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제품은 얼핏 보면 마치 파워앰프처럼 느껴질 정도로 큰 사이즈의 외형을 하고 있다. 비투스 오디오(Vitus Audio)에서 내놓은 하이엔드 클래스의 인티앰프로 모델명이 SIA-030이다. 이 제품의 전신이랄까 전작이 SIA-025라는 제품이 있었는데, 그 제품이 워낙 세계적으로 히트를 쳐서 사실 비투스 오디오의 간판으로 자리 잡은 상태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 후속기인 SIA-030이 나와서 이번에 특별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전에도 비투스 오디오의 여러 가지 제품들을 리뷰를 해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진공관 앰프를 좋아하지만 만일 TR 앰프를 사용한다고 한다면 역시 클래스 A 방식의 앰프를 고를 것이다. 그것이 순 클래스 A 방식도 있고 또 일부 구간에만 클래스 A를 사용하는 방식도 있는데,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이 클래스 A가 들어간 앰프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비투스 오디오 제품은 필자가 아주 좋아하고 언젠가는 소유하고 싶은 그런 제품이라서 이번 리뷰를 준비하면서 음악을 듣고 제품을 알아보는 과정이 아주 흥미로웠다.
소리는 사람이다

비투스 오디오를 창업한 분은 한스 올레 비투스(Hans Ole Vitus)라는 분인데 여기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오디오 업계에는 ‘소리는 사람이다’라는 통설이 있다. 그것이 뭐냐 하면 이런 하이엔드 회사들, 특히 창업자가 기술자이면서 여러 가지 자기 음향 철학이 확고한 데에서는 창업자의 어떤 퍼스널리티(Personality)와 음향 철학이 제품에 상당히 반영되기 때문에 이분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하고 이 분이 어떤 쪽을 바라보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비투스 오디오의 사운드와 기술에 대해서 좀 더 이해가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투스 씨는 원래 록 밴드에서 드럼을 쳤었다. 상당히 드럼을 잘 쳤던 것 같은데 그래서 프로페셔널 밴드 활동을 계속할까 하다가 그 즈음에 오디오를 접하고 오디오에서 재생되는 소리에 매료가 돼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게 된다. 이 분은 또 스피커까지 제작할 정도로 오디오 전반에 관해서 상당히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다. 그러다가 결국에 그리폰(Gryphon)에서 나온 클래스 A 방식의 소리에 매료가 되어 내가 스스로 오디오를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전에 비투스 씨가 있었던 곳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라는 회사였는데, 이곳에서 기술자로 근무한 건 아니고 덴마크 쪽 유럽 지부에 세일즈 & 마케팅을 하면서 주로 담당했던 것이 세미나, 그다음에 프로덕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었다. 여기서 이런 일을 하면서 디지털 관련, 또 각종 IT 기술 같은 것을 공부도 하고 또 그것을 효과적으로 그 제품을 다루는 회사의 사람들 또 기술자들한테 가르치는 것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배운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떤 기술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명을 해서 그것이 매출로 연결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많은 기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이라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서 6년간 트레이닝을 하며 많은 경험과 기술을 습득한 것 같다. 또 이렇게 큰 회사에서 체계적으로 그런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이분이 나중에 회사를 창업하고 그다음에 거대화시키는 과정에서 아주 좋은 가이드라인을 받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젊었을 때의 경험이라는 것은 정말 대단한 밑천이 아닐까 싶고 그런 면에서 이분은 현명하게 그런 트레이닝을 쌓아서 체계적으로 자기 회사를 키우는 방법, 그것을 창업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볼 수가 있다.
비투스 씨는 사실 상당히 용의주도한 분으로 자신이 오디오 앰프를 클래스 A 방식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서 바로 달려들지 않고 무려 8년간 연구에 몰두했다. 그래서 차곡차곡 마치 벽돌을 하나씩 쌓아서 어떤 성을 쌓듯이 그렇게 정말 조심스럽게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가면서 2003년도에 인티앰프를 발표하면서 업계에 데뷔를 한다. 그 이후에는 아주 빠르게 고속 성장을 해서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왜 비투스는 비싼가?

