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1부에서 다뤘던 모파이 일렉트로닉스 MasterDeck 턴테이블 소개에 이어서 2부에서는 MasterDeck 턴테이블에 연결된 MasterPhono 포노앰프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사실 한동안 턴테이블과 LP 쪽을 하지 않다가 우연한 기회에 일본의 오사카를 갔을 때, 우연찮게 비틀즈 앨범을 사면서 다시 흥미가 생기게 되었다. 지금도 한창 LP도 모으고 턴테이블도 몇 번 교체하면서 새롭게 배우고 있는데 물론 그전에도 여러 개의 턴테이블을 소개하고 또 들어보기도 했지만 직접 이렇게 필드에서 해보니까 배우는 게 많다. 그래서 이번에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에서 MasterDeck 턴테이블과 MasterPhono 포노앰프 이 두 제품이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흥미를 갖고 보고 있는데 필자의 취향상 이 제품 2개가 최종적인 타겟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노앰프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자면, LP가 제일 크게 각광받았던 시기가 1970년대로 그때는 팝송이 많은 히트를 쳤다. 또 그 당시에는 아바(ABBA), 카펜터스(Carpenters), 엘튼 존(Elton John) 등 수많은 가수와 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매년 전 세계적으로 한 3억 장 이상의 LP를 찍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기회가 되면 같은 타이틀이라고 해도 리이슈보다는 70년대에 나온 그런 LP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게 참 재미있는 것이 옛날 진공관도 그렇다. 전성기 때, 그러니까 50년대나 60년대에 나온 고전 관이 새로 나온 관보다는 조금 더 맛이 있고 당연히 가격도 비쌌다. 그래서 필자의 컬렉션이 LP 같은 경우에도 70년대 혹은 60년대로 가고 있는데 물론 상태가 좋은 음반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한 장에 수십만 원, 수백만 원 하는 그런 음반을 사기에는 부담스럽고 아무튼 리이슈보다는 그 당시 판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면서 느낀 게 뭐냐 하면 포노앰프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70년대까지 프리앰프의 기준은 포노앰프의 성능이었다. 그러니까 전설적인 마란츠(Maranz) 7이라든가 매킨토시(McIntosh)의 C22 같은 프리앰프 그리고 또 그 이후에 나온 것들 중에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오디오리서치(Audio Research),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 등 이런 제품들이 프리앰프의 절반 정도를 포노앰프에 할애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 시대의 프리앰프가 요새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왜 그러냐면 최근에 LP 붐이 다시 불면서 턴테이블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지만 역시 그에 못지않게 포노앰프의 비중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턴테이블이 반이고 포노앰프가 반이다라고 주장할 정도로 포노앰프의 비중이 실제로 굉장히 높다.
포노앰프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이라고 하면 LP에 담긴 압축비를 풀어내는 것으로, 예를 들어 소리골에 정보를 담을 때, 소리골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고역과 저역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고역과 저역을 압축한다. 그래서 그 압축비가 굉장히 중요한데 초창기에는 그것이 난립했다. 모노럴 시대 때 얘기인데, 회사마다 조금씩 압축비가 달라서 포노앰프 중에서도 아주 비싼 것들은 그 압축비까지도 다 체크해서 옵션으로 넣었다. 그렇지만 기본이 RIAA라고 해서 미국의 레코드 협회에서 표준으로 정했다. 거기에 따라서 나중에는 많은 회사들이 압축 비율을 RIAA에 맞추고 있다.
그런데 RIAA의 기준에 의한 압축비를 풀어내는 것만 해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게 단순히 풀어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이걸 쉽게 CD 플레이어로 얘기하면, CD 트랜스포트가 있고 DAC가 있는데 여기서 DAC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포노앰프라고 보면 된다. DAC의 역할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요소들을 커버하는데 포노앰프도 마찬가지다.
물론 저가의 앰프들을 보면 그냥 칩이나 간단한 장치만 가지고 포노앰프를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막상 비교해 보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실제로 필자가 몇 년 전에 모 회사에서 나온 5천만 원짜리 포노앰프를 리뷰하면서 함께 매칭된 턴테이블은 고작 2~300만 원짜리 제품이었지만 나오는 소리가 정말 놀랐다. 그때 포노앰프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어떤 면에서는 턴테이블보다 더 중요하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로 포노앰프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그래서 그 압축비를 풀어내는 것뿐 아니라, 사실 DAC의 경우에도 결국 얼마나 음악을 맛깔나게 표현하느냐 그 싸움인데, DAC에 대한 최대의 찬사는 아날로그적이다 라는 표현을 하는데 아날로그의 극단에 있는 포노앰프 같은 경우에도 결국은 음악성, 자연스러움, 해상력 이런 것들이 다 똑같이 적용이 된다.
