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원: 비투스 오디오(Vitus Audio)의 음질을 한마디로 잘 정제된 사운드라고 할까요?
이종학: 그렇죠.
한창원: 제가 늘 말씀드리는 국가별 사운드에 대해서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덴마크의 사운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죠? 다인오디오(Dynaudio), 비투스 오디오, 그리폰(Gryphon), 달리(DALI), 뵈레센(Børresen), 라이도 어쿠스틱스(Raidho Acoustics) 등 덴마크 사운드는 뭐랄까, 약간 포근한 사운드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에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거나 음의 해상도를 극한으로 추가한다거나 이런 것보다는 부드럽고 약간 포근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게 덴마크 사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투스 오디오도 역시 덴마크 사운드의 음질적 특징을 갖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잘 정제된 느낌으로, 그게 인위적인 정제됨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잘 정제된 느낌의 사운드를 내주는 앰프가 비투스 오디오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종학: 네, 정확히 표현하셨고요. 저도 비투스 오디오의 제품들을 들어보면 3극관 진공관들 있잖아요? 그중에서도 출력이 낮은 거 말고, 845나 211같이 투명하면서도 저역의 펀치력이나 구동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그런 느낌을 가끔씩 받아요.
한창원: 그렇죠. 3극관의 진공관 소리와 비슷하더라도 300B 같은 소리는 아니에요, 그렇죠? 공감을 하는 게 211이나 845 진공관같이 약간 기분 좋은 음의 쿠션이 굉장히 부드럽고 아주 포근한 느낌이에요.
이종학: 그것을 잘못 표현하면 약간 멍청하게 들릴 수도 있고 뭉친 소리가 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 소리가 아주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투명도가 있으면서도 의외로 온기가 있어요.
그러면, 세 번째 트랙 쳇 베이커(Chet Baker)의 ‘Alone Together’라는 곡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Alone Together - Chet Baker
시작 시간 - 2:25
이종학: 쳇 베이커의 ‘Alone Together’는 60년대 초반 녹음이라고 제가 기억하는데요. 모던재즈 전성기 때 녹음이고 아날로그 녹음이죠. 그래서 초반부에 보면 아날로그 히스 노이즈가 조금 들어가는데, 그게 약간 LP를 틀 때의 느낌과도 좀 통한다고 할까요?
이종학: 그리고 저는 디지털 소스에서 이렇게 자연스러운 아날로그 질감을 표현할 수 있나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최근에 여러 가지 행사를 하면서 소스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실감하고 있는데요. 하이파이클럽에서는 한 대표님께서 스트리머 쪽으로 해서 어마무시한 소리를 몇 번 들려주시기도 했고, 저는 사실 스트리머에 대해서 좀 회의가 있었지만, 그게 아니구나. 이것도 제대로 전원이라든가 여러 가지 신호 전송 체계를 완비하면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구나.
특히 최근에 아주 복잡한 디지털 녹음들은 사실 LP가 할 수 없는 그런 영역이 있다는 것을 좀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그런 개념을 수정하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됐고요. 제가 LP에서 추구했던 사운드의 모범 같은 소리가 흘러나와서 이제는 정말 소스기기들끼리의 레벨이나 그런 것이 큰 차이가 없는 시대가 왔구나. 이제는 소스기기가 거의 완성 단계에 왔구나 하는 생각을 또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곡에는 세 개의 관악기가 나오거든요? 역시 쳇 베이커의 트럼펫이 아주 달콤하고 몽환적으로 나오죠. 그다음에 페퍼 아담스(Pepper Adams)라는 사람이 연주한 바리톤 색소폰. 이 악기는 저역을 길게 아주 강력하게 장악하는 그런 악기인데, 저역의 표현력이 압도적으로 다가왔고요.
