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드스터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수 차례 공개 일정이 연기되며 오랜 시간 베일에 싸여 있던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 슈퍼카 ‘로드스터(Roadster)’가 마침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단순한 콘셉트나 과장이 아닌 실제 스러스터를 분사하며 공중을 비행하고 착지하는 극적인 시연을 선보여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테슬라는 15일 밤(현지시간) 진행된 글로벌 라이브스트림 이벤트를 통해 수년간 출시를 기다려온 고객들 앞에 차세대 로드스터를 공식 공개했다.
테슬라 로드스터
이날 행사의 백미는 단연 주행 시연이었다. 로드스터는 거대한 곡면 램프를 타고 거꾸로 뒤집힐 때까지 수직에 가깝게 치고 올라간 뒤, 트랙을 박차고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차량 하부에 장착된 스러스터(추진기)에서 고압 가스를 뿜어내며 공중 회전 후 지상에 안전하게 착륙하자 현장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착륙 직후 “보셨다시피, 제대로 작동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라스 모라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 역시 “하늘을 나는 차가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로드스터
머스크는 이번 차세대 로드스터가 테슬라와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SpaceX) 엔지니어들의 긴밀한 협업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차량 내부에는 차체를 띄우기 위한 ‘첨단 초고압 공기 탱크’가 탑재됐고 고도 제어용 스러스터와 후방 메인 스러스터를 갖춰 로켓처럼 비행하거나 롤(Roll) 기동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성능 수치 역시 물리적 한계를 의심케 만들었다. 별도로 공개된 실측 시연 영상에서 로드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5km/h)까지 도달하는 데 단 0.81초를 기록했다. 최고 속도는 230mph(약 370km/h) 이상이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300마일(약 483km) 수준이다.
테슬라 로드스터
시트는 기본 2인승, 로켓 스러스터 패키지를 장착해 공중 비행 모드를 활성화할 경우 1인승으로 구성된다.
외관과 실내에서도 기존 테슬라 차량들과 차별화된 파격적인 시도가 엿보인다. 도어는 사이버캡과 유사한 시저 도어가 적용됐고 최근 글로벌 안전 규제 이슈가 불거진 전자식 도어 래치 대신 아날로그 방식의 ‘기계식 도어 캐치’를 채택했다.
테슬라 로드스터
실내에는 요크 스티어링 휠과 버킷 시트가 자리 잡았지만 사이드미러가 완전히 생략되어 있어 도로교통 규제상 ‘공도 주행’ 허가를 어떻게 통과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주행할 도로가 어디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분명 실용적인 차가 될 것”이라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 차가 테슬라 라인업 중 유일하게 완전 수동 운전을 지향하며 안전성에만 최적화된 차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로드스터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신형 로드스터는 퍼포먼스(Performance), 스러스트(Thrust), 로켓(Rocket) 등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퍼포먼스 트림의 예약금은 총 5만 달러(약 6700만 원), 스러스트 트림은 25만 달러(약 3억 4000만 원)의 예약금이 요구된다. 최상위 사양인 로켓 트림은 ‘초청 전용(Invite only)’으로만 주문이 가능하다.
2017년 최초 티저 공개 이후 10년 가까운 기다림 끝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모습을 드러낸 테슬라 로드스터. 로켓 추진체를 달고 공중으로 날아오른 이 전대미문의 슈퍼카가 실제 양산과 공도 주행으로까지 이어져 모빌리티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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