전지전능한 MasterPhono 포노앰프

이번에 소개할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MasterPhono 포노앰프는 사실 작년 초부터 뉴스를 접하고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제품이다. 왜냐하면 이런 턴테이블이나 포노앰프를 들락날락하면서 또 귀동냥도 해보면서 일단 동사의 UltraPhono 포노앰프를 들여서 사용했다. UltraPhono 포노앰프는 MasterPhono 포노앰프보다 한 단계 낮은 급의 제품으로 가격대는 상당히 낮지만 기능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팀 드 파라비치니(Tim de Paravicini) 씨가 설계했는데, EAR에서 나온 진공관 방식의 포노앰프를 적절하게 합리적인 가격대에 공급한 그런 제품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난 코로나 기간 때 그분이 타계하셨는데, 아날로그 쪽에 전설적인 한 분이 돌아가신 것이었다. 그래서 모파이 일렉트로닉스는 이후에 피터 매드닉(Peter Madnick)이라는 분을 초빙해서 플래그십 제품인 MasterPhono 포노앰프를 만든 것이다.
피터 매드닉 씨는 개인적으로 안면이 있는데, 십몇 년 전에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이라는 회사에서 미국과 영국의 난다 긴다 하는 전문적인 앰프 설계자들을 다 모아서 각각이 자랑하는 기술들을 총 투입해서 만든 앰프가 있는데, 그때 핵심 지휘자 역할을 하신 분이 바로 피터 매드닉 씨다.
그분은 오디오 알케미(Audio Alchemy)라고 해서 80년대에 정말 가성비가 좋은 앰프를 만들었던 분인데, 이분은 사실 수백 개 제품에 관여를 했고 단순히 홈 오디오뿐 아니라 인더스트리얼 쪽 그다음에 밀리터리 쪽까지도 제품 설계에 관여한 분으로 아마 현존해 있는 앰프 쪽 디자이너로는 존 컬(John Curl) 씨와 같이 손에 꼽는 몇 분에 해당하는 그런 분이다.
그래서 이 분이 아직은 정정하시고 작년에 뮌헨 오디오쇼에서도 직접 뵀는데 그때 모파이 일렉트로닉스 부스에 가서 앤드류 존스(Andrew Jones) 씨하고 인사도 하고 피터 매드닉 씨와 여러 가지 얘기를 했는데 그때 당시에도 새로운 포노앰프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 역시 명예의 전당 급의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이라고 판단할 정도로 아주 멋지고 매력적인 작품이 나왔다.

MasterPhono 포노앰프를 보면 전면 좌측에 레벨 미터가 있는데, 포노앰프에서 레벨 미터를 단 것은 이 제품이 최초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든다. 이것이 카트리지에서 오는 신호를, 음량을 체크하는 것도 있지만 또 다른 기능이 있는데 자세한 건 뒤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제품의 후면을 보면 입력단이 3개가 있다. 이게 아주 흥미로운 대목으로 전압 증폭 방식으로 해서 2개의 단자가 있는데 하나는 RCA고 하나가 XLR 이른바 밸런스단인데, 요즘 하이엔드 턴테이블을 보면 아웃풋 단자를 XLR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거기에 대응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것으로 이 제품의 가격대에 비해서 몇 배 이상 가는 그런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전압 증폭 방식으로 입력단이 2개가 있고 또 전류 증폭 방식이 1개 있다. 그런데 이게 아주 흥미로운 것이 최근에 몇몇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포노앰프를 전류 증폭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왜 그러냐 하면 포노앰프라는 것이 아주 극미세한 신호를 갖다가 증폭을 하고 증폭을 해봐야 아주 미세한 신호라서 그런 영역에 있어서는 전류 증폭 방식이 가지고 있는 리니어리티한 부분이 상당한 강점이 있다. 이것도 메이커마다 전류 증폭 방식 회로가 다르다. 그래서 MasterPhono 포노앰프에는 전압 증폭 방식 회로가 따로 있고 전류 증폭 방식 회로가 따로 있어서 2개를 같이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카트리지 중에서 특히 MC 카트리지 중에 아주 로우 임피던스 카트리지가 있는데 그건 출력 전압이 상당히 낮다. 그럴 경우에는 카트리지 자체가 하는 역할이 레코드 그루브를 따라서 진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면서 음성 신호를 전달하는데 그 과정에서 카트리지 내에서 자기장을 형성한다. 그게 미세 전류가 되어 포노앰프로 보내지는 구조인데, MC 카트리지가 구조상 MM보다는 훨씬 더 미세한 떨림까지도 다 포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또 임피던스가 낮을수록 그리고 출력 전압이 낮을수록 더 미세한 신호를 포착하기 때문에 그게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럴 경우에는 포노앰프에서 증폭할 수 있는 어려움이 더 커지기 때문에 전류 증폭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카트리지는 전압 증폭 방식으로 하고 그다음에 출력 전압이 낮은 특수한 카트리지 같은 것들은 전류 증폭 방식을 쓰라는 것으로 아마도 카트리지에 대에서 많이 아시는 분들은 무엇을 얘기하는지 아실 것 같다.
