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프리앰프 리뷰를 진행하기 앞서, 오늘 소개할 제품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의 신제품이나 새로운 컨셉의 제품이 아니라서 아마도 낯선 분들이 많을 그런 브랜드의 제품이다. 바로 Vinnie Rossi라는 회사의 Brama 프리앰프인데, 브랜드도 생소하고 제품명도 생소할 것 같다. 이 브랜드의 이름을 딱 보면 이태리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Vinnie Rossi는 이태리계 미국인이 미국에서 세운 회사이며 CEO인 Vinnie Rossi의 이름에서 따온 회사명을 하고 있다.
Vinnie Rossi는 전기 공학을 전공했고 해당 분야에서 유능한 엔지니어였던 것 같다. 꽤 좋은 회사들을 많이 다녔는데, 루슨 테크놀로지나 베일 연구소 같은 미국에서 제일 좋다는 통신 회사들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을 했고 2004년에 처음으로 자기 회사를 차렸다. 그때 회사 이름은 와인을 좋아했는지 Red Wine Audio라고 지었으며 진공관 앰프들을 제조했다.
엔지니어나 연주자들 중에는 진공관을 좋아하는 분들이 은근히 많은데 진공관 애호가들이 하이엔드 앰프들을 많이 만든다. Vinnie Rossi도 마찬가지로 진공관, 특히 직렬3극관이나 300B 같은 관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던 분이고 늘 얘기하지만 음악 애호가인 이런 기술자가 제품을 만들면 상당히 정확한 소리를 낼 가능이 높다. Vinnie Rossi도 스토리상으로 봤을 땐 그런 인물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다.
Vinnie Rossi Brama 프리앰프

Vinnie Rossi에는 현재 Brama라는 한가지 라인업이 있다. Brama 라인업에는 프리앰프, 파워앰프, 인티앰프의 세 가지 제품이 있는데 프리앰프와 인티앰프의 디자인 규격은 거의 같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프리앰프의 전원부가 인티앰프, 파워앰프의 같은 용량을 쓰고 있다는 것으로 이 제품에 대해 어떤 짐작을 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제품을 들여다보면 생김새부터가 독특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본인이 선언했듯이 오디오적인, 사운드적으로도 그렇고 오디오파일이 뭘 좋아하는지를 굉장히 잘 아는 분이면서도 현시점에서 지금 만드는 프리앰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약 80년대 이래의 하이엔드 시장을 쭉 간파하고 있는 사람의 제작 방식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이다. 디자인도 그렇고 안의 만듦새도 그렇고 이전에 Tidal Audio의 Akira 스피커 영상을 촬영할 때 이 프리앰프로 시연을 했었는데, 일단 특이해서 이리저리 살펴봤던 기억이 있고 프리앰프의 성능으로만 따로 시청을 해본 건 이번 리뷰가 처음인 것 같다.


이 제품은 크게 보면 기본적으로 내부를 먼저 봐야 하는데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점, 고전적인 방식으로 만든 하이엔드라고 정의를 내리는 게 맞는 것 같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앰프와 동일한 전원 트랜스를 사용해 상당히 많은 물량을 투입했고 기본적으로 좌우 대칭 풀 밸런스 설계인데다가 풀 밸런스와 좌우대칭은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좌우를 대칭 개념으로 좌우 채널을 분명히 나눈 제품이고 전원 트랜스 용량이 대단히 크다. 1750VA로 좌우 채널이 분리되어 있고 조금 극성스러운 앰프 제조사들이 항상 채택하는 방식처럼 큰 전원 트랜스를 넣고 레진 녹인 플라스틱을 부은 후 그대로 굳혔다.
굳게 만들면 물리적 진동 자체를 억제할 수 있어 그렇게 전원 트랜스를 만들었고 출력 방식을 두 가지로 다 채택했다. 그 두 가지는 이따 설명하겠지만 직렬3극관인 진공관 300B 출력과 일반 솔리드스테이트 그러니까 트랜지스터로 출력할 수 있게 두 가지로 설정을 해놨다는 게 독특하다. 그래서 튜브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하는데 진공관의 비율을 0% 그리고 25%, 50%, 75%, 100%로 5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게 독특하다.
그렇게 해서 진공관, 솔리드스테이트 이렇게 5단계로 배합할 수 있다는 게 아마 하이엔드 프리앰프에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런 방식으로 새로 프리앰프를 만들 때 뭔가 포인트가 있어야 되는데 그 부분을 정확히 짚었다고 생각이 되고, 쉬운 방식이 아닐 텐데 이를 구현시킨 앰프다.
