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브랜드인 오디아 플라이트(Audia Flight)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FLS10 모델을 리뷰하는데 앞서 이 앰프로 구동을 할 스피커 시스템은 스위스 브랜드인 Piega 스피커를 사용해서 이 시스템의 능력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두 가지 형태 또는 두 가지 종류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하나는 우리가 시각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바라볼 때 느끼는 하나의 미감이라고 할까, 다른 하나는 오디오 시스템에서 나오는 음악. 즉 사운드를 들으면서 느끼는 사운드의 특성. 이 두 가지의 측면을 항상 접하고 있는 거라고 얘기할 수 있다.
오디아 플라이트


오디아 플라이트의 창립 연도는 찾아보니 1996년이다. 이 회사의 제품들을 CD 플레이어나 몇 가지를 처음 접했던 때가 2000년대 한 2005년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창립자는 마시밀리아노 마르치(Massimiliano Marzi)와 안드레아 나르디니(Andrea Nardini) 이 두 사람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전 제품은 로마에서 70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중해 연안의 도시 치비타베키아(Civitavecchia)라는 곳에서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제품에서 제일 뛰어나게 보이는 패널은 두 가지 요소를 볼 수 있는데, LED를 마치 스테인드글라스 창의 단면만 잘라 놓은 것처럼 곡선의 형태가 아주 멋지다. 잘 들여다보면 절삭을 해서 이중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패널이 이 제품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보자마자 어디로 날아가고 싶은 모양으로 실제로 회사의 이름도 Flight. 이름 그대로 비상, 하늘로 나는 비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요소와 패널의 LED 창의 모습이 서로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형태를 잘 들여다보면 그것이 마치 새의 날개 같은 느낌도 들고 또는 비행기의 날개를 형상화해 놓은 듯한 생각도 할 수 있다. 참 멋진 디자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바로 이 시스템을 만들어낸 오디아 플라이트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자신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아주 명확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오디아 플라이트의 미션이라는 항목이 나오는데, 정교하고 독창적인 회로 설계와 이탈리아 스타일의 결합이 이끌어 내는 시너지를 지향하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요소의 시너지를 구체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하면 우리의 창작물이라는 표현으로 이탈리아 문화의 요약이라고 쓰고 있다.
그 요소는 두 가지로 하나는 아트. 예술과 또 하나는 수공예. 이 두 가지를 딱 꼬집어내고 있다. 예술은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명확하게 규정을 하고 수공예는 아름다운 대상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리킨다. 이 두 개의 결합에서 뭐가 탄생하냐면 사운드가 나온다는 거다. 오디아 플라이트에서는 이 사운드를 무엇이라고 얘기하냐면 The “Soul” of our products. 라고 우리가 만들어낸 생산품의 영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최종의 결과물은 어떤 것이냐, 이게 결론인데 하이테크에 대한 연구, 탐구와 함께 이탈리아 문화의 거울일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우리가 향유하는 문화와 삶의 거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 회사는 자신들이 딛고 있는 토대가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이탈리아를 얘기하면 어떤 미술 조각, 전 세계 관광객들이 다 모여드는 그런 나라를 아트로 요약해서 얘기를 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 환경, 여기서 예술 환경은 이탈리아의 삶과 역사 이런 것이 모두 녹아든 하나의 거울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그러면서 그와 동시에 하이테크를 추구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어떻게 보면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말이 여기저기 엉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대담하게 자신들이 속한 어떤 문화와 그리고 문화 속에서 자신들이 바라보는 사운드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회사는 드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어떤 음향 철학이랄까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정리했는데 좀 더 구체적인 얘기로 들어가 보면 오디아 플라이트 홈페이지에서 왜 앰프 제작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나와 있는데, 이 얘기도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오디오 회사들이 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만 언제나 떠오르는 하이엔드 오디오 또는 하이파이 오디오에서의 핵심 단어라면 역시 신호의 순도다. 최초로 들어온 음향 신호, 음향 전기 신호가 얼마나 변형이나 왜곡이 일어나지 않고 최종 목적지까지 출력으로 나타나느냐가 문제인데 오디아 플라이트에서는 이런 내용을 자신들의 어떤 핵심 기술로 적용해서 얘기를 하고 있다.