로우 임피던스 쪽으로도 상당히 고가의 아주 극악무도한 제품들이 있긴 한데, 그것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끔 한 것을 보니 역시 피터 매드닉이라는 디자이너가 오면서 그런 세밀한 부분까지도 하이엔드급으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그래서 혹시 이 제품을 구입하신 분들은 그런 극악무도한 카트리지도 한번 써보기를 권한다.
완벽히 독립된 2개의 인클로저

다음으로 제품을 위에서 보면 하나의 섀시 안에 두 개의 인클로저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니까 뒷부분이 파워 서플라이 쪽이고 앞부분이 오디오 서킷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쪽을 연결하는 선재를 구리로 된 통으로 감쌌다. 그래서 3개의 구리로 만든 통으로 연결시켰는데 디자인도 좋고 컨셉으로도 말이 된다. 그러니까 사실은 전원부 분리형으로 만든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걸 한 섀시에 담으면서 선재를 보호하기 위해서 구리로 된 통으로 연결한 게 디자인적으로도 상당히 멋있고 매력 있다.
게인과 임피던스 선택
카트리지는 출력 전압이 있고 또 자체 내에 임피던스가 있어서 게인과 임피던스 두 가지를 다 매칭시켜줘야 된다. 이에 맞게 MasterPhono 포노앰프에는 두 개의 노브가 마련되어 있는데, 하나는 게인을 맞춰주는 것이고 하나는 임피던스를 맞춰주는 것으로 MM 카트리지부터 MC 카트리지까지 다양하게 맞춰줄 수 있다. 이를 맞추는 방법은 카트리지를 샀을 때 제품과 함께 동봉된 설명서를 참고하거나 아니면 인터넷에 검색해서 해당 카트리지의 게인과 임피던스를 확인하면 될 것이다.

MasterPhono 포노앰프에는 굉장히 다양한 설정이 돼 있기 때문에 아마 존재하는 모든 카트리지는 이 제품이 처리하지 않을까 싶다. 게인도 40, 50, 60, 70dB로 조정할 수 있게 해놨고 임피던스도 15옴부터 30, 50, 75, 100, 500, 1k, 10k, 47k옴 까지 조정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걸 조합을 하면 충분하게 처리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임피던스를 맞춘 다음에 게인은 소리를 들어가면서 조정하면 좋을 것 같다.
그다음에 RIAA의 정확도가 상당히 높은데 +/- 0.05dB 이하니까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거의 오차가 없다고 보면 되겠다. 대개 한 가지 실수하는 게 뭐냐 면 CD 같은 경우에는 저역이 20Hz까지 그다음에 고역이 20kHz까지 설정돼 있기 때문에 LP는 그보다 상당히 넓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대부분의 카트리지를 보면 대개 20~20kHz로 CD하고 비슷하다.