두 번째는 전면의 로터리 스위치도 볼륨 쪽인데 굉장히 고급 제품을 사용했다. 로터리 스위치가 스위스제인데 정밀 가공을 했겠고 100스텝이 올라가고 레더 타입 저항. 그러니까 R2R 방식으로 쭉 심어 놓으면 사다리 모양이 된다고 해서 레더 타입인데 100스텝 저항을 쓴, 레지스터를 쓴 로터리를 사용한 볼륨단을 쓰고 있다는 것.

전면에 두 개의 패널 창이 보이는데 쉬운 쪽부터 보면 오른쪽이 볼륨 단이다. 볼륨 VU 미터로 볼륨에 따라 이동한다. 반대로 왼쪽은 사실 여기에 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마치 스위스 시계처럼 니들로 동작하는 미터가 4개 있고 좌측 상단의 INPUT은 5개의 입력을 선택할 수 있다.
버튼을 푸시하면 우측 상단의 BAL이 있는데 좌우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고 좌측 하단의 GAIN으로 게인을 조절할 수 있고 우측 하단이 이제 진공관의 로딩을 0%, 25%, 50%, 75%, 100%로 25%씩 배합을 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패널에 4개의 레벨미터를 보여주고 있다.
바디는 6063 알루미늄 합금으로 여러 가지로 견고함이나 오디오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항공기 등급 알루미늄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알루미늄을 속으로 파들어간 방식이다. 깎아내는 양이 많아 70 ~ 80%는 버리고 외형만 남기게 CNC 가공을 해 통으로 절삭했기 때문에 이음매가 하나도 없다.

그리고서 위에 뚜껑만 덮는 방식인데 바디를 만들고 전면은 스테인리스라서 녹슬지 않고 패널 창도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했다. 사파이어 글라스가 어떤 물성인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견고함과 동시에 투명도가 나와야 될 것 같다. 오래 사용해도 김이 서리지 않는다든지 항상 튜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 것 같다.
바닥의 플린스도 똑같은 알루미늄 합금이고 공진에 신경을 써서 두드려보면 울림이 하나도 없다. 사실 앰프에서 이렇게 만든 플린스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플린스라기보다 베이스라고 보통 얘기하지만 이 정도 등급은 굉장히 고급 턴테이블, 중량이 꽤 있는 턴테이블에서 봤던 베이스를 이 프리앰프가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양쪽에 홀 펀칭을 세 군데 해 놨고 전원부의 내부도 원래 처음 설계했던 앰프들이 진공관과 모듈식 앰프였지만 이런 모듈식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데 능했던 분이라 그 부분이 좀 더 확장이 되고 발전했고 멀티 레이어 PCB로 구성으로 전부 금도금 PCB를 사용하고 있고 신호 경로도 굉장히 고순도 구리를 사용해서 신호를 전송하는 방식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아까 말한 전원 트랜스만 좋으면 안 되고 그 이후의 신호 경로들이 그만큼을 품질적으로 받쳐줘야 전원 트랜스의 성능이 나오기 때문에 거기까지 한 사람이 설계를 해 철두철미하게 제조된 제품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PCB를 금도금으로 대용량 트랜스를 에폭시에 함침시킨 그런 것들의 결과는 기본적으로 정숙하다는 점이다.

물리적으로도 정수하지만 신호가 나오는 소리가 무음 상태에서는 정숙하고 신호가 나와도 노이즈와 같은 비율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노이즈 레벨은 낮게 해 약음에서도 소리가 선명하고 다이내믹이 커지면 커질수록 같은 비율로 리니어하게 상승하는 그게 우리가 아는 하이파이의 본질이지 않나 싶다.
조금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파워앰프는 거칠어도 의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오히려 거친 걸 입문하는 시점에서는 가격이 10배 되는 제품을 들어봐도 거친 게 더 좋다고 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 물론 왜곡을 즐기는 분들도 있는데 그거는 다양한 소스, 음원 소스를 경험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어 가는 그런 과정이 있겠지만 초기에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프리앰프가 왜곡이 생기면 대단히 듣기가 싫다. 음악 자체, 본질 자체가 변경이 되면 이 소리가 원래 이렇게 나오면 안 되는데 음색과 어떤 신호의 왜곡 그리고 리니어리티. 일정하게 전 대역과 다이내믹이 일정하게 이동해야 되는 것들에서 이상이 생기면 음악을 많이 들었던 분들은 전문 용어가 뭔지 몰라도 정상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아차린다.

