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 SUV 토르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시자] 벤틀리가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Torcal)'을 15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뒤 3주 만에 한국을 선택한 '아시아 프리미어'다. 벤틀리가 전동화 시대를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은 벤틀리의 네 번째 라인업이다. 1919년 첫 3리터 모델로 출발한 브랜드가 내놓은 첫 전기차이기도 하다.
토르칼은 '비틀다'를 뜻하는 라틴어 '토르퀘레(torquere)'에서 왔다. 엔진 힘을 나타내는 단어 '토크(torque)'와 어원이 같다. 벤틀리는 힘을 억지로 쏟아내지 않고 여유롭게 끌어내는 성격을 이 이름에 담았다. 전기차의 장점인 즉각적인 토크와도 맞닿아 있다.
벤틀리 역사상 가장 큰 토크, 137.7kg.m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 SUV 토르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토르칼은 앞뒤 차축에 모터를 하나씩 얹은 사륜구동이다. 상위 사양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을 켜면 888마력, 137.7kg.m를 낸다. 벤틀리 역사상 가장 큰 수치를 가진 토크다.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최고속도는 시속 260km다.
기본형은 821마력, 121.7kg.m다. 0→100km/h는 3.4초, 최고속도는 250km/h다. 배터리는 순용량 113kWh, 800V 방식이다.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km다.
400kW 급속충전으로 10%에서 80%까지 16분이면 된다. 7분만 충전해도 약 160km를 갈 수 있다. 다만 국내 인증을 거치면 주행거리를 포함한 배터리의 제원은 달라질 수 있다.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심장 소리'를 담다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 SUV 토르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토르칼의 전장은 약 5m로 벤틀리 4도어 중 가장 짧다. 트렁크 460ℓ에 앞쪽 수납공간 90ℓ가 더해진다. 후륜 조향이 기본이라 회전반경은 11.1m에 그친다. 서스펜션은 벤틀리 최초의 풀 액티브 방식이다. 댐퍼가 차체 기울기를 직접 억제해 안티롤바가 없다. 브레이크는 앞 420mm, 뒤 370mm 철제 디스크가 기본이고 카본 세라믹은 선택 사양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리다. 벤틀리는 가짜 엔진음 대신 '다이내믹 심포니'를 만들었다. 6L V8 엔진의 리듬을 드럼, 비올라, 베이스 기타로 직접 연주해 담았다. 토크와 속도에 따라 소리가 바뀐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커지고 원하면 끌 수도 있다.
방향지시등 소리는 가죽 공방에서 망치로 가죽을 두드려 녹음했다. 오디오는 기본 16스피커(620W)와 네임 협업 28스피커(1780W) 두 가지다.
새로운 벤틀리 윙 엠블럼을 부착한 첫 차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 SUV 토르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토르칼의 외관은 낮고 매끈한 SUV 실루엣이다. 새 벤틀리 윙 엠블럼이 처음 달린 양산차다. 전면에는 불이 들어오는 다이아몬드 그릴을 달았다.
실내에는 물리 버튼을 남겼다. 센터 콘솔과 스티어링 휠의 주요 기능이 대상이다. 시트는 16방향 전동 조절에 열선, 통풍, 마사지가 기본이다. 뒷좌석은 벤틀리 최초의 전동 폴딩 3인승이다.
소재도 새롭다. 영국 폭스 브라더스와 개발한 100% 메리노 울 직물은 차량용 울로는 처음 책임 있는 울 표준(RWS) 인증을 받았다. 월넛 자투리 목재와 재활용 종이로 만든 '옴브레 월넛' 마감도 쓰였다.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 SUV 토르칼.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한국에 진출한지 올해로 20년째인 벤틀리는 그 동안 가솔린 W12와 V8, 하이브리드로 시장을 공략해 왔다. 토르칼 출시로 처음으로 전기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관건은 '벤틀리다움'이다. 힘과 정숙함, 장인 정신, 소리가 전기차에서도 이어지느냐다. 악기 연주 사운드와 물리 버튼 유지는 이 고민에서 나온 선택으로 읽힌다.
가격 전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영국 판매가는 17만 3300파운드(약 3억 1000만원)부터다. 벤틀리 4개 라인업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린 결정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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