비투스 오디오 SIA-030 인티앰프를 위에서 내려다 보면 제품의 이미지나 만듦새가 전면에서 바라봤을 때와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빈틈없이 모든 컴포넌트가 정말 멋지게 어우러져 있는데, 이 제품은 정말 위에서 바라봐야 된다. 그리고 제품 안에 들어가는 기판부터 또 아주 중요한 섀시의 가공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다 인하우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그것은 어지간한 배짱이나 어떤 목표 의식이 없으면 참 불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필자가 방문한 업체들 중에 절반 정도는 외부에서 납품받는 형태가 많다. 예를 들어 섀시도 그렇고 기판도 그렇고 안에서 어셈블리만 하는 그런 형태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비투스는 CNC 머신부터 SMD 표면 실장 부품 등 모든 것들을 다 인하우스에서 처리를 하려고 해서 수많은 돈을 들여 장비들을 다 공장 안에 설치했다.

또 그런 설비만 했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기술자도 고용을 하고 또 앰프를 설계했을 때 거기에 들어가는 각종 소프트웨어도 모두 독자적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니까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거의 A부터 Z까지 자기 제품에 관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겠다는 그런 완벽주의적인 모습을 한 것이 바로 비투스 오디오이다. 비록 비투스 오디오의 제품 가격은 고가지만 이러한 모습 때문에 수많은 나라에서 사랑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필자는 십여 년 전에 비투스 씨와 인터뷰를 하며 만난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이렇게 회사가 크지 않았다. 그냥 작은 사이즈에서 막 뻗어 나가기 시작하는 그런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십여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회사의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그것은 이분의 기술력과 음악성도 있겠지만 기업을 이끌 줄 아는 그런 어떤 기본기가 되어 있지 않나 싶고, 그런 점을 또 하나의 특징으로 볼 수 있겠다.
비투스 오디오는 덴마크에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덴마크는 스피커 강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스피커 회사들이 덴마크에 포진하고 있고 스위스와 더불어서 오디오의 2대 강소국에 속한다. 특히 스피커가 센 나라이기는 하지만 앰프 쪽도 만만치가 않다. 그런데 필자가 덴마크에 취재차 여러 번 가봤는데 덴마크는 일단 세금이 아주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자동차 같은 경우에도 하나 사면 세금이 한 200%? 그러니까 예를 들어 1000만 원짜리라고 한다면 나중에 세금이 2000만 원이 붙어서 총 3000만 원에 살 정도로 세금이 센 나라고 그래서 덴마크의 어지간한 분들은 10년 이상 된 차를 계속 몰고 다닌다. 중고차를 사 와도 비싼 건 마찬가지. 그런 상황이라서 어떻게 보면 오디오를 제조하는 환경에 있어서는 악조건이기는 하지만 덴마크 자체 내에 수많은 연구소가 있고 특히 오디오 산업을 하나의 국책사업으로 하다 보니까 이런 업체들이 그런 연구나 기술 협력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그래서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우리도 1970년대 80년대에는 상당한 오디오 강국이었다. 당시에는 정말 수많은 외국의 기업들이 OEM도 많이 했고 우리 자체 브랜드도 있었다. 현재도 몇몇 세계적인 브랜드를 우리가 갖고 있어서 IT 쪽, 4차 산업 쪽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학계와 정부와 기업 등 여러 가지 것들이 같이 연합을 해서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그런 오디오 산업, 그런 모델을 한번 진지하게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
왜 그러냐면 우리나라 애호가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고 그리고 하이엔드 마켓도 상당히 크다. 그래서 우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음악에 대한 DNA 그런 것들이 잘 발휘되면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덴마크라든가 이런 제품, 이런 회사들은 단순히 오디오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에게도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클래스 A에 대한 집념
클래스 A 방식이라는 것은 쉽게 설명해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예를 들어 트럭이 있다고 치자. 1톤짜리 트럭에 1톤 무게의 짐을 실으면 트럭에 꽉 차는데, 그때 연료도 많이 들 것이다. 또 1톤의 짐을 싣고 산을 올라간다고 하면 더 많은 연료가 들어가는데 그걸 로드(부하)라고 한다. 많은 하중이 걸리는데, 말하자면 클래스 A 방식이라는 것은 제일 힘이 많이 들 때, 제일 부하가 많이 걸릴 때 상황을 상정해서 트럭이 짐을 아무것도 안 싣고 평지를 편히 달리는 과정에 있어서도 똑같은 연료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전기세가 많이 나가고 물량 투입이 들어가는 방식이긴 하지만 대신에 급격하게 큰 신호가 온다거나 다이내믹스가 아주 심한 그런 곡들 같은 경우에는 이미 넉넉하게 전기적인 용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의 재생 면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물량 투입도 많이 되고 전기도 많이 먹지만 음질로써는 충분히 보상이 된다.