아마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이 사람들이 추구해 오고 있는 기술 내용인 것 같은데, 내용을 좀 살펴보면 연구의 출발점이 뭐였냐면 오디오 컴포넌트가 전자 신호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한 결과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한다.
첫 번째는 회로 설계에 있어서 전압을 가지고 피드백을 해서 접근하는 방식은 아주 빨리 흘러가는 과도 특성, 즉 트랜지언트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두 번째는 부하에 관한 문제로 복잡한 부하는 전자 신호를 변경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정확성을 초래한다고 결론을 냈다. 자신들이 봤을 적에는 흔히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압 피드백 방식은 이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새로운 대안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제시한 대안은 전류. 전압을 전류로 바꿔서 전류 피드백 회로 설계 개념을 도입한다. 전압을 가지고 피드백을 걸던 것은 이제 전류 쪽에서 피드백을 거는 것이 자신들이 봤을 때는 훨씬 더 이득이 크다고 본 것이다. 우선 빠른 속도와 응답 그리고 부하에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목표로 삼았던 정확한 신호 생성으로 오디아 플라이트 기술의 출발점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오디아 플라이트 현행 라인업

그렇게 해서 오디아 플라이트의 플래그십 시리즈인 Strumento 시리즈가 탄생을 한다. 현행 모델에도 그렇지만 오디아 플라이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시리즈를 보면 파워앰프가 2개가 있다. 하나는 Strumento No.8이 있고 Strumento No.4가 있는데, No.8은 모노블록이고 No.4는 스테레오 앰프다. 이 두 개의 앰프는 사실상 오디아 플라이트의 기술의 최정점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군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제품을 조사해 보니 스테레오 사운드에서 이미 두 번에 걸쳐 그랑프리를 받았다.
2016년에 No.4 Mk2 스테레오 파워앰프가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그다음에 2017년 연이어서 No.8 모노블록 앰프가 그랑프리를 받았다. 당시 스테레오 사운드의 평가를 간단하게 정리된 것을 요약해 보면 알루미늄 섀시 내부에 좌우 독립된 디스크리트 방식의 밸런스 회로 그리고 출력단의 MOSFET 소자를 12개의 패러렐 푸시풀로 구성한 앰프다. 그런데 여기서 이 회사만의 독특한 점을 언급하고 있는데, 독특한 점은 전원 트랜스의 고정 방법이다. 불필요한 진동 전달을 차단하기 위해서 섀시로부터 독립시켰고 본체와는 별개로 트랜스부를 위한 전용 인슐레이터를 장비하고 있다.
이것이 Strumento No.4와 No.8 모두 적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오디아 플라이트가 하이파이 또는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로서의 자리를 잡는 그런 출발점이 된 제품군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이 회사의 특징이 트랜스를 섀시 내부에 어떻게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설치하고 독립된 인슐레이터까지 장착을 했느냐 하는 부분을 얘기해 보자면 실제로 앰프나 이런 것을 많이 운영해 보면 앰프 내부에 가장 많은 진동이랄까 잡음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트랜스 부분이다. 특히 전원부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이 전원부가 보통 앰프 내부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발생시키는 진원지 역할을 한다.



오디아 플라이트에서는 이것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리해서 플래그십이 등장을 한 뒤에 FLS 시리즈가 나온다. FLS4라는 스테레오 파워앰프가 있고 FLS1은 프리앰프, FLS9와 FLS10 인티앰프로 4개의 앰프가 나왔다. 그리고 FL Three S라는 시리즈도 나오는데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가 더 등장을 한다.
이렇게 보면 최근에 오디아 플라이트의 동향은 대다수의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가 가는 정석적인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고 그다음에 최고의 기술이 투영되거나 투입된 제품을 시장의 현실성을 갖춰가면서 소비자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으로 내려오는 전형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FLS 시리즈의 목표
FLS 시리즈는 오디아 플라이트가 20년 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집약한 시리즈라고 규정하고 있다. FLS 시리즈는 Strumento 시리즈의 Cost No Object. 쉽게 얘기해서 비용 무제한 방식의 접근을 지양하고 Strumento 시리즈 수준의 한층 가까운 사운드를 음악 애호가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얘기한다.
FLS10
FLS10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오디아 플라이트에서는 FLS10 인티앰프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FLS4 스테레오 앰프를 기반에 두고 동일한 기술을 적용했다고 했기 때문에 FLS4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디아 플라이트에 따르면 FLS4에서 중요한 내용은 3가지 정도로 요약을 한다.