그래서 프리앰프가 사실 중요한 부분인데 프리앰프를 의외로 없애도 되는, 존재감 자체가 없어지는 그런 시절을 겪다 보니 의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제품은 그런 걸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철두철미하게 설계가 되어 있다. 마감을 보면 비즈 블라스트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비즈 블라스트가 뭐냐면 작은 유리 알갱이를 동일한 밀도로 도포를 했다는 건데,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고 마감이 이쁘기도 해야 되지만 어느 쪽에서 봐도 미학적인 관점이고 디자인적인 부분인데 쭉 도포를 하면 변색 같은 것에 유리하지만 무광톤의 은은한 맛을 내는 그런 걸로 최조 마감했다는 게 이 제품의 특징으로 얘기해야 할 것 같다.

또 리모컨은 블루투스로 통신을 하는데 흔히 사용하는 적외선 방식 IR 방식이 아니고 블루투스 통신은 엄밀히 말하면 서로가 긴밀하게 통신해서 설정해야 하는 모니터 리모컨이라고 보면 된다. 리모컨도 2.4인치 사파이어 글라스를 똑같이 사용하고 있고 단순해 보이지만 모든 기능을 다 컨트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아까 말한 게인과 진공관 로딩, 볼륨 조절 등 모든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고 중요한 점은 제품의 모니터 기능이 있다.
전원부가 대용량으로 탑재되는 제품들이 공통적으로 정숙하고 하이 스피드, 트랜지언트 같은 것에 굉장히 대응력이 뛰어난데 오작동 할 것 같은 가능성들을 항상 모니터해서 앰프가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미리 알려준다. 그런 걸 실시간으로 리모컨과 통신을 하여 사용자가 알아서 컨트롤할 수 있게 리모컨에 담아놨다는 것이 아주 좋다.
시청
결국 프리앰프는 소리를 들어보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왜 프리앰프가 있어야 되느냐, 그래서 이 제품은 어떤 스타일이냐인지 음악을 들으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새삼스럽지만 프리앰프. 특히 하이엔드 프리앰프가 왜 필요한지, 스트리밍이 주가 되는 이 시점에서 DAC에 쓸만한 인티앰프를 연결해서 듣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이 시점에 가격이 얼마가 책정될지 모르겠지만 5~6000만 원대가 될 것 같은데 이런 프리앰프가 왜 필요한지, 뭐가 다른지 그리고 원래 음을 프리앰프를 안 거치는 신호가 더 좋은 게 아닌지에 대해 얘기를 잠깐 하자면 프리앰프가 있어야 원래 신호를 좀 더 정확하게 재생한다.
DAC에 있는 볼륨단을 포함해서 신호의 경로에서 프로세싱 하는, 소위 디지털이 들어와서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이런 과정 자체는 전원부 용량에도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작은 DAC 같이 크기가 작은 제품들은 구성을 잘 하지 않으면 다이내믹스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 같다. 이어폰으로 듣거나 할 때나 큰 파워 핸들링이 필요하지 않는 그런 아웃도어용, 캐주얼한 기기 등을 듣는 분들은 또 다른 세계가 있지만 그래서 헤드폰 앰프로 듣는 이유가 그런 건데, 다만 원음에 가까운 그런 걸 들을 때를 전제로 한다면 프리앰프의 의미가 생긴다.
원래 들어온 신호를 신호의 비율만큼 그대로 확장만 시켜주고 원래 신호 외의 노이즈를 걷어내는 게 프리앰프의 가장 큰 의미가 돼서 더 원천적으로 원래 들어온 신호 외에 아무것도 개입하지 않는 신호가 많이 들어갈수록 최소한의 간섭을 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간섭을 많이 해서 음 외의 신호를 딱 걷어내는 게 하이엔드 프리앰프 의미라고 보면 될 것 같고 덩치가 커지고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거지 아무것도 없는 예전의 패시브 프리앰프와 서로 다르다는 건 아마 잘 알고 있을 듯싶다.

참고로 Brama는 바이패스 신호단이 있어서 중간에 아무것도 경로를 거치지 않은 입력에서 바로 파워앰프로 전송하는 방법도 이 제품을 사용하는 요령 중의 하나다. 오늘 시청은 MBL 제품들로 MBL 노블라인의 N15 모노 블록 파워앰프와 소스이자 플레이어인 N31로 매칭을 했고 스피커는 Wilson Audio의 Yvette로 시청했다.