이종학: 그다음에 마지막에 허비 만(Herbie Mann)이라는 사람이 플루트를 연주한단 말이죠. 그래서 마치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가듯이 아름다운 고역이 흘러가는 부분. 그리고 연주자들의 위치가 각각 다르고, 핀 포인트로 찍은 것처럼 정확하게 악기들이 보이고요. 그리고 드럼 위치와 피아노 위치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그 당시 60년대 초반의 스튜디오에 타임 슬립해서 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놀랐습니다.
이종학: 그리고 옛날 혼악기에 진공관을 썼을 때의 그런 아주 멋진 밸런스라든가 그런 질감까지도 여기서 표현하는 것에 저는 완전히 한 방 먹었습니다.
한창원: 사실 방금 들은 이런 음악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자연스러움은 저희가 컴퓨터 스트리밍 쪽에는 진짜 좋은 음질을 낼 수 있는 솔루션들을 갖고 있으니까 당연히 BOP Quantum Ground V2까지 들어가서 디지털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이런 부분들을 제거해서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움 그런 걸 구현을 해놨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한창원: 제가 이 곡에서 느낀 것은 포커싱입니다. 말씀하신 것과 거의 같은 내용인데, 악기 하나하나의 포커싱이 굉장히 사실적인 느낌이고요. 칼 같은 포커싱 이런 것보다는 그냥 저쪽 공간에 실재하는 듯한 그런 자연스러운 포커싱이라고 해야겠죠. 여기서 제가 1부에 말씀드린 덴마크 사운드, 비투스 오디오의 약간 정제된 소리, 절제된 사운드가 나왔다.
한창원: 그런데 늘 말씀드리는 게, 오디오 평가 용어에 항상 양면성이 있어요. 정제됐다고 하면 뭔가를 지우거나 가공해서 만들어낸 의미의 정제됨으로 이해가 될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정제됐다는 얘기는 정확하게 표현을 하면 이 앰프가 아무것도 가감하지 않는다. 더하거나 빼지도 않고 오버하지도 않고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정말 담백하게 내는 것.
한창원: 그렇죠. 덴마크 사운드가 담백한 사운드를 내주는 그런 소리니까, 마치 시골에 가서 가공 제품이 일체 안 들어간 유기농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을 먹는 듯한 그런 느낌. 그런 정제됨과 그런 절제됨. 쳇 베이커의 ‘Alone Together’가 이런 느낌도 주는구나. 역시 오디오를 하는 즐거움이죠. 같은 음악을 들어도 다르게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오디오파일의 행복 아니겠습니까?
한창원: 비투스 오디오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잠깐 얘기를 해봐야겠죠. 이 회사가 한 20년 정도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비투스 오디오의 개발자인 한스 올레 비투스(Hans-Ole Vitus)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CEO는 아들인 알렉산더 비투스(Alexander Vitus)라는 분이 맡게 되었고요, 한스 올레 씨는 기술, 개발 쪽으로만 전담을 하는 것으로 회사 구조조정을 했다는데요, 그 부분도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제가 예전부터 늘 얘기하는 게, 결국에 하이엔드 오디오는 한 명의 천재가 정말 소리에 미쳐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그러면서 좋은 제품이 나오게 되는데요. 그래서 회사가 잘 알려지고 유명해지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그 앰프를 개발했던 개발자가 경영 쪽으로 빠지게 되고, 새로운 엔지니어를 고용해서 앰프 개발을 시키는 순간 그때부터 하이엔드 오디오 음질은 딴 길로 새 버리는 그런 브랜드의 역사를 우리가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죠?