첫 번째는 맞춤형 커스터마이징됐다는 얘기인데 맞춤형 알루미늄 주물을 갖고 CNC 작업 후 미러 폴리싱, 샷 피닝, 아노다이징, 마지막으로 실크 스크린 공정으로 마무리해서 이 제품의 어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얘기를 한다. 두 번째는 게인 스테이지인데, A클래스 전류 피드백 회로로 구성된 오디아 플라이트의 고유 설계를 채택하고 있다.

세 번째는 증폭단에 관한 문제인데, 증폭단은 모든 부품과 파트에 있어서 열 안정성을 중시해 알루미늄 박스를 내부에 만들어내고 에폭시 수지로 밀봉을 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쉽게 얘기해 보자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진동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진동조차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완전히 없앤다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FLS4를 기반으로 FLS10으로 넘어가서도 공통의 설명이 나온다. FLS 시리즈나 Strumento 시리즈를 봐도 마찬가지인데 오디아 플라이트 앰프들은 출력 조건에 대해서 얘기할 때 부하에서 꼭 2옴까지를 언급하고 있다. 사실 2옴이라는 것은 상당히 극단적으로 낮은 부하 수치라고 얘기할 수 있고 2옴을 표시한다는 얘기는 이 앰프 자체의 전원 공급 능력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전원 공급 능력과 전원의 안정성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인데, 요즘 2옴까지 내려가는 스피커를 찾는 것이 쉽진 않지만 오디아 플라이트가 어느 정도 전원부에 대해 신경을 쓰고 극한의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원 장치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낮은 임피던스로 구축된 파워 서플라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메인 파워 서플라이에만 288000㎌ 고퀄리티의 커패시터를 채택하고 있고 회로 기판도 구리로 코팅된 특수 회로 기판을 채택해서 12개의 파워 서플라이를 내부에 장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원 트랜스도 2000VA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를 차폐해서 적용을 해서 아주 극단적으로 낮은 저효율, 2옴 이하의 스피커도 구동이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번엔 프리앰프부를 보자면 듀얼 모노 구성으로 완전히 좌우 채널을 완전히 분리해서 구성하는 방식과 다른 하이엔드 앰프에서도 거의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만 하이엔드 수준의 그런 볼륨을 장착했다고 한다. XLR과 RCA 아웃은 당연한 얘기고 한 가지 재밌는 점은 Fixed 출력이 하나 있는데 레코드 녹음용 RCA 출력을 하나 제공하고 입력은 RCA 3쌍, XLR 2쌍을 제공한다.
여기서 모든 입력 계통은 활성화와 비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상당히 중요한 내용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로 가면 신호의 순도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꽤 많다. 완벽하게 차단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이 FLS10은 특히 모든 입력을 활성화할지 비활성화할지 선택할 수 있고 각 입력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6dB로 게인 조절할 수 있다.
실제로 시스템을 셋업하고 시청하는 과정에서 이 기능을 사용해 봤는데 조정 폭이 상당히 넓었다. 게인을 조정하는 것은 볼륨을 조정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로 믹서나 이런 쪽에서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예를 들어 전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의 넓이라든지 발성의 적극성, 색채감, 마이크로 다이내믹 등 이런 부분의 변화가 상당히 크다.

FLS10을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이 기능을 반드시 제대로 익힌 다음 운용한다면 설정하고 맞추기에 따라 앰프를 2~3대 정도 운용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성격과 개성이 미묘한 편차를 보여주며 변화에 어떤 의미가 있는 그런 사운드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FLS10 인티앰프는 어떤 사운드를 내줄까 이미 언뜻 결론을 얘기했는데, 아주 장쾌하고 시원시원하고 어떤 선율을 갖다가 또렷하게 보여주는 것과는 조금 결이 다르고 가는 길을 달리하는 그러한 성향의 음향을 들려주는 기계라고 정리하고 싶다.
이 시스템을 저번에 와서 한번 들었고 이번에 또 시청했는데 이 두 번에 걸쳐 시청하면서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흔히 주변에서 접하는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스피커라든지 앰프라든지 이런 전형적인 이탈리아 소리와는 결이 다르다고 느껴졌다. 아마 그 이유로는 Piega Coax 611 스피커일 수 있는데, 이 제품과 참 절묘하게 매칭되었다.