그런데 순전히 클래스 A 방식으로만 하게 되면 앰프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전기세가 거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수 있는데, 그래서 비투스 오디오 같은 회사는 일정 구간은 클래스 A 방식으로 하고 그다음에 일종의 피크, 정말 많은 부하가 걸릴 때는 클래스 AB 방식으로 바뀌는 두 가지 방식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회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제품도 순수 클래스 A로 들을 수 있고 클래스 AB로 들을 수 있는 그런 선택 스위치도 있는데 사실 차이가 상당히 심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클래스 A의 수준에 상당히 근접한 클래스 AB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클래스 A 방식은 독보적인 그런 음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그치지 않고 클래스 AB의 수준이나 음질을 바로 클래스 A에 근접하게 한 점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어떤 바탕, 그런 이유에서 음향 철학을 가지고 이 제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030에 이를 때까지

현재 비투스 오디오의 제품은 크게 세 개 라인업이 있는데, 레퍼런스(Reference) 라인업과 그 위에 시그니처(Signature) 라인업, 최상위 라인업에 마스터피스(Masterpiece)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 개의 라인업으로 총 21개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중간에 있는 시그니처 라인업에 9개의 모델이 포진하고 있으니까 비투스 오디오가 주력하는 것은 역시 시그니처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메이커들은 레퍼런스가 제일 최상위 라인업인데 반해 비투스 오디오는 레퍼런스가 제일 엔트리 라인업이다. 그런데 비투스 오디오에서 만드는 레퍼런스는 또 다른 회사의 레퍼런스와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데, 다른 회사가 레퍼런스로 만든 그 기술적인 수준의 음질에서부터 비투스 오디오는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하이엔드 제품이라고 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리뷰의 제품은 인티앰프 중에서 시그니처 라인업에 속하는 제품이다. 앞서 지난 리뷰 때 레퍼런스 라인업의 인티앰프를 듣고 놀랐는데 그 정도만 해도 사실은 어지간한 분리형이 절대 부럽지 않은 그런 모델이었다. 그런데 그 제품의 상위 라인업의 인티앰프를 리뷰하게 되어서 이 제품도 상당히 기대가 되고 여러모로 자주 들어보고 싶은 그런 기종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SIA-030 인티앰프이고 같은 시그니처 라인업의 다른 인티앰프는 이전 모델인 SIA-025 인티앰프가 있다. SIA-025 인티앰프는 2011년에 처음 출시되었고 2017년에 SIA-025 MK.II 인티앰프가 나왔다. 그러니까 형번은 하나지만 실제 모델은 두 개인데, 그런데 이 두 모델이 받은 중요한 상만 9개에 달한다. 그래서 이것을 넘어서기 위해서 SIA-030 인티앰프를 만들었는데, SIA-025 인티앰프를 넘어선다는 그런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 같고 이 제품만 무려 8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시그니처 라인업의 상위 라인업인 마스터피스의 MP-L201 프리앰프와 MP-M201 파워앰프에 있는 기술을 이양했다. 그러니까 겉모습은 시그니처 라인업이지만 실제 내용은 마스터피스 라인업에 있는 것을 가져왔고 그래서 SIA-025 인티앰프를 넘어서는 그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엄청난 물량 투입

