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AMD와 인텔의 경쟁이 치열할 때, 소비자는 고성능 CPU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골라 쓸 자유를 만끽하지만 몇 가지 부작용을 겪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능 경쟁에 따라 높아지는 발열.

공랭 쿨러로 대응 가능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요즘 하이엔드 CPU의 코어는 열 개가 넘어가는데다 기본 부스트 클럭도 5GHz, 6GHz에 달하는지라 공랭 쿨러로는 어느정도 한계를 절감하기 쉽다.

다행히 일체형 수랭 쿨러는 초기와 달리 누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성이 높아졌고,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가입한 제품도 많아져 안심하고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물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중요한 데이터는 별도로 백업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수랭 쿨러 누수뿐 아니라 악성 코드 공격이나 하드웨어 고장 등을 대비해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조치다.

아무튼, 오늘날 일체형 수랭 쿨러는 하이엔드 CPU의 발열을 잡기에는 너무 거대해지는 공랭 쿨러와 달리 장착이 간편한 것도 특징이며, 국내 쿨링 솔루션 전문 기업인 잘만도 일체형 수랭 쿨러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약 10년전 출시한 레저레이터 3 시리즈를 시작으로, 지난해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냉각 성능으로 고평가 받은 알파 시리즈의 후속 일체형 수랭 쿨링 솔루션인 알파 II 시리즈를 내놨다.

잘만의 독특함, 클래식한 쿨러 디자인 펌프

지난해 출시되었던 잘만 알파 시리즈는 달에서 영감을 받은 워터펌프 디자인이 특징이었다면, 2024년 새롭게 출시된 알파 II 시리즈는 초창기 CPU 번들 쿨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워터 펌프 커버 디자인이 특징이다.

요철 형식의 방열판과 중앙 쿨링팬을 연상케하는 디자인의 상단 커버는 자석 형식으로 결합되어 장착 방향에 따라 적절히 방향을 조절할 수 있고, 상단 중앙에는 실시간으로 CPU 온도를 표시해 주기 때문에 오늘날 강화유리 패널을 쓴 케이스 사용자라면 별도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고도 바로 CPU 온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한가지, 온도 표시를 위해서는 윈도우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팅 과정에서는 CPU 온도를 확인할 수 없고, OS 연동을 위해 메인보드에 USB 2.0 헤더 연결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미 메인보드의 USB 2.0 헤더를 모두 사용 중인 사용자라면 어떤 장치를 연결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CPU 히트스프레더(IHS)를 통해 열을 흡수하는 베이스 플레이트는 구리 재질로 되어 있고, 유통과정 중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보호 필름이 부착되어 있다. 경고 문구도 쓰여있지만, CPU에 결합시 보호 필름은 반드시 떼어내고 사용하자.

알파 II에 탑재된 펌프는 최대 TDP 320W에 대응한다. 현재 메인스트림 끝판왕급 CPU인 AMD 라이젠 9 7950X와 코어 i9-14900K의 공식 올 코어 부스트 전력 스펙이 230W(PPT)와 253W(MTP)인 점을 감안할 때 충분하다 못해 여유로운 냉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라디에이터와 결합된 쿨링팬으로 편리하게

잘만 알파 II 시리즈의 워터펌프를 통해 라디에이터로 옮겨진, CPU의 열을 머금은 냉각수를 식혀줄 쿨링팬은 라디에이터에 기본 탑재된 상태로 출고된다. 본 기사에서 살펴보고 있는 알파 II A36은 120mm 쿨링팬 3개가 쓰였는데, 해당 쿨링팬(ZM-A120 ARGB)은 블레이드에서 발생하는 와류와 역류 방지 및 진동 억제를 위한 슈라우드 링 샤크 핀 블레이드(Shroud Ring Shark Fin Blade) 디자인이 채택되었다.