절묘하게 어떤 조화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 피에가 스피커의 특징은 리본 트위터 그리고 리본으로 된 미드레인지를 사용한다. 우퍼의 경우 여러 개를 사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5개의 유닛 중 3개는 패시브 라디에이터로 구성되었고 Coax 611 스피커의 특징은 저음부에서의 절제력이 대단해서 불필요하게 번져 나오는 소리를 아주 극단적으로 잘 제어하는 스피커 중 하나다.
그와 동시에 리본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는 아주 섬세하고 빨라 어떤 상황에서 보면 투명하다기보단 파스텔 톤에 가까운 개성 넘치는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 중의 하나다. FLS10과 Coax 611이 서로 만들어 내는 소리는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라고 얘기하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입체적인 정위감도 뛰어나고 그러면서도 되바라지지도 않고 마치 우리가 콘서트 포트홀의 1층 한 뒷자리나 2층 앞자리에서 듣는 듯한 그런 라이브의 느낌을 주는 완성도가 아주 높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라이브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 주는 앰프와 스피커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이 앰프와 스피커가 협동을 하는 또는 서로 매칭을 이루어 가는 그런 부분이 정말 환상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주 뛰어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FLS10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쉽게 얘기하자면 화사하면서도 사뿐하고 마치 그윽한 자태라고 할까, 그러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내 마음을 어딘가 잡아끌지 않는 그런 사운드를 들려주었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앰프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될 것은 흔히 접하는 이탈리아 오디오 기기와는 시각을 달리하는 공간을 중시하고 공간에서 움직이는 음악이 펼쳐지면서 움직이는 어떤 그런 색채감 그다음에 여운 그런 것을 아주 정교하게. 사실 여기다 정교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 들지만 정교하지 않으면 그러한 색채감도 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교하면서도 사뿐하면서도 유연자약하게 흘러가는 그런 사운드가 아주 매력적인 기계였다.
마지막으로 순간적으로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이다. 시청한 음원 중에서 하나를 설명할 때 얘기하겠지만 이번에 사용한 음원 중 하나가 안드리스 낼슨스가 지휘하고 보스턴 심포니가 연주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인데, 피날레 장면 맨 끝부분에 어마어마한 타악기들의 타격이 나타난다.
그런데 FLS10과 피에가 스피커가 큰 시스템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마지막에 등장하는 타악기의 타격이 주는 어떤 실재감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근래 10년 15년 사이에 기성품 시스템 조합에서 여유 있고 파괴력있고 또 실재감이 있는 그런 타악기의 실감 나는 사운드를 들어본 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정도로 아주 정말 속이 다 후련해지는 그러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앰프를 설명하면서 계속 강조해 왔던 것이 오디아 플라이트가 전원부의 안정성과 어떤 사운드의 퀄리티로 어느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 누차 강조했는데, 그 이유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피날레 악장 부분에서 아주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시청평
아티스트 Alfred Brendel
곡 Bagatelles for piano, Op. 33: Bagatelle No. 1
앨범 Beethoven: Bagatelles Op. 33, 119. 126
오디아 플라이트의 FLS10 인티앰프와 피에가 Coax 611 스피커 조합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어땠는지 시청평을 시작하겠다. 제일 먼저 시청을 한 음악은 베토벤의 바가텔 Op. 33으로 바가텔이라고 하면 소품집 같은 그런 형태의 짤막짤막한 음악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은데 베토벤 연주에서는 하나의 자기 일가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Alfred Brendel의 연주를 골라봤다.
베토벤의 음악은 32곡의 피아노 소나타가 있고 아주 인기 있는 피아노 소나타들은 주로 초기와 중기 작품들이 많다. 그런데 베토벤의 바가텔은 베토벤을 좀 어지간히 들어본 사람들이 선택하는 짤막짤막한 소품주의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브렌델의 연주를 잘 확인해 보면 브렌델이 연주하고 있는 피아노가 스타인웨이다.
