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요새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자극적인 재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새 GPU가 나와야 칭송하면서 침을 바르거나 까면서 씹던가 할텐데요.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새 제품이 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마진 많이 남고, 만드는 족족 팔리는 AI 데이터센터 분야에 집중하느라 게이밍 글래픽카드의 출시는 뒤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자극적인 새 GPU는 없어도 기존에 출시된 그래픽카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찾는 재미는 또 있습니다. 물론 이미 출시된 그래픽카드의 스펙이 변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런 경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출시 후에 변해도 납득할 수 있는 건 오직 가격 하나 뿐이지요. 그리고 스펙이 같은 제품이어도 가격이 변하면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가격이 변하면서 재평가받는 제품이야 한 둘이 아니지만, 가격이 올라 가성비가 떨어져서 욕을 수집하는 제품을 굳이 되짚어 볼 필요는 없겠죠. 그런 건 살 필요가 없으니까요.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가성비가 오르는 제품을 찾아야 꿀을 빨 수 있을텐데요. 요새 그런 그래픽카드가 하나 눈에 들어오고 있네요. 바로 AMD 라데온 RX 7700 XT입니다.
라데온 RX 7700 XT는 AMD의 신형 데스크탑 그래픽 아키텍처인 RDNA3을 채택한 중고급형 그래픽카드입니다. 3456개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최고 2544MHz로 작동하며, 12GB GDDR6 메모리가 192비트 메모리 버스에 연결되어 있지요. 코어와 메모리 스펙 모두 흔한 중급형이라고 치기에는 빵빵한 편인데,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 2개의 8핀 보조전원이 달려 나옵니다.
그리고 요새는 GPU의 코어 수나 메모리 구성 같은 순수한 스펙도 중요하지만, 초해상 기술과 프레임 생성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최신 아키텍처의 채용 여부도 신경써야 하는데요. AMD RDNA3는 이 둘을 모두 지원합니다. AMD의 초해상 기술인 FSR은 버전 3까지 발전했으며 프레임 생성인 AFMF도 최근 버전 2의 프리뷰 버전이 나오는 등 거듭해서 발전하고 있지요.
이 라데온 RX 7700 XT는 처음 발표됐을 때 MSRP가 449달러, 한화로 60만 원이었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프리미엄이나 공급 문제로 60만 원보다는 조금 더 높은 가격에 팔리는 분위기였고요. 그런데 지금은 일부 모델들의 가격이 꾸준히 떨어져 파워컬러나 사파이어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는 최저가 55만 원까지 내려온 모델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라데온 RX 7700 XT는 출시와 함께 소개를 한 번 했었습니다. 사파이어 라데온 RX 7700 XT 펄스 모델이죠. https://gigglehd.com/gg/14829332 그 때도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지포스 RTX 4060 Ti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줘, '60샤하고는 겸상하지 않는다'고 표현했었는데요. 가격이 더욱 떨어지면서 이제는 겸상 같은 소리를 했다가는 큰일 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금도 그 성능은 그대로니 '라데온 RX 7700 XT가 지포스 RTX 4060 Ti보다 더 좋은데, 더 싸져서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어요'라고 결론을 내리고 끝낼 수도 있겠으나, 그러면 너무 심심하겠죠? 그래서 지난 벤치마크에서 테스트했던 게임들은 빼고, 1년 사이에 추가된 게임들만 골라서 테스트를 다시 해 봤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라데온 RX 7700 XT의 우세는 변치 않습니다.
테스트 환경입니다.
CPU: AMD 라이젠 7 9700X
메모리: DDR5-6400 32GB 듀얼채널
메인보드: MSI MPG X670E 카본 WiFi
쿨러: MSI MEG 코어리퀴드 S360
파워: MSI MEG Ai1300P
SSD: 운영체제 설치용 PCIe 4.0 M.2 512GB, 게임 설치용 SATA 6Gbps 2TB
운영체제: 윈도우 11 23H2
지포스 드라이버: 561.09
라데온 드라이버: 24.8.1
테스트에 사용한 라데온 RX 7700 XT입니다. 사파이어 라데온 RX 7700 XT 펄스 모델로, 100mm 구경의 대형 쿨링팬 2개와 4개의 히트파이프, 대형 알루미늄 히트싱크로 구성된 2.5슬롯 쿨러를 장착해 강력한 쿨링 성능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14페이즈로 구성된 전원부와 2개의 8핀 보조전원을 장착해 안정적인 작동을 돕습니다. 이것도 최저가가 54만 원까지 떨어졌지요.
테스트에 사용한 지포스 RTX 4060 Ti입니다. 최근 지포스 RTX 4060 Ti의 가격대는 50만원 초 중반대에 포진해 있어, 라데온 RX 7700 XT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3D마크 스피드웨이, 포트 로얄
3D마크 스틸 노매드, 스틸 노매드 라이트
3D마크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3D마크 타임 스파이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검은 신화: 오공
퍼스트 디센던트
발더스 게이트 3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
고스트 오브 쓰시마
마운트 앤 블레이드 2: 배너로드
P의 거짓
스타필드
워해머 40K: 스페이스 마린 2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지금까지 많이 봤던 오래된 게임들을 쳐내고 비교적 최신 게임 위주로 준비해서 테스트를 다시 해 봤는데요. 그래도 결과는 변함이 없습니다. 모든 게임에서 라데온 RX 7700 XT는 지포스 RTX 4060 Ti보다는 확실한 우세를 보여주고 있고요.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요구 스펙이 높은 검은 신화: 오공 같은 게임에서도 라데온 RX 7700 XT가 1프레임씩 꼬박꼬박 앞서고 있습니다.
라데온 RX 7700 Xt가 출시된지도 1년이 지나고 그 동안 새로운 게임이 나왔지만, 사뭇 달라진 무대에서도 라데온 RX 7700 XT는 여전히 지포스 RTX 4060 Ti와 큰 격차를 벌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더욱 저렴해졌으니 팩트는 라데온 RX 7700 XT 경쟁력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이고요. 요새 자꾸만 비싸지는 그래픽카드 가격을 '정상화'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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