비투스 오디오는 20년 동안 굉장히 성공한 브랜드 중에 하나죠. 그러면서 회사 규모가 커지니까 아들을 사장으로 앉혀놔서 경영을 시키고 자기는 그냥 연구, 개발만 몰두하겠다는 그런 구도와 취지가 저는 굉장히 좋은 방향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종학: 네, 제가 경제 쪽의 책들을 읽어보면 스위스라든가 프랑스 그리고 유럽의 많은 지역에 중소기업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유럽의 경우 그런 기업들이 계속 가족 중심으로 경영을 하면서 꾸준하게 자기 시장을 너무 키우지 않고 지속하는 방식으로 경영을 하거든요. 그런데 반해서 미국 쪽 회사들은 조금 커지면 은행에서 크게 융자 받아서 회사를 키우려고 한단 말이죠. 그게 잘 된 경우도 있지만 안 된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유럽 쪽에서는 은행 빚 쓰지 않고 너무 무리하게 뭘 하기 위해서 빚을 지거나 하지 않고 자기들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차곡차곡 진화하는 것이거든요. 그것이 하이엔드 오디오 쪽으로 볼 때는 그런 회사들이 저는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창원: 그렇죠. 하이엔드 오디오는 규모의 경제가 될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규모가 커지고 생산량을 대량 생산으로 가는 순간 우리 오디오파일이 추구하는 음의 순도 측면에서는 그 순도가 많이 퇴색하는 그런 단계를 밟아가는 것을 저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이종학: 그리고 사실 한스 올레 씨가 좀 특이한 배경이 있는 게, 드럼을 쳤던 분이란 말이죠.
한창원: 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이종학: 특히 록 밴드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 많은 오디오 설계자들이 클래식이나 재즈 쪽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 많지만 록 밴드에서 드럼을 쳤던 분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런데 비투스 오디오의 제품들을 들어보면 아주 중고역이 아름답고 섬세하지만, 이런 록 음악을 들었을 때 비트라든가 임팩트가 제가 흔히 말하는 ‘피가 통하는 사운드’같은 것들이 재생이 됩니다.
한창원: 하이엔드 제조사들의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해야 될까? 그런 게 보이는 게 뭐냐면, 결국엔 어떤 브랜드가 이렇게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려면 전부 인 하우스에서 자체 생산을 하느냐,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하는데요.
한창원: 비투스 오디오도 당연히 섀시 가공을 자체적으로 하고요, 또 내부 PCB 기판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부 자체적으로 합니다. 원래 이번에 CEO가 되는 알렉산더 비투스라는 분이 비투스 오디오에 들어오기 전에는 PCB 제조 공장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PCB 제조를 그 회사에 하청을 주고 비투스 오디오에서 조립만 했던 것을 이번에 아예 아들이 CEO로 오면서 그 공장 자체도 다 비투스 오디오에 속하게 했는데요, 거기서 오는 장점이 크거든요.
그래서 제조설비 이런 것도 한스 올레 씨의 지난번 인터뷰에서 들어보면 상당히 고가의 독일제, 스위스제, 일본제로 이루어진 다양한 측정장비와 제조설비를 갖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렇게 해서 얻는 장점이 예를 들어서 부품이 제자리에 맞게 정방향으로 꼽혀 있는지부터 제대로 확인이 가능하고, 가공이나 이런 PCB를 자체 생산을 하다 보니까 개발 단계에서 시간도 많이 단축 될 수 있고요.
자기가 생각한도면을 만들어서 깎아보고 PCB 설계를 변경한 것을 바로바로 테스트해 볼 수도 있고요. 만약에 이것을 하청을 준다고 하면 설계도를 주고 하청업체에서 샘플 하나를 만들어 오는 데 2주 걸리고, 4주 걸리고 하면서 점점 딜레이 되는 그런 부분에서 많은 장점이 생기는 것이죠.