보통 알프레드 브렌델은 스타인웨이 외의 피아노는 거의 연주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인데, 도대체 스타인웨이에 의해서 이렇게 색채감이 풍부하고 여운이 풍부하고 그런 사운드를 들어본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절묘한 피아노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베토벤에 접근하는 브렌델의 피아니즘이 어떤 때는 약간 과묵한 것 같으면서도 흐름이 좋고 또 흐름이 좋은 듯하면서도 장중해지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다운 능소능대한,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마음대로 피아노를 다루면서도 베토벤 음악의 엄격함이랄까 격식감이랄까 품격이랄까 이런 것들을 아주 절묘하게 포착해 내면서도 브렌델이 연주하는 스타인웨이의 피아노가 가지고 있는 어떤 장중하면서도 크게 울려 퍼져나가는 그런 다이내믹과 아주 섬세한 터치가 만들어내는 절묘한 사운드로 참 보기 좋은 연주가 아니었나 생각이 절로 든다.
지휘 Wolfgang Sawallisch
오케스트라 Staatskapelle Dresden
곡 Symphony No. 4 In D Minor, Op. 120: Scherzo
앨범 Schumann: The Four Symphonies
두 번째로 선택한 음악은 조금 오래된 녹음인 것 같아서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고르지 않을 수 없었던 음악이다. 슈만의 교향곡 3번으로 Wolfgang Sawallisch 지휘, Staatskapelle Dresden 연주로 녹음 시기는 대략 1970년대 중반으로 되어 있다.
이 녹음은 Staatskapelle Dresden의 어떤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연주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녹음을 담당했던 프로듀서 밸런스 엔지니어는 클라우스 슈트뤼벤이라고 어떤 의미에서는 불세출의 그 엔지니어 중의 한 명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다. 녹음은 드레스덴에 있는 성 루카스 교회라고 하는 곳에서 녹음이 이루어졌는데, 아주 특이하면서도 뛰어난 녹음, 뛰어난 음향을 들려주는 홀로 유명하다.
어떤 면에서 그렇냐면 잔향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동굴에서 소리를 듣는 것처럼 그렇게 잔향이 긴 녹음 장소인데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진짜 제대로 된 연주는 바로 성 루카스 교회에서 연주한 것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케스트라와 공연 장소 간의 상성이 아주 좋은 녹음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곡을 들어보면 울림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바로 정상적인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사운드라 보면 좋다. 이 연주를 들어보면 FLS10과 피에가의 조합이 얼마나 뛰어난 조합인지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오디오 시스템으로 들어가면 볼프강 자발리슈의 슈만 교향곡 4번을 제대로 재생한다는 게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LP로도 갖고 있고 CD로도 갖고 있고 여기서는 스트리밍으로 들었지만 슈만의 4번 교향곡이 이처럼 풍부한 울림과 함께 아주 정교하게 세팅된 그런 앙상블까지 함께 들려주는 연주는 어디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그런 것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지휘 Andris Nelsons
오케스트라 Boston Symphony Orchestra
곡 Symphony No. 5 In D Minor Op. 47, 4. Allegro Non Troppo - Allegro - Più Mosso
앨범 Shostakovich Under Stalin's Shadow - Symphonies Nos. 5, 8 & 9; Suite From "Hamlet" (Live)
세 번째로 들은 음악은 각광받고 있는 지휘자인 Andris Nelsons가 Boston Symphony Orchestra를 지휘해서 녹음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라이브 녹음이다.
마지막 피날레 악장을 들었는데 과연 오디아 플라이트와 피에가가 과연 교향곡이 가지고 있는 어마 무시한 다이내믹을 얼마나 편안하고 여유 있게 소화하며 이 조합이 가지고 있는 공간감 또 입체감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해 낼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췄는데 이 정도라면 이것보다 더 좋은 상급 기기들은 도대체 어떤 소리를 내줄까 하는 궁금증이 들 정도로 거의 완벽한 음향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든다.
특히 맨 마지막 부분인 코다 부분에서 나오는 타악기의 어떤 움직임 또는 파괴력은 웬만한 오디오 시스템, 초대형 하이엔드 시스템까지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소리를 듣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티스트 Elton John
곡 Tiny Dancer
앨범 Madman Across The Water
다음 들어본 곡은 팝 넘버를 골라봤는데 Elton John이 1971년에 발표한 앨범으로 아주 유명한 앨범이다. Madman Across The Water라는 앨범 중에서 Tiny Dancer가 첫 곡인데 이 곡을 선택해서 들어봤다.
