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적당한 때가 있다. 완성도에 너무 신경을 쓰면 완성 기일이 한없이 길어지고, 작업을 끝내는데 집중하다보면 내실이 부족해지기 쉽다.
물론 '묵은지'처럼 오래될수록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관리해줘야 만들어지는 것이지, 오래되다 보면 자칫 삭은 김치가 되버릴 위험이 있다.
게임계에서는 이렇게 폭삭 상해버린 김치 같은 게임을 꼽자면 잊지않고 나오는 타이틀이 있다. 듀크뉴켐 포에버. 전작으로부터 무려 15년 5개월에 달하는 기간이 지나 등장한 후속작으로, 그동안 게임 엔진을 수차례 갈아없고, 개발팀의 해산과 IP 인수 등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으며 나왔지만 평가는 바닥을 기었다.
듀크뉴캠 포에버보다는 못하지만 이번 기사에서 다룰 데드 아일랜드2도 전작으로부터 약 12년이나 걸려 출시되었고, 그 사이 개발팀 교체라는 교체도 두 번이나 이뤄졌다. 자칫하면 듀크뉴캠 포에버의 재림이 될 뻔했으나, 출시전 공개된 평가를 보면 다행히 전작의 장점을 무난히 계승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개발팀 교체 외에도 게이머들은 모르는 그들만의 사정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된 모습으로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좀비무쌍을 찍을 시간이다.
상남자식 화끈한 좀비 사냥, 데드 아일랜드2
전작인 데드 아일랜드는 제목같이 가상의 섬에서 발생한 좀비 사태에서 살아남기 위한 주인공의 '무쌍'이 주요 내용이며, 후속작인 데드 아일랜드2는 내용상 10년 후인 LA를 배경으로 한다. 좀비 역병이 어디까지 확산되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일단 게임 상에서는 전체 미 대륙에 비하면 섬과 같은 'LA' 한정으로 진행된다. 개발사도 게임의 배경이 되는, 좀비가 넘쳐나서 지옥같은 LA라는 의미로 HELL-A로 부른다.
이런류의 게임이 대게 그렇듯 스토리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더 몰입해서 즐길 수 있는데,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다행히도 유저 한글화가 이뤄졌던 전작과 달리 공식 한글화가 이뤄져 좀비 사냥에 몰입감을 더해준다.
또한 한글화된 덕분에 아이템과 스킬 카드 등의 내용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게임 시스템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 확보도 편리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현재 LA에는 생존자 일부가 남아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설정인만큼 필드를 돌아다니면 좀비'떼'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일단 좀비 청소를 마친 지역도 잠시 돌아보면 다시 리스폰되는 만큼 쉼없이 좀비를 학살할 수 있다. 단지, 초기 사이버펑크 2077 처럼 게이머 시야 밖에서 뜬금없이 리스폰되는 방식이라 게이머나 취향에 따라서는 짜증 유발 요인이 된다.
근접 무기부터 다양한 총기, 스킬 카드 시스템을 갖춰 취향에 맞는 방법으로 좀비를 골라 잡을 수 있으며, 게임 트레일러에서 보듯 전투의 대부분은 근접 타격계로 진행되기에 '손맛'을 느끼기는 좋다.
하지만 바로 코앞에서 계속 달려드는 좀비에 처형 모션으로 시야가 지속적으로 흔들리는데다, 기본 시야(FOV) 값이 75로 낮고, 기본 모션 블러 설정은 100으로 강한 편이라 3D 멀미를 느끼기 쉽다. 때문에 3D 멀미에 내성이 약하다면 FOV 값과 모션 블러 강도 조정은 필수다.
코어 i7-13700으로 4K 게임도 쾌적한 경험을
데드 아일랜드2는 베이퍼웨어가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씻어내고 근 10년만에 출시되었는데, 출시전 공개된 미디어 리뷰서 게임성 자체는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게임성과는 별개로 근래 AAA급 게임들의 PC 최적화가 망작인 경우가 자주 반복되어 게이머들을 실망 시키고 있는데, 데드 아일랜드2는 간단히 테스트했다.
시스템 요구 사양 중 4K 울트라 사양에 준하는 코어 i7-13700과 지포스 RTX 4080, DDR5 6000MHz 16GB*2 환경에서 테스트했다. 코어 i7-13700은 공식 권장 사양 모델 인 코어 i7-13700K보다 부스트 클럭은 0.2GHz 낮고, 오버클럭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지만 각 8개의 P-코어와 E-코어를 갖춰 기본적으로 거의 동등한 성능을 내주면서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된다.
지포스 RTX 4080은 성능면에서 RTX 3090과 거의 동급으로 평가받는 그래픽 카드로, 이번 테스트는 4K 해상도의 울트라 옵션을 적용해 진행했다. 테스트 구간은 게임 초반 추락한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부분을 플레이했는데, 초반 구간이라도 좀비와의 전투, 추락한 비행기 주변에 휘날리는 잿더미, 간헐적으로 터지는 폭발신 등으로 비교적 시스템 자원을 많이 요구하는 부분이라 판단해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4K에서도 평균 114.2 프레임의 성능에 최소 프레임 65.9 이상의 성능을 기록한 것. 보통 시스템 사양의 프레임은 '평균' 프레임을 기준으로 하는 걸 생각하면, 최소 이번 기사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데드 아일랜드 2의 공식 요구 사양은 '최소 프레임'을 기준으로 제시되었다고 보인다.
Full HD 결과를 보면 최소 프레임이 무려 160.8 프레임, 평균 프레임도 226.7 프레임을 달성했다. 보통 최소 프레임에 CPU의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것을 감안하면, 코어 i7-13700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데드 아일랜드2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근래 콘솔과 PC를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타이틀의 PC 버전 최적화가 엉망이었던 타이틀을 상기할 때, 데드 아일랜드 2의 최적화는 신적화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개발 스튜디오가 두 차례 교체된데다, 10여년에 달하는 개발 기간을 생각하면 자칫 듀크 뉴캠 포에버의 재림이 될 뻔했음에도 전작의 특징을 살린 무난한 후속작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과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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