한창원: 그러니까 비투스 오디오도 자체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게 이 브랜드의 굉장히 큰 강점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종학: 그래서 이분은 정말 우직하게 정도로 갔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버는 돈이 있으면 그걸 가지고 사치스럽게 낭비하지 않고 계속 재투자하면서 공장을 확장하고 좋은 설비들을 계속 들이고 사실 그게 우리가 바라는 하이엔드 회사들의 모습이죠. 그러니까 이런 회사들은 홍보도 화려하게 하지 않잖아요? 비싼 곳에 가서 자랑하고 그런 회사들이 있는데, 홍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최소한의 그런 행동만 하고 모든 제품이 퀄리티를 가지고 그 자체로 홍보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한창원: 그렇죠. 그 브랜드의 가치는 특히 오디오 쪽은 결국에는 음질적 성능을 보고 평가를 받게 되는데, 말씀드렸듯이 회사 규모가 커지고 한스 올레 씨가 2년 전부터 CTO로 갔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더 갖게 되는 부분이고요. 그래서 이 앰프 개발자가 20년이 지났는데, 본연의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앰프 개발부터 시작을 했겠죠? 그랬다가 세상이 알려지고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마스터피스(Masterpiece) 시리즈도 결국엔 소비자의 니즈에 의해서 개발을 했다고 하고요. 그런 니즈가 계속 들어왔을 때, 이 개발자가 경영에 바빠서 앰프 개발을 소홀히 하게 되고 음질에 덜 관심을 갖게 되는 그런 부분이 아니라,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는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고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창원: 이분이 사실 드러머이기도 했고 굉장한 아날로그 마니아, 열혈 마니아로 턴테이블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러한 부분들에 있어서 결국에 하이엔드 오디오는 음악을 알고, 소리를 알고, 그다음에 전기 전자적인 설계 부분이지, 그런 앞 단계가 없이 단지 회로 설계만으로 하이엔드 오디오의 음질이 완성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이종학: 마지막으로 제프 벡(Jeff Beck)의 ‘Brush with the Blues’라는 곡을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Brush with the Blues (Live) - Jeff Beck
시작 시간 - 17:24
이종학: 사실 이 연주는 한 대표님께서 저한테 추천해 주셔서 제가 알게 된 곡인데, 제프 벡이 얼마 전에 돌아가셨지만 막바지에 정말 괴력을 발휘해서 정말 명연주를 많이 남겼습니다. 이 연주는 라이브 트랙이죠, 그래서 관객들의 함성이나 반응 같은 것이 잘 표현되어 있고요.
이종학: 역시 놀라운 게, 마치 이 스피커가 15인치의 큰 우퍼를 사용해서 때리는 것처럼 저역의 양감이나 펀치력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나왔습니다. 킥 드럼이라든가 드럼 치는 소리가 거의 바닥을 칠 정도로 ‘아니, 이런 슬림한 스피커에서 어떻게 이런 게 나올까?’싶을 정도로 저역이 정말 놀라웠고요. ‘역시 한스 올레 씨는 드럼을 친 사람이 맞구나. 드럼을 정말 100% 이해하고 있구나’ 드럼 소리에 정말 놀랐고요.
이종학: 그리고 보통 기타라는 악기는 피크를 사용해서 연주하지만, 제프 벡이라는 기타리스트는 맨손으로 연주하는데요, 어떨 때는 손톱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또 두툼하게 아주 두꺼운 소리를 내기도 하고, 그리고 기타에 바를 쫙 올리면 잔향이 길어지거든요? 이렇게 정말 다양한 연주 기법을 사용하는데, 그게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임에서 재현되는 수많은 소리들이 정말 눈부시게 진행됩니다.
이종학: 그리고 마지막 중간 정도에 절정이 일어났을 때, 음을 난사하잖아요? 마치 기관총을 쏘는 듯한 그러면서 드럼이 때리고 올라가고 악기들이 막 절정을 향해 가는 순간은 정말 ‘아니, 이 사이즈의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가 나와?’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앰프가 만만한 게 아니구나.
한창원: 가격대가 있으니까 만만하면 안 되겠죠? 저희가 이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좀 높였어요. 상당히 큰 음량으로 들었는데도 시끄럽다거나 부담스럽다거나 그런 느낌이 전혀 없이 역시 이런 게 하이엔드 오디오를 하는 이유겠죠. 큰 음량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느낌.