우선 이 Madman Across The Water 앨범에서 꼭 주목해야 되는 것은 엘튼 존의 세 번째인가 네 번째 앨범이다. 그런데 잘 알다시피 엘튼 존 하면 피아노가 떠오를 텐데 트라이던트 스튜디오에는 아주 재미난 피아노가 하나 있었다. 벡스타인이라고 하는 독일제 피아노인데 클래식을 좀 어느 정도 알지 않고서는 벡스타인까지 알기가 힘든데 피아니스트 중에 빌헬름 켐프라는 피아니스트가 있다. 그리고 게르하르트 오피츠도 그렇고 둘의 공통점으로는 주로 연주할 적에 벡스타인 피아노로 자주 연주한다.
음색은 스타인웨이하고 비슷한데 스타인웨이에 비해 스케일은 좀 작지만 소리가 아주 명료하다. 그런데 재밌게도 트라이던트 스튜디오에는 벡스타인 피아노가 하나 있었고 Tiny Dancer 맨 앞부분에 들리는 피아노 전주가 바로 엘튼 존이 벡스타인 피아노로 연주한 전주다. 그래서 이 피아노를 보면 스타일에는 약간 중음부에서 약간 멍청한 소리가 난다는 표현을 잘 쓰는데 벡스타인 피아노는 바디가 아주 단단한 소리를 내준다.
그래서 과거에 어디서 잠깐 듣기로는 엘튼 존이 런던에 있는 트라이던트 스튜디오를 상당히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벡스타인의 음색을 좋아했다고 들은 적이 있다. 맨 첫 부분에 피아노도 피아노지만 전체적인 스튜디오 내부의 울림이 마치 대단한 공연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은 아주 풍부한 공간감과 입체감이 제대로 어우러지면서 엘튼 존 특유의 카랑카랑한 음색이 잘 살아나는 연주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아티스트 The Carpenters
곡 Rainy Days And Mondays
앨범 Carpenters
마지막 연주는 가장 좋아하는 듀엣이고 최근에 가장 많이 레퍼런스로 사용하는 가수인데 바로 Carpenters의 음악을 골랐다. 어떻게 공교롭게도 조금 전에 들었던 엘튼 존과 같은 해에 발매된 1971년 앨범인데 이 앨범을 낸 음반사는 이제 A&M 레코드라고 설립자는 Herb Alpert다.
그래서 미국 서부의 어떤 웨스트 코스트 사운드를 대변하는 그런 스튜디오라고도 얘기할 수 있는데 이 A&M 레코드의 사운드 특징은 아주 편안하면서도 상하의 어떤 균형이 잘 잡혀있고 그러면서도 음악의 세부 디테일은 정교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앙상블을 잡아내는 그런 스튜디오로 아주 유명했다.
당시 이 앨범은 아예 Carpenters라는 이름으로 발표가 됐던 앨범인데 여기서 Rainy Days and Mondays라는 보통 카펜터스 음악에서 많이 듣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정감 넘치는 그런 음색이 아주 절묘하게 흘러가면서 절묘하게 하나의 고비 그다음 고비 그렇게 하나의 매듭을 만들어 가면서 아주 약간은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런 음악이다.
FLS10과 피에가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들어보면 역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카펜터스가 부르는 스튜디오의 전경이 마치 눈에 그려지는 것처럼 가수보다도 공간이 먼저 나타난다. 공간이 나타나고 속에서 어느 한 지점의 가운데서 어렸을 적에 진짜 편안하고 부드럽게 마치 누님이 나를 불러주는 목소리처럼 정감 넘치는 카렌 카펜터의 목소리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살아나는 그러한 모습이 아주 일품인 재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이러한 사운드가 바로 미국의 1970, 80년대 웨스트 코스트 사운드의 전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총평
지금까지 이탈리아의 오디오 브랜드 오디아 플라이트에서 신제품으로 내놓은 FLS10이라고 하는 인티앰프에 대해서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아무쪼록 이 앰프에 대해 꼭 한마디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이엔드 오디오의 모습 중에서 가장 화사하고 정교하고 그러면서 마치 우리나라의 푸른 가을 하늘을 보는 것과 같은 그런 시원스러운 모습. 그것을 보여주는 앰프가 아니었나 또 그런 사운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박성수
※ 본 리뷰는 유튜브 영상리뷰를 텍스트 버전으로 재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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