 공기 흐름에 최적화된 방열핀 디자인과 두께 약 12mm의 직조 슬리빙 튜브는 약 40cm 길이로, 상단 혹은 측면이나 전면에 라디에이터를 장착하는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큰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

워터펌프 내부의 조명과 함께 쿨링팬도 ARGB LED를 지원하는 만큼 메인보드나 별도 ARGB LED 허브와 연결해 잘만 알파 II A36과 메인보드, 그래픽 카드, 케이스, 다른 쿨링팬 등 ARGB LED를 지원하는 주변기기들과 조명 색상 및 패턴을 동기화해 일체감 있는 튜닝 환경을 꾸밀 수 있다.

잘만 알파 II 시리즈는 인텔 LGA 1700/ 1200/ 115x 소켓과 AMD AM5/ AM4 소켓을 공식 지원하며, 해당 플랫폼 장착을 위해 다양한 악세서리를 지원하며, 세 개의 쿨링팬 속도를 동일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나로 묶는 젠더, ZM-STC10 써멀 그리스도 제공된다.

 AMD 플랫폼은 메인보드에 기본 제공되는 쿨러 고정용 브라켓에 클립(걸쇠) 식으로 고정되므로 백플레이트가 제공되지 않지만, 인텔은 별도의 백플레이트가 제공된다. 인텔 플랫폼용 백플레이트는 펌프 고정용 나사와 소켓 조정용 클립이 결합된 완성형으로 제공되기에 기존의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한편, 인텔 플랫폼용 백플레이트에는 LGA 115x와 LGA1700 두 가지 소켓만 표시되어 있는데, LGA 1200 소켓의 쿨러 고정용 홀의 위치는 LGA 115x와 동일하기에 해당 플랫폼 사용자는 LGA 115x 위치로 조정해 사용하면 된다.

발열 존엄 라이젠 9 7950X도 OK

쿨러 기사에 성능 점검이 빠질 수 없다. 높은 성능만큼이나 높은 발열의 주인공인 라이젠 9 7950X에 잘만 알파 II A36을 장착해 성능을 테스트했다. 펌프와 쿨링팬 속도는 최대로 고정했고, 최신 CPU에 최적화된 시네벤치 2024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네벤치 2024 스트레스 도중 순간적으로 최대 91℃를 기록하긴 했지만, 온도는 대체로 89℃ 수준을 기록했다. 절대 수치만 보면 높은 편이지만, 라이젠 9 7950X 출시 당시 테스트 환경에서 순식간에 한계 온도인 95℃를 기록했던 점을 돌아보면 뛰어난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참고로, 잘만 알파 II 시리즈 워터펌프 커버에 표시되는 온도는 HWiNFO64 기준 CPU의 가장 높은 온도(Tctl/Tdie)값이며, 예를 들어 해당 온도가 40℃부터 40.9℃까지는 모두 40℃로 표시되어 소수점은 버림 처리된다.

클래식 디자인에 성능도 발군, 잘만 알파 II A36 블랙

잘만 알파 II 시리즈는 CPU의 초기 번들 쿨러에서 영감을 받은 커버 디자인, 그 위에 LED를 심어 CPU 온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라디에이터에 쿨러를 결합한 상태로 출고한데다, 인텔 플랫폼용 백플레이트도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완성형으로 나오는 등, 감성과 편의성을 잡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중 알파 II A36 블랙 모델을 살펴봤는데, 현재 메인스트림급 CPU 중에서는 최상급 발열을 뿜어내는 라이젠 9 7950X이 온도 제한에 달하지 않도록 강력한 냉각 성능을 발휘한다. IHS 두께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쿨러라도 어느정도 제약이 발생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잘만 알파 II A36의 뛰어난 성능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5년 보증과 생산물배상책임보험 가입 제품이기에 혹시나 모를 누수에 대해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기사 초반에도 언급했지만, PC에 저장된 자료는 보험 보증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누수 때문이 아니라도 중요 자료의 정기적인 백업은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고성능 CPU가 안정적으로 일하길 원하는 감성적인 PC 사용자라면 잘만 알파 II A36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좋겠다.