그래서 고가의 특수 카트리지 같은 경우에는 저역이 좀 더 내려가고 고역이 조금 올라가는 형태다. 그런데 일반적인 카트리지 같은 경우에는 CD하고 스펙이 비슷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착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이 제품 같은 경우에는 저역이 10Hz까지, 고역이 50kHz까지 가니까 이 정도면 1500만 원, 2천만 원짜리 카트리지가 가지고 있는 스펙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그런 광대역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S/N비가 상당히 좋다. MM 같은 경우는 93dB고 MC 같은 경우는 85dB이다. 특히 MC의 85dB 정도라고 그러면 턴테이블로 LP를 들었을 때 컴컴한 바닷속에 밤바다를 항해하는 것처럼 아주 정숙하다. 그래서 MC 카트리지를 사용할 때 좋고 MM도 93dB면 상당히 노이즈 레벨이 낮은 거니까 이것도 신뢰할 만한 그런 성능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지무스 조정용 장치
제품 전면을 보면 좌우에 레벨 미터가 있는데 그 옆에 미터(Meter) 버튼을 길게 누르면 아지무스를 모니터링 및 보정할 수 있는 기능이 활성화 된다. 카트리지에서 바늘이 정확하게 좌우가 맞아야 되는 것을 아지무스라고 하는데 이게 좀 틀어진 경우가 있다. 이것이 틀어지면 어느 한쪽이 레벨이 높아질 수 있어서 틀어놓고 아지무스를 맞출 때 포노앰프의 레벨 미터에 표시가 되어 아지무스가 틀어진 부분도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을 보정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그 어떤 포노앰프에도 없었던 기능이라고 보면 되고 이것도 신뢰를 할 수 있는 기능인 것 같다.
그리고 제품 후면에 USB 단자가 있는데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할 때 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단자로 몇 년에 한 번씩 조금씩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할 때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것도 한 번 사두면 계속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종래의 포노앰프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종합해보면 필자가 기존에 사용중인 UltraPhono 포노앰프는 기계식으로 하나씩 맞춰서 게인과 임피던스를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MasterPhono 포노앰프는 이것을 더 쉽고 자연스럽게 심지어 리모컨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그 방식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고급 사양으로 맞추면서 사용하기도 편하고 또 광대역으로 만들어서 상당히 기대가 된다.
아날로그에서는 포노앰프의 중요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현대적이면서도 LP를 하는 맛의 어떤 즐거움이랄까? LP만이 가지고 있는 약간 빈티지적인 면도 있으면서 또 자연스럽고 너무 쨍하지 않는 그런 소리를 원하신다면 아마 이 포노앰프가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격적인 시청

이번에 새로 나온 MasterDeck 턴테이블과 MasterPhono 포노앰프 거기에다가 UltraGold MC 카트리지 이 3개의 조합으로 리뷰를 진행했는데, 각각의 제품들이 내용이나 기술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따로따로 리뷰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이 제품들을 같이 연결해서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여기에 함께 매칭된 스피커는 역시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에서 나온 SourcePoint 10 스피커로 이 제품에 대한 리뷰도 있으니 참조해 보길 바란다. 참고로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스피커는 필자도 현재 SourcePoint 8을 쓰고 있는데 특히 LP를 감상할 때 아주 좋은 것 같다. 전체적으로 성향이 디지털보다는 LP에서 상당히 빛이 나는 그런 스피커라고 할 수 있고 역시 최상급 제품들을 붙이니까 필자가 들어왔던 소리보다 훨씬 더 깊고 풍부한 음악적인 소리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전혀 다른 스피커를 만나는 듯했고, 역시 소스의 힘이 대단하구나라고 새삼 느꼈다.
이외에도 앰프는 MBL의 N51 인티앰프를 매칭했는데 이 제품은 하이엔드 성향이기 때문에 약간 빈티지스러운 것을 추구하시는 분은 진공관 인티앰프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SourcePoint 10 스피커의 구동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리뷰는 하이엔드 지향의 소리로 한번 꾸며봤다.