기존의 SIA-025 인티앰프와 비교하면 SIA-030 인티앰프는 출력이 좀 더 커졌고 제품 사이즈도 커졌다. SIA-025 인티앰프는 외관상 일반적인 인티앰프의 모습이라고 하면 SIA-030 인티앰프는 마치 당당한 대출력 파워앰프의 모습과도 같은 그런 사이즈로 키워졌고 여러모로 출력도 늘어났으며 고급 부품이 들어가 있다. 기술도 당연히 더 많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SIA-025 인티앰프같은 경우에는 8옴에 150W이고 4옴에 300W인데, 이 8옴에 150W 중 25W가 클래스 A 방식이고 4옴으로 가면 50W가 클래스 A 방식이다. SIA-030 인티앰프는 8옴에 200W, 4옴에 400W인데 클래스 A가 8옴에 30W, 4옴에 60W로 구동된다.
사실 클래스 A 방식으로 8옴에 30W면 이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스피커는 다 구동이 된다. 물론 출력이 더 높으면 좋겠지만, 또 클래스 A 방식이 무한정 출력이 높아진다고 해서 소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략 30W에서 50W 정도면 아주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고, 실제로 클래스 A 제품을 만드는 다른 회사들을 보면 대개 같은 구간이다. 그래서 이 제품도 그런 기본기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물량 투입이 어마어마하다. 내부를 보면 엄청나게 큰 전원 트랜스가 있는데 2200VA 급이다. 2200VA니까 거의 2000W 혹은 1000W 정도를 낼 수 있는 대출력 파워앰프에 쓰이는 전원 트랜스를 불과 200W짜리 앰프에 넣은 것인데, 용량 자체가 전기적인 바탕이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큰 제품을 넣었다.
그리고 메인 커패시터가 또 상당히 크게 들어가 있다. 400,000㎌로 총 8개의 큰 커패시터가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조로 커패시터 8개를 동원해서 216,000㎌로 두 개 합치면 600,000㎌ 이상이 된다. 그러니까 커패시터 용량으로도 어마무시하게 대용량이 들어가 있다.
이 정도 물량 투입을 인티앰프에 한다는 것은 필자가 수많은 제품을 리뷰하면서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거라 이것도 상당히 놀랍다. 정말 일종의 발전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원부 쪽은 정말 엄청나게 투자가 돼 있다. 또 이 전원부를 공급할 때 오디오 증폭부와 CPU를 이용해서 동작시키는 동작부가 분리되어 있는데 당연히 오디오부와 동작부도 전원이 따로 공급된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파트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라고 보면 되겠다.

또한 볼륨단이 아주 뛰어나다. 볼륨 노브는 없고 제품 전면의 볼륨 버튼과 리모컨으로 조절하게 되어 있는데 보통 볼륨단을 구성하면 1dB 단위로 많이 구성한다. 그래서 60dB 정도로 구성을 하는데 이 제품은 -89dB에서 +13dB로 0.5dB 단위로 조정이 된다. 그러니까 볼륨을 올릴 때마다 퍽퍽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세하게 올라가 미세 조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섬세하게 볼륨단을 만들었다는 건데 그게 이 제품의 퀄리티에 상당히 관여하고 있다.
프리앰프 같은 경우에는 볼륨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다고 많은 설계자들이 얘기를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인티앰프에서는 파워가 같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볼륨단이 단순한 프리뿐 아니라 파워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그래서 SIA-030 인티앰프에는 마스터피스 라인업의 프리앰프에 들어가는 볼륨단을 채택했다. 이것도 사실 인티앰프 클래스에서는 지나치게 오버 스펙의 볼륨단이 들어가 있다고 판단이 된다.
증폭 모드 선택

리모컨을 보면 재미있는 기능이 있는데, 이 제품을 순수하게 클래스 A로만 들을 수 있는 선택 버튼이 있고 클래스 AB로 들을 수 있는 선택 버튼이 있다. 그러니까 곡에 따라서 아주 디테일하고 섬세하고 또 클래식의 소편성 같은 곡을 집중해서 듣고 싶다면 클래스 A가 괜찮을 것 같고 헤비메탈이나 강력한 그런 곡들은 클래스 AB가 맞을 것 같다.

또 하나 모드가 있는데 Classic과 Rock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해놨다. 이는 비투스 씨가 젊은 시절 록 밴드에 있었기 때문에 이 제품으로 록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사실 앰프나 스피커 개발할때 제일 어려운 장르가 바로 록인데, 많은 제품들이 록에서 실패를 많이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록을 포기하고 클래식, 재즈 정도에서만 튜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비투스 씨는 록 밴드에 있었고, 더구나 드럼을 쳤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선택 스위치가 상당히 큰 기여를 하지 않을까 싶고 필자도 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역시 기대가 된다.
두 개의 옵션 보드