한창원: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피에가(Piega) Coax 511 LTD 스피커는 제가 요새 제일 많이 들어본 스피커 중에 하나인데, 다양한 앰프를 붙여봤죠. 그런데 이 Coax 511 LTD 스피커가 갖고 있는 능력이 얼마만큼 가는지 시험대에 오른 느낌이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Coax 511 LTD 스피커에서 이렇게 스케일이 큰 음이 나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할 정도였어요.
한창원: 피에가 Coax 511 LTD 스피커가 액티브 우퍼가 2개,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2개 이렇게 돼 있는데, 6인치 우퍼 4발에서 이러한 저역과 임팩트가 만들어진다는 것에 스피커 사이즈가 더 커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앰프의 능력이겠죠. 완벽하게 제동되는 저역의 컨트롤, 그리고 앞서 말씀하신 제프 벡이 손가락으로 연주했을 때, 손바닥이냐 손톱이냐에 따라서 변하는 미묘한 기타음의 변화. 그러니까 마이크로 디테일부터 매크로 다이내믹까지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어요. 그리고 뒤에서 환호하는 관람객들의 함성 소리. 그 큰 음량에서 베이스 드럼이 강력한 임팩트를 만들고 있는 와중에 마이크로 디테일을 다 만들어낸다는 그 느낌.
저는 시그니처(Signature) 시리즈도 많이 들어봤는데요, 시그니처 시리즈 소리와레퍼런스(Reference) 시리즈의 이 제품은 약간 다른 경향이라는 느낌을 이 곡에서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시그니처 시리즈는 클래스 A와 클래스 AB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고, 약간 클래스 A 특유의 성향이 들어가 있다면, 이 앰프는 순 클래스 AB잖아요?
그럼 클래스 A를 좋아하세요? 클래스 AB를 좋아하세요?
이종학: 저는 클래스 A를 더 좋아합니다.
한창원: 왜요?
이종학: 음의 순도라든가 음의 뉘앙스, 디테일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좀 우위에 있는 것 같아요.
한창원: 요즘 저는 오히려 클래스 AB가 더 좋은 느낌? 뭐랄까, 일단 청감상 스피드 측면에서 클래스 AB가 더 기민한 반응을 보이고, 그다음에 음의 밸런스라든가 이런 걸 봤을 때, 물론 잘 설계된 클래스 AB 기준이겠죠. 그랬을 때, 클래스 AB에서 오히려 음의 밸런스가 더 좋은 느낌. 그리고 장르의 호불호 없이 클래식이 됐든 팝이 됐든 거의 모든 장르를 다 잘 내주는 느낌인데요.
한창원: 같은 느낌을 오늘 비투스 오디오 RI-101 Mk.II 인티앰프에서 받았고요. 오히려 이런 제프 벡의 음악에서는 RI-101 Mk.II 인티앰프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이런 느낌이 훨씬 더 좋았고요. 텍스처, 질감, 스피드 이런 측면에서 이 회사가 그냥 제품의 구색을 갖추려고 저가형을 하나 만들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한창원: 뭐 제품명을 레퍼런스네, 시그니처네, 마스터피스네 그건 그냥 모델명을 그렇게 붙인 것이고, 어찌 됐든 비투스 오디오 입장에서는 더 가격대가 낮은 제품 시리즈를 내야 되는데, 그래서 그냥 부품 좀 줄이고 케이스 좀 저렴하게 만들어서 저가형으로 만들어 내보자는 게 아니라, 이 제품 역시 한스 올레 비투스라는 분이 명예를 걸고 제대로 만들었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종학: 사실 오디오파일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하면 자신이 선택한 스피커를 최대한도로 구동을 해서 뽑아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제일 큰 미션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이 피에가 Coax 511 LTD라는 스피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한계를 이 제품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그런 시청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시청평을 마치도록 하겠고요. 오늘 또 장시간 저와 함께해 주셔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이상으로 제품 리뷰와 시청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창원: 네, 고맙습니다.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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