아티스트 Carpenters
곡 Superstar
앨범 Golden Prize Vol.2
처음 들은 곡은 카펜터스(Carpenters)의 “Superstar”로 카펜터스는 70년대 대표적인 그룹 중에 하나이다. 이 곡은 우리나라에서 이성애라는 가수가 번안곡으로 만들었는데 그분의 목소리가 카렌 카펜터(Karen Carpenter) 못지않게 아주 좋았다. 그래서 번안곡도 상당히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곡을 들으면서 뭘 느끼냐면 만일 여러분들이 오디오를 할 때 그냥 디지털 쪽, 스트리머 쪽으로만 하게 되면 아티스트까지는 알아도 어느 회사에서 녹음을 했는지 또 어느 시대에 녹음을 했는지 그 정보를 잊어버리기가 쉽다. 그런데 이 카펜터스만 하더라도 A&M 레코드에서 녹음을 했고 LP를 걸게 되면 자연스럽게 레이블이나 그 밖의 정보를 보게 되며 그것이 또 음악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A&M 레코드는 허브 앨퍼트(Herb Alpert)라는 재즈 뮤지션이 만든 음반사인데 미국의 서해안 쪽 LA 쪽에 있는 아주 멋진 스튜디오다. 그래서 A&M 레코드의 녹음을 들어보면 밝고 화사하면서 아주 낙천적인 소리가 나온다. 그리고 LA의 건조한 공기가 녹음에 반영돼서 아주 깔끔하게 소리가 난다. 그것을 느낄 수 있고 고역도 자연스럽게 뻗고 드럼을 치신 분이 할 블레인(Hal Blaine)이라는 분으로 그 당시 60년대, 70년대 미국의 팝계에서는 최고의 세션 드러머라고 보면 된다. 이 분이 수많은 앨범에 참여를 했고 참여한 싱글만 6천 장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 정도 전설적인 분의 정말 팝적인 멋진 드럼도 여기서 새삼 들을 수 있다.
사실 이러한 것은 LP를 할 때 즐겁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말 심플하면서도 터뜨릴 때 터뜨리는 그런 드럼이고 또 역시 카렌의 아주 매력적인 보컬이 중역대에서 충실하게 잘 살아나서 SourcePoint 10 스피커하고 궁합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모파이 일렉트로닉스의 턴테이블이나 포노앰프를 구매하시는 분들은 이 스피커도 염두에 뒀으면 좋을 것 같다. 궁합이 아주 좋다.
지휘 Fritz Reiner
오케스트라 Vienna Philharmonic
곡 Brahms: Hugnarian Dances No.5 in G Minor
앨범 Brahms / Dvořák
이어서 데카(Decca) 녹음을 하나 골랐는데, 개인적으로 클래식 쪽에 특히 아날로그 시대 때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가 데카이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레이블이 필립스로 두 회사 곡이 소리가 조금 두툼하면서 박력이 있는데 특히 데카는 고역의 날카로운 바이올린이나 해상도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리드미컬하고 중역대가 아주 튼실하고 그러면서 역동적인 맛이 있는데 역시 여기서도 그 느낌이 잘 살아난다. 프리츠 라이너(Fritz Reiner)의 지휘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넘버 5를 들어봤다. 이 곡은 너무나 유명한 곡이라서 멜로디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시 LP에서나 가능한 진솔한 맛 그리고 의외로 반응이 빠르고 브라스라든가 특히 콘트라베이스 같은 저역이나 이런 것이 같이 엮여 있으면서 우렁차게 나오는데 전체적인 움직임이 일목요연하게 보이면서도 해상도가 아주 뛰어나다. 도저히 양립하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요소가 같이 멋지게 양립돼 있고 그러면서 고역은 쫙 뻗어나가는 것이 아주 시원시원하다. 그래서 데카 녹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역시 턴테이블을 통해 LP를 해야 되지 않나 이걸 또 새삼 느꼈다.
아티스트 Gary Karr
곡 Adagio In G Minor
앨범 Adagio D'Albinoni
다음 곡은 게리 카(Gary Karr)의 연주로 알비노니의 “Adagio In G Minor”를 들어봤다. 콘트라베이스, 재즈에서는 더블 베이스라고 하는데 콘트라베이스가 크기 때문에 서서 연주한다. 콘트라베이스는 아주 깊은 저역까지 표현하기 때문에 첼로를 들을 때보다 더 웅장한 저역을 맛볼 수 있는 곡이다.
편성이 어떻게 되냐면 커다란 성당에 파이프 오르간이 백업을 하고 그 앞에 큰 무대, 텅 빈 무대에서 혼자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방식인데 역시 무대가 넓고 그리고 울림이 아주 풍부하다. 그리고 저역이 정말 깔끔하게 밑으로 잘 떨어지면서 해상력이 아주 뛰어나게 나오는데 사실 LP하고 디지털 음원하고 가장 큰 차이점 중에 하나는 저역의 두께와 해상도 그다음에 골격이다.