또 재미있는 것은 제품 후면에 옵션 보드를 장착할 수 있는 빈 슬롯이 있는데, 요즘 인티앰프의 경향이 고퀄리티로 올라가면서 DAC나 스트리머, 포노스테이지 등 여러 가지 옵션을 다 담아내는 것이 하나의 큰 유형이다. 그래서 말이 인티앰프지 옛날 같으면 리시버 앰프다 라고 얘기할 정도로 다기능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 시대에 인티앰프를 만들 때 그런 흐름을 무시하고 이 엄청난 가격대를 들여서 순수하게 아날로그 인티앰프만 만들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부속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판단할 것 같은데, 문제는 DAC가 됐든 포노스테이지가 됐든 이 회사는 끝을 보는 회사이기 때문에 그것을 대충 넣어줄 수는 없어 차라리 옵션으로 만들어 놨다.
현재 두 개의 옵션이 현재 제공되고 있는데, 각 옵션을 단품으로 써도 좋을 정도로 최적화된 그런 제품으로 만들어서 그게 필요 없는 사람들은 그냥 순수 인티앰프로 사용하고 만일에 필요하다고 한다면 옵션을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그래도 옵션으로 넣었을 때의 경우가 DAC든 포노스테이지든 단품으로 사는 것보다 싸다. 두 가지의 옵션 중 하나는 DAC/스트리머 옵션이 있고 그다음에 포노스테이지 옵션이 있다.

DAC/스트리머 보드 같은 경우에는 입력단에 AES/EBU 1개, RCA(Coaxial) 1개와 스트리밍을 위한 이더넷 단자가 1개 있고, 현재 Roon Ready 인증 중으로 곧 완료된다고 한다. 그러면 Roon을 이용해 다양한 스트리밍 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또 티비와 연결할 수 있는 Toslink 단자도 제공해서 이 제품의 DAC/스트리머 보드를 넣으면 최소한 디지털 쪽의 음악하고 TV까지 연계해서 쓸 수 있다.
포노스테이지 옵션의 경우에는 RCA 입력단자가 2개가 들어가는데 각각의 단자가 MM과 MC가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단자가 모두 게인 조절이 가능하다. 그래서 두 개를 다 MM으로 쓸 수도 있고 필자가 보기에는 둘 다 MC로도 가능할 것 같다. 아직 정확한 스펙은 안 나왔지만 각각 게인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걸 보니까 MM, MC로 표기 되있지 않으니 MC,MC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추측이 든다.
나중에 스펙이 확정이 되면 그 부분은 설명란을 참조하면 될 것 같고 어쨌든 두 개의 턴테이블을 연결하거나 두 개의 톤암을 연결할 수 있는 그런 옵션이다. 그래서 아날로그에 집중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비투스 오디오의 포노앰프도 정평이 있는 제품이니까 이것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옵션으로 선택해서 넣을 수 있어서 사실 이 옵션만 해도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스펙 둘러보기
스펙을 좀 둘러보면 앞서 얘기했지만 클래스 AB 방식일 경우에는 8옴에 200W, 4옴에 400W 그리고 클래스 A로 했을 경우에는 8옴에 30W, 4옴에 60W가 된다. 그래서 어떤 스피커든지 무난하게 컨트롤할 수 있고 그다음에 좋은 것은 RCA 입력이 두 개가 있고 XLR 입력이 무려 세 개나 제공된다.

이것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하이엔드 제품으로 갈수록 밸런스 단자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보통 이런 인티앰프는 XLR을 하나 정도 놓고 RCA를 3~4개 넣는데 여기는 역시 XLR을 중심으로 설계 했다. 사실 이 자체가 완벽하게 듀얼 모노럴 형태이기 때문에 이 제품의 성능을 최적화시키려면 XLR 단자를 활용하는 것이 더 맞다.
그다음에 프리아웃 단자가 있어서 제품 자체를 오로지 소스기하고 프리앰프 기능만으로도 쓸 수 있게 해놨다. 사실 프리아웃 기능은 실제로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설령 쓰지 않더라도 큰 차이가 있는데 이것도 아주 좋은 옵션 같다. 다음으로 왜곡률이 0.01%니까 최고급 하이엔드 못지않은 그런 기본 스펙이 돼 있다.
제품의 무게가 63kg이다. 이건 도저히 혼자서 들 수 없는 무게인데 어떻게 보면 거의 발전소에 달할 만큼 어마어마하게 전원부가 투입돼 있고 섀시쪽도 두툼한 알루미늄 절삭 가공을 했기 때문에 이런 무게가 나온 것 같고 보기만 해도 상당히 믿음직스럽다.