Brama의 뜻이 인도계 산스크리트어가 아닐까 싶은데 이태리 말로 열망이라고 번역을 한다. 오디오 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 내가 그것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Brama 제품명이 붙여졌다. 일단 Brama를 들어보면 응집력이 생기고 콘트라스트가 생기면서 에너지가 좀 더 많아진다. 소리가 굉장히 힘이 생기고 뭔가 작은 신호와 큰 신호, 소위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진 느낌으로 작은 신호가 들어왔을 때도 드라마틱하게, 큰 신호는 큰 신호대로 가되 일정하게 소리가 커져도 왜곡이 생기거나 흔들리지 않고 대단히 안정적으로 소리가 확장이 됐다.
그리고 가장 큰 기능적인 부분에서 게인을 ±6dB, 12dB로 위로 두 단계, 아래로 두 단계 조절할 수 있어 타사 파워앰프로 얼마든지 세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시청을 할 때 진공관을 50%로 시청해 봤다. 75%면 좀 더 진공관의 성격이 많이 나타나는데 50%가 딱 이 제품을 하이브리드적인 진공관 반, 트랜지스터 반씩 들어봤을 때 이 비율이 가장 일반적인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 조합이라고 생각이 돼서 50%로 들었다.
75%로 들으면 좀 더 진공관적인 소리가 나고 댐핑이 살짝 풀리기 시작하지만 25%로 낮추면 댐핑이 많이 걸리고 진공관의 하모닉스 같은 게 조금씩 사라져 재미있다. 비율이 굉장히 크게 바뀌는 게 금세 나타난다는 것은 에너지가 로딩이 많이 실리고 좀 더 뚜렷한 소리로 마치 로딩 전압이나 전원부가 큰 프리앰프들에서 나타나는, 프리앰프가 파워앰프를 드라이브하는 것 같다.
물론 MBL의 N15 파워앰프가 사실은 이 스피커에 넘치는 그런 파워앰프로 드라이빙에 부족할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Brama로 재생하는 순간 에너제틱한 힘이 실려서 N15가 이미 Yvette 스피커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힘을 더 실으면 어떡하냐 이게 아니고 에너지가 더 실리고, 덜 실리는 구분이 훨씬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얘기다. 좀 더 콘트라스트가 뚜렷해지기도 하고 음악에서 안 들리던 표정들,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피아노 Rudolf Buchbinder
곡 Piano Sonata No.7 In D Major, Op.10 No.3 - I. Presto In D Major
앨범 Beethoven: Piano Sonatas Nos. 7 - 12
예를 들어서 루돌프 부흐빈더가 연주하는 베토벤 소나타 7번 1악장이 프레스토인데 부흐빈더라는 피아니스트를 아주 잘 나타내는 곡 중 하나다. 이 사람이 왜 소위 지존급 베토벤 연주, 피아노 소나타의 지존급으로 강렬한 힘을 발휘하는 연주자인지가 잘 나타나는데 그걸 좀 더 잘 설명해 준다.
색채감이 쭉 일어서 사람 손의 윤곽이 뚜렷하고 힘이 실렸다가 덜 실리는 부분들이 잘 나타난다. 조금 청순한 느낌이 날까 싶을 정도로 힘과 탄력이 훨씬 늘어나서 굉장했다. 이 악장에 파워, 에너지가 실리는 느낌이 어떤 면에서는 바로 앞에서 사람이 연주를 하고 있는 느낌에 굉장히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어 아주 좋았다.
아티스트 The Outlaws
곡 (Ghost) Riders In the Sky
앨범 Ghost Riders
그런가 하면 다이내믹스의 변화를 보기 위해 정확히 80년의 곡인 아우틀로의 고스트 라이더스 인 더 스카이 같은 록 음악을 들어보면 베이스 드러밍이 우르르 뒤쪽에 마치 먼지가 일듯이 멋지게 작렬하는 부분들이 있다. 이 곡이 하이파이적인 녹음은 아니지만 드라마틱한 두두둥 울리는 느낌이 시스템마다 소리가 조금씩 다 차이가 있는데, 마치 태풍을 몰고 폭풍으로 몰고 오듯이 드라마틱하게 쫙 피어오르는 느낌이 기가 막힌다.
이 곡을 듣는 어떤 감동, 이런 것을 마치 잘 이해하고 있다는 듯이 아주 멋지게 들려준다. 그러면서 그루브 있는 비트를 몰아오는 장면의 콘트라스트가 굉장히 뚜렷하다. 아주 강렬하면서도 힘의 강약이 한 장면에서도 다이내믹 레인지가 잘 펼쳐져 있는, 작은 음은 작은 음대로 그다음에 베이스 드럼이나 킥 드럼이 쭉 들어오는 다음에 보컬이 힘 있게 들어오고 리드 기타가 들어오는 장면들. 이런 각 장면들이 그냥 문자 그대로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장면을 연출해 이 곡을 아주 멋지게 연주해 주는 장면이었다.
