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urtry Spéirling PURE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BYD 양왕 U9, 지커 001 FR 등 중국 전기 하이퍼카들은 세계 유명 서킷에서 놀라운 성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높여 왔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신생 브랜드의 양산차 스펙이 이들을 압도하면서 한 발 밀리게 됐다.
영국 맥머트리(McMurtry)가 양산을 시작한 '스페일링 퓨어(Spéirling PURE)'가 주인공이다. 1인승 스페일링 퓨어는 하이퍼카 스펙이 갖는 단순 수치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등장한 대부분의 전기 슈퍼카와 차원이 다른 성능을 발휘한다.
McMurtry Spéirling PURE
가장 충격적인 기록은 가속이다. 최고출력 1000마력(746kW)을 발휘하는 후륜 듀얼 모터와 100kWh 배터리를 조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km/h)까지 단 1.55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306km/h에 이른다.
현존하는 양산 전기차 중 최고 기록은 크로아티아 '리막 네베라(Rimac Nevera)'가 갖고 있는 1.74초다. 스페일링 퓨어는 이 기록보다 0.19초 빠른 가속력을 갖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정지 상태에서도 다운포스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스페일링 퓨어는 일반 슈퍼카가 속도를 높여 공기 흐름으로 다운포스를 만드는 것과 달리 차체 아래 설치한 팬(Fan) 시스템으로 최대 2000kg의 다운포스를 즉시 만들어 낼 수 있다.
McMurtry Spéirling PURE
덕분에 코너링과 제동에서 최대 3G에 달하는 횡가속을 구현할 수 있다.이 기술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힐클라임을 39.08초 만에 주파하고 톱기어 테스트 트랙에서는 F1 머신이 세운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독일 호켄하임에서는 메르세데스 AMG 원(One)보다 무려 14.1초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다. 여기에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거꾸로 주행에 성공한 차량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McMurtry Spéirling PURE
절대적인 트랙 성능과 다운포스, 가속력만 놓고 보면 스페일링 퓨어는 하이퍼 전기차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양왕 U9은 물론 그 어떤 양산형 전기 하이퍼카 중에서도 한 단계 위에 있다.
일반적인 트랙 전용 하이퍼카처럼 전문 레이싱팀이 붙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오너도 비교적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흥미롭다. 맥머트리는 "F1 수준의 성능을 내지만 운용 경험은 포르쉐 911 GT3 RS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양산형 모델에는 새 카본 모노코크와 넓어진 실내, 향상된 시야, 통합 조명, 정비 편의성 등을 새롭게 적용하고 시제품과 비교해 부품의 약 95%를 새로 설계했다.
McMurtry Spéirling PURE
가격은 99만 5000파운드(약 20억 3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워낙 고가인 탓에 극소수 고객만 손에 넣을 수 있는 하이퍼카로 현재까지 25대가 판매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기 하이퍼카 경쟁은 리막과 피닌파리나, 최근에는 지커와 양왕 등 중국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스페일링 퓨어가 속도 경쟁을 넘어 공기역학과 다운포스의 개념 자체를 바꿔놓으면서 전기차 성능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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