그다음에 총 6개의 마감이 제공되는데 각각 Pure White, Jet Black, Warm Silver, Titanium Orange, Titanium Grey, Dark Champaign이 있다. 이번 리뷰 제품은 Warm Silver 같은데 이 제품에 관심이 있어서 주문을 할 때는 조금 더 튀는 색상을 원하는 분들도 있으니까 각자의 취향에 맞춰서 주문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Titanium Orange 마감도 여러번 봤는데 처음에는 낯설긴 하지만 자주 보니까 또 그것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앰프에서 오렌지 색깔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걸 보니까 아주 과감하면서 재미있다.
본격적인 시청

본격적인 시청에 들어가기 전에 시청 환경을 소개하자면, 시청은 하이파이클럽 제 1 시청실에서 이뤄졌으며 매칭된 시스템으로 스피커는 MBL의 116F 스피커를 매칭했으며 SIA-030 인티앰프가 아직 Roon Ready 인증이 되지 않아 본기에는 DAC/스트리머 보드 옵션을 달지 않아서 순수하게 아날로그 인티앰프 상태이기 때문에 MBL의 N31 CD/DAC를 연결했다.
MBL N31 CD/DAC가 스트리밍도 되기 때문에 Roon을 통해서 여러 가지 음악을 들어봤고, 차후에 SIA-030 인티앰프의 Roon Ready 인증이 완료되고 DAC/스트리머 보드를 추가한다면 사실 다른 소스는 일체 필요가 없다고 보면 된다. 또 만일에 포노스테이지만 쓰고 싶다면 포노스테이지 옵션 보드를 추가해서 턴테이블 두 대까지 쓸 수 있으니까 그것도 역시 매력적인 조합이다.
사실 이 인티앰프가 예전에는 분리형으로 가는 어떤 전초전이었다면 지금은 하나의 어떤 완결된 형태로, 하이엔드의 소리를 듣고는 싶은데 컴포넌트의 수를 늘리지 않고 단출하게 즐기긴 하되 내가 퀄리티는 포기할 수 없다는 분들한테는 이런 하이엔드 인티앰프가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인티앰프에 대한 편견을 지워버린다면 오로지 소리로써 여러분들을 만족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티스트 Arthur Grumiaux
곡 Violin Concerto No. 3 in G Major, K. 216: I. Allegro
앨범 Mozart: The Five Violin Concertos
먼저 들어본 곡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No.3 1악장⟩을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연주로 들어봤다. 이 곡을 들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상당히 스피드가 빠르다. 과거 클래스 A의 전통적인 설계의 그런 제품으로 들어보면 역시 발열도 문제가 되지만 다소 느린 스피드가 문제였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 부분이 말끔히 정리가 되고 그다음에 스피커의 구동력이랄까 그런 것이 상당히 뛰어나서 전 대역이 그냥 하나로 움직이는 마치 드라이버 하나에서 나온 듯한 일체감, 타임 얼라인먼트가 아주 뛰어나다. 그것은 이 앰프가 어지간한 클래스의 스피커는 다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이 된다.
고역 같은 경우에 특히 바이올린 그런 것은 상당히 섬세하고 치밀하면서 또 빠르면서 그러면서 쏘거나 신경질적이지 않고 대개 음악적으로 들린다. 아르튀르 그뤼미오가 빈티지 스타일의 오디오로 들으면 약간 투박하거나 너무 소박하지 않나 하는 느낌도 줬는데 여기서 들어보면 디지털로 새로 리마스터링한 것도 있겠지만, 상당히 예리하면서 일체 빈틈이 없는 모습을 보여줘서 어찌 보면 이것이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갖게 했다.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하면서 모차르트 특유의 재기발랄함이 잘 살아 있는 그런 재생 음이 아니었나 생각이 되고 또 아주 럭셔리하다고 할까? 화려한 느낌도 있었다.
아티스트 Jacques Loussier Trio
곡 Bach: Violin Sonata in G Minor, BWV 1001: Siciliana
앨범 My Personal Favorites: The Jacques Loussier Trio Plays Bach