그런 면에서는 저역을 체크할 때 이런 곡을 들어보면 LP도 해야 되는구나, 디지털의 어떤 최고의 사양을 가더라도 그와 못지않게 LP가 가진 매력도 이런 것이 있구나 아마 여러분들이 직접 들어보시면 깨달을 것 같다. 그런 저역 체크에 아주 좋은 곡이었고 비브라토를 넣거나 아니면 오르간에서도 발 베이스로 밟기 때문에 베이스가 혼을 통해서 나오는 베이스가 있는데 그런 베이스의 장점과 매력도 여기서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웅장하면서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잘 잡아내는 데에서 녹음도 잘했고 역시 이 조합에서 에센스를 잘 표출한 것 같다.
아티스트 Arne Domnerus
곡 High Life
앨범 Jazz at the Pawnshop
다음 곡은 아르네 돔네러스(Arne Domnerus)가 참여한 일종의 재즈 곡으로 “High Life”를 들어봤다. 이 앨범이 이름이 ⟨Jazz at the Pawnshop⟩으로 재미있는 부분이다. Pawnshop이 전당포를 뜻하는데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마치 서부극에서 볼법한 살롱에서 사람들이 술 마시고 박수 치고 아마 서부극 영화를 보면 악당이 들어와서 총도 쏘고 할 텐데, 마치 그런 서부 활극 시대로 돌아간 듯한 그런 활력이 넘치는 곡이다.
역시 객석의 웅성거림이나 흥겨움 같은 게 잘 살아 있고 특히 테너 색소폰의 유유자적한 모습, 드럼 같은 경우에도 마치 이 스피커에 별도로 혼을 달아놓은 것처럼 심벌즈 레가토가 아주 시원시원하게 뻗는다. 그것은 역시 LP를 걸었을 때 이 스피커의 장점이 부각되는구나 새삼 느끼게 한 대목이고 그다음에 드럼을 쳤을 때 그 북의 사이즈라든가 텐션, 울림 같은 것도 아주 정확하게 나와서 아주 오랜만에 만족스럽게 발장단을 치면서 들은 곡이다.
아티스트 John Coltrane Quartet
곡 Say It (Over And Over Again)
앨범 Ballads
마지막으로 존 콜트레인 쿼텟(John Coltrane Quartet)의 “Say It”. 유명한 ⟨Ballads⟩ 앨범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을 들어봤다. 이곡은 한쪽에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이 앉아 있고 반대편에 엘빈 존스(Elvin Jones)가 드럼을 치고 중간에서 매코이 타이너(McCoy Tyner)가 피아노를 치는 그런 구성이다.
역시 고고하다고 그럴까? 아주 기품 있는 그런 피아노 울림 속에서 브러시로 스네어를 긁고 또 심벌즈를 치면서 발라드에 어울리는 그런 드럼을 치고 있는데 브러시의 결이 보일 정도로 아주 해상도가 좋은 소리가 나왔고 콜트레인의 마성의 테너 색소폰. 콜트레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음색이 잘 살아 있다.
이런 것을 들어보면 모던 재즈이면서 해상도가 워낙 뛰어나서 마치 요즘 녹음한 것처럼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잘 포착돼 있다. 이것은 사실 같은 음원 가지고 이렇게 소스기가 발전하면서 이 정도까지 표현해 내는구나 새삼 놀란 부분이다. 옛날에 CD로 들었을 때 그때는 약간 먹먹한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이 말끔하게 턴테이블에서 해결이 되는 부분에서 정말 놀랐고 그리고 전체적으로 노장들이 참여한 스피커와 포노앰프, 턴테이블이기 때문에 특히 이런 모던 재즈 같은 경우에는 원래 가지고 있는 그런 맛이 잘 살아 있다.
총평
앰프는 선호도에 따라서 하이엔드 쪽으로 갈 수도 있고 빈티지 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은 여러분들의 선택 사항이지만 최소한 SourcePoint 10 스피커와 MasterPhono 포노앰프, MasterDeck 턴테이블은 하나의 라인업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전체적인 음색이나 해상도, 다이내믹스가 정확하게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정말 재미있는 경험을 했고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면 꼭 이 라인업으로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종학(Johnny Lee)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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