첼로 Yo-Yo Ma
만돌린 Chris Thile
콘트라베이스 Edgar Meyer
곡 The Art of the Fugue, BWV 1080: Contrapunctus XIII: Inversus
앨범 Bach Trios
그럼 약음은 강화된 게 전부인 것처럼 들리는 Brama에서 아주 예쁘고 매끄러운 이런 음악들이 어떻게 들리는지 잠깐 들어보면 좋은 프리앰프는 순도가 높고 전원부가 충분한 프리앰프로 들어보면서 생기는 변화 중의 하나가 좌우의 분리도다. 좌우가 원래 분리가 되면 됐지 더 분리가 되냐라고 얘기하는데 전원부가 늘어나고 순도가 높아지면 원래 무대 크기가 이만큼이었구나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어 무대가 넓어진 만큼 악기와 사람의 위치가 좀 더 정확해 진다.
그래서 좀 더 무대가 커지면서도 위치가 정확하게 보이면 훨씬 입체감 있는 무대가 펼쳐지는데 이 Contrapunctus 8번에 있는 Inversus가 딱 그런 곡으로 왼쪽에서 만돌린이 나오는데 좀 더 왼쪽으로 옮겨가면서 더 입체적인 느낌이 나 멋있었다. 드라마틱하다는 표현이 여기에도 똑같이 적용이 되어 무대가 입체감 있게 펼쳐지고 악기는 더 정교하게 보이는 듯한 느낌. 그래서 악기가 작아졌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다음에 첼로가 들어오고 바이올린이 들어오면서 각 악기가 각각의 자리에서 또 약간의 전후 간의 거리도 느껴지는 트리오인데 굉장히 공간이 잘 보이는 그런 장면을 아주 입체감, 멋있게 펼치는 그런 장면이 연출됐다.
지휘 Christina Pluhar
앙상블 L'Arpeggiata
곡 An Evening Hymn Upon A Ground
앨범 Music for a While - Improvisations on Purcell
여자 가수가 음역이 약간 메조 소프라노 음역인 것 같다. 음역이 소위 리릭 소프라노처럼 쭉 흘러가는 곡인데, 이 곡을 들어보면 목소리가 굉장히 매끄럽기도 하지만 역시 옥타브가 이동하거나 피치가 올라가고 음의 다이내믹스, 약음하고 힘이 들어가는 이때 진해졌다 옅어졌다 하는 정도가 훨씬 커졌다.
음색은 대단히 매끄럽다는 게 일단 포인트고 50% 배합을 한 300B의 로딩이 상당히 많이 작용했다. 300B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타나면 흔히 말하는 투명도와 상당히 청초한 느낌이 난다. 투명하면서도 맑은 느낌? 솔리드에서 만들어내기 어려운 음색으로 300B 파워앰프가 지금까지 활약할 수 있는 이유가 여전히 트랜지스터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그런 독특한 음색과 투명도, 청순한 느낌 이런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25%에서 100%까지, 0%에서 100%까지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배합할 수 있는 게 이 Brama의 장점인데 50% 넣고 들어도 순도 높은 소리, 청명한 소프라노의 목소리 이런 걸 작용하는 데 좋게 나타나고 아래쪽에서 기타 소리도 마찬가지지만 저음이 푸르릉 거리는 느낌들, 저현 악기들이 울리는 느낌은 좀 더 트랜지스터의 성향이 많이 발휘되도록 하는 것들이 일반적으로 완전한 진공관이나 완전한 솔리드스테이트 프리앰프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두 개를 다 쓸 수도 있지만 그걸 배합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Vinnie Rossi Brama의 굉장한 장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결론
Vinnie Rossi는 설계자인 Vinnie Rossi 씨가 얘기한 대로 오디오파일들이 바라는 욕망을 구현시켰고 이 시점에서 한동안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 이렇게 프리앰프를 만들었어라고 주장을 크게 할 만한 프리앰프가 없었던 2023년 이 시점에서 아주 반짝이는, 갑자기 쑥 올라온 눈에 아주 뜨이는 훌륭한 시점의 계획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프리앰프를 찾으시는 분들이나 들을 만큼 들었고 프리앰프 요새 뭐가 있어? 들을 만한 거 없어? 하는 분들은 꼭 한번 들어보시면 대단한 감동이 오지 않을까 싶다. 문자 그대로 감동이 오는 그런 프리앰프라고 생각이 되어 꼭 들어보길 바란다.
오승영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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