 이를 요트에 비유하며 속도를 내면서도 고요함이 유지되는 새로운 감각을 강조했다.
또한 이 모델은 철저한 개인 맞춤 제작 방식으로 제공된다. 외장 색상과 실내 소재는 물론, 세부 요소까지 고객과 함께 설계되며 전용 컬러와 소재가 별도로 개발된다. 고객은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하고 글로벌 프라이빗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 자체를 공유하게 된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의 후면부. 슬림한 수직형 테일램프와 절제된 면 처리, 대형 디퓨저가 어우러져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인상을 완성한다. (롤스로이스)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은 전기차 시대에도 롤스로이스의 본질이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 끊김 없는 가속, 그리고 압도적인 여유. 이 모든 요소는 오히려 전동화를 통해 극단까지 확장됐다.
단 100명을 위한 프로젝트 나이팅게일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가 제시하는 궁극의 럭셔리 경험 그 자체로 평가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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