두 번째 곡은 자끄 루시에 트리오, 재즈 트리오인데 거기서 연주한 바흐의 시실리아나를 들어봤다. 원래 자끄 루시에 트리오는 클래식, 그것도 특히 바흐를 중심으로 해서 그것을 재즈 편곡한 피아노 트리오 버전으로 편곡 해 많은 작품을 연주했는데 전반적으로 상당히 녹음이 뛰어나고 바흐에 대한 해석이 뭐랄까 로맨틱하다고 그럴까? 사실 바흐라는 작곡가를 어떤 뭐 하나를 규정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인물이기 때문에 사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니까 자칫 잘못하면 소경이 코끼리를 만져서 평가하는 것 같은 그런 실수를 범할 수 있는데, 자끄 루시에 트리오는 바흐를 재즈로 만들면서 재즈 특유의 어떤 에스프리(Esprit)랄까 고독한 느낌, 외로움 그런 것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이 곡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연주가 짜임새 있고 그다음에 인터 플레이가 아주 정교치밀하지만 바흐에게 이런 면, 그러니까 약간 로맨틱하고 우수에 찬 모습, 요즘 기후에 어울리는 모습 그런 분위기를 또 연출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곡은 자끄 루시에 트리오의 연주를 많이 들어봤지만 좀 특별한 곡이 아닐까 싶고 여기서도 아주 정서가 잘 드러나고 있다.
아티스트 Diana Krall
곡 Temptation
앨범 The Girl In The Other Room
이어서 들은 곡은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이다. 들어보면 역시 이 곡도 연주자가 많지는 않고 드럼, 베이스 그다음에 기타, 피아노로 4인조 구성이고 다이애나 크롤이 피아노도 치고 중간에 오르간도 잠깐 바꿔서 스위치해서 치기도 하고 아주 심플한 구성인데, 이런 소박한 맛도 있지만 또 반대로 드럼의 펀치력 또 북의 텐션 그런 것도 잘 어우러져서 전체적으로 정교치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재즈가 나온다.
사실 재즈 하면 필자같은 경우에는 활기가 넘치고 에너제틱한 그런 소리를 좋아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음은 마치 실내악처럼 아주 차분하게 잘 다듬어진 그런 음향으로, 클래식 중심으로 듣는 분들이 재즈 입문하겠다고 그러면 또 이런 방식의 해석도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또 베이스 라인 같은 경우도 아주 빠르게 접근하는 모습이 보이고 보컬 같은 경우에도 약간 달콤한 느낌으로 다이애나 크롤이 자칫 잘못 재생하면 좀 무미건조하게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역시 비투스 오디오가 음악에 대한 해석이나 그런 부분이 상당히 확고부동하지 않나 전체적으로 아주 고급스러운 소리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다.
아티스트 Musica Nuda
곡 Come Together
앨범 Live à Fip
마지막으로 무지카 누다의 ⟨Come Together⟩를 들어봤다. 사실 이 밴드는 여성 보컬하고 콘트라베이스 2인조로 다른 악기가 일체 없다. 그런데 보컬이 상당히 재주가 많아서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특수효과 같은 경우도 입으로 잘 표현한다. 그리고 더블 베이스도 음향 효과를 상당히 증폭시켜서, 이렇게 단순한 구성으로도 음악이 되는구나 하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신선하다.
또 이렇게 귀 기울여서 들어보면 베이스 라인의 움직임이나 스피드가 아주 탁월하고 양감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고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싶다. 보컬은 역시 여성 보컬 나름의 매력이 있는 약간 달콤하면서 또 약간 마녀적인 느낌 또 마녀 계통의 보컬들이 있는데 그런 느낌도 좀 있어 아주 재미있다.
총평
비투스 오디오 SIA-030 인티앰프의 리뷰를 마무리하며, 비록 구성이 단출하지만 공간감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아주 풍부하게 표현돼서 아마 여러분들이 직접 이렇게 현장에서 이런 시스템을 들어보면 좀 신선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라는 판단이 된다. 아마 필자가 보기에는 시스템 구성을 단출하게 하면서 아주 높은 퀄리티의 음을 지향하는 분들은 이 제품이 아주 매력 있을 것 같고 나중에 옵션까지 장착한다면 여러 개의 컴포넌트로 이루어진 아주 비싼 고가의 제품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이런 퀄리티를 하나의 박스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 본 리뷰에 사용된 기기는 21Sound 협